Description
왜 지금 크로마뇽인인가?
고고학계의 세계적 석학 브라이언 페이건 교수가 밝히는
가장 뛰어나고 놀라운 우리의 조상, 최초의 현생인류의 모든 것
변화와 혁신, 그리고 생존은 우리시대의 키워드다. 하지만 그것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오래전에 존재했던 우리의 조상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열대 아프리카에서 5만 년 전 시작되어 1만 5천 년 전쯤 빙하시대가 끝난 뒤까지 계속된 최초의 현생인류, 크로마뇽인. 이 책은 바로 그들의 무한한 창의력과 적응력에 대한 이야기다.
고고학과 인류학계의 세계적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브라이언 페이건 교수의 이 책은, 크로마뇽인들이 기후와 환경이 극단적으로 변하는 세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과학적 사실과 실감나는 묘사로 흥미진진하게 풀어간 대중고고학책이다. 이 책은 크로마뇽인들이 이주하기 전 이미 프랑스 베제르 강을 따로 살고 있었던 짙은 눈썹의 네안데르탈인과의 역사적인 만남에서부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은 어디에서 온 누구인지, 네안데르탈인들은 그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어떻게 세상에 적응해나갔는지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해나간다.
페이건 교수는 크로마뇽인들만큼 변화무쌍한 기후와 환경 속에서 생활한 인간은 거의 없으며, 그들도 우리처럼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살았고 불확실한 도전으로 가득 찬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인간이 가진 독특한 적응력과 창조력 그리고 기회주의적 특성에 의존했다고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여러 크로마뇽인들에 관한 책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많은 책들과 대중들은 크로마뇽의 예술을 통해서 그들을 정의하지만, 사실 그들의 예술은 거대한 존재의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었을 뿐이다. 반면, 이 책은 그동안 소수만이 주목했던 그들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사회, 그리고 아주 오래된 일상의 리듬에 대한 의문들을 탐구하고, 그것을 학계가 아닌 대중들을 위해 풀어놓는다.
이제 깊은 동면 상태에서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가장 뛰어나고 놀라운’ 우리의 조상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는 인류 시원의 위대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이고 먼 과거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최초의 현생인류로부터 오늘 우리의 문제와 해법을 찾는다!
우리와 같은 뛰어난 지능과 무한한 창의력, 적응력을 가진
크로마뇽인들은 어떻게 세상의 변화에 적응해 나갔는가
크로마뇽인들의 생활과 모습을 살펴보다 보면,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또한 그 속에서 현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독창성과 순발력, 적응력 등을 발견하게 된다.
한 예로, 크로마뇽인들의 발명품 중 가장 혁신적인 공예품인 귀가 달린 바늘을 들 수 있다(본문 261쪽 그림 참조). 별로 대단할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이 도구가 역사를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변치 않아 보이는 이 바늘은 초기 인류의 가장 위대한 혁신 중 하나인 불의 사용과 지위를 나란히 한다. 수만 년 동안 네안데르탈인과 그들의 선조들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망토처럼 동물의 가죽을 몸에 걸쳤었다. 네안데르탈인들은 수석으로 만든 송곳으로 가죽에 구멍을 뚫은 다음, 긴 섬유나 끈을 이용한 ‘실’을 구멍에 넣어 잡아당기면서 가죽들을 이었다. 하지만 그 후 바늘귀가 달린 바늘이 제작되자 여자들은 바늘을 이용해 몸에 꼭 맞는 여러 겹을 덧댄 옷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현대 아웃도어 장비를 파는 곳에서 마치 놀라운 발명품인 것처럼 팔고 있는, 겹겹으로 된 보호 장치 역시 크로마뇽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일 년 중 대부분 안에 옷을 여러 겹 입고 겉에 가벼운 파카를 걸쳤는데, 이렇게 하면 열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또 열이 올라 땀이 차면서 결국 체온을 떨어뜨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옷을 덧입거나 벗는 방법은 그들이 외부 기온에 상관없이 따뜻한 체온을 적절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네안데르탈인이 겹쳐입는 맞춤옷을 만들지 못했던 것이 북유럽 평원에서 일정 기간 이상을 거주하지 못했던 이유일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외에 현대의 스위스아미 칼에서도 크로마뇽을 만날 수 있다. 3만 년 전 뿔과 돌을 이용한 크로마뇽의 도구에 담겨 있는 철학은 현대의 스위스아미 칼의 철학과 놀랄 만큼 흡사하다(오른쪽 그림 참조, 본문 257쪽).
또한 크로마뇽인들은 사냥과 채집, 이주시 서로 협동하는 것이 기본이었기 때문에 누구도 혼자 활동하지 않았다. 서로 도우며 해결했다. 상호의무였으며, 위험한 환경에서 협동능력은 필수였다. 그 외에도 효율적인 무기를 가졌으며, 무엇보다도 그들은 계획과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고, 동물과 식물, 환경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았다. 그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과 일치하는 삶을 살았다.
그들이 살던 세상은 독창성과 즉흥성이 모두 필요한 세계였다. 그들은 복잡한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한계와 고정관념이 없는 유연한 사고와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크로마뇽인들은 이런 능력들을 이용해 기후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겨울이 혹독하며, 따뜻하고 식량이 풍부한 계절이 일반적으로 짧았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꿰뚫는 통찰, 소설보다 흥미롭고 생생한 묘사로
고고학에 관한 대중들의 지적영토를 넓혀줄 책 !
현생인류 시원(始原)의 풍경이 장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책의 시작은 크로마뇽인과 네안데르탈인과의 극적인 만남으로 시작한다.
“털옷을 걸친 한 무리의 크로마뇽인 가족이 천천히 움직인다. 손에 창을 든 사냥꾼 남편과 말린 고기가 들어 있는 가죽 가방을 맨 아내, 그리고 그들의 아들과 딸 이렇게 네 식구다. …갑작스런 돌풍이 강 건너편에 내려앉아 있던 어둠을 들어올렸다. 순간 소년이 소리를 지르며 한 곳을 가리키고는 겁에 질려 엄마 곁으로 달려간다. …짙은 속눈썹에 우락부락하고 털이 무성한 얼굴이 강기슭 맞은편에 있는 덤불숲에서 이들을 조용히 주시하고 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그러나 경계하는 눈빛의 네안데르탈인이 추위에 얼어붙은 듯 미동도 없이 서 있다…. 아버지는 강 건너편을 바라보고 창을 흔든 뒤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네안데르탈인의 얼굴은 나타났을 때처럼 소리 없이 사라진다. 아버지는 끊임없이 눈동자를 굴리며 계속해서 주위를 살핀다. 동굴로 오르면서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목격하기도 힘들고 대면하는 일도 거의 없는 조용한 이웃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들을 봤을 때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에는 그들의 수가 지금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이제 그들을 보는 일이 드물어졌다. 그들은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고 아버지는 설명한다. 그들은 우리처럼 말하지 않고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우리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다. 우린 그저 그들을 무시하면 된다.”
저자는 일반 대중독자들을 위해 인간 사회 초창기의 모습을 마치 소설을 읽는 듯 실감나게 재현해냈고, 전문서적에서나 볼 수 있는 어려운 용어나 표현은 최소화했다. 또한 그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일러스트와 고고학의 생생한 사료를 보여주는 다채로운 컬러화보(본문 220쪽 이후)를 실음으로써 일반독자들의 이해를 좀 더 돕고자 했으며, 심도 깊은 연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유용한 참고문헌 목록을 담았다. 다른 참고문헌과 달리, 그 속에서도 흥미로운 고고학적 사실들을 만날 수 있다. 고고학의 대중화를 위한 한 과학자의 노력의 결실을 통해, 어느새 우리는 박물관에 갇혔던 우리의 조상에게 다가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