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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일지
해설: 에밀리 브론테의 『워더링 하이츠』 -- 폭풍의 언덕을 넘어서
판본 소개
에밀리 브론테 연보
워더링 하이츠
Emily Brontë · Novel
576p

'을유세계문학전집' 38권.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으로 너무나 유명한 소설 <워더링 하이츠>가 서울대 유명숙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폭풍의 언덕>이라는 번역 제목의 부적절함은 그동안 영문학계와 전문 번역가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정작 여러 종을 헤아리는 번역서들은 그 제목의 친근함과 인지도를 포기하지 못하고 영합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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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미문학연구회 추천 번역
고전 소설의 참모습을 드러내는 유려하고 정교한 번역
“『워더링 하이츠』를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사랑 이야기로 보기로 하면 어림잡아 원전의 10분의 1만 번역하면 된다.”
- 역자 해설 중에서
우리에게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으로 너무나 유명한 소설 『워더링 하이츠』가 서울대 유명숙 교수(영문학)의 번역으로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폭풍의 언덕』이라는 번역 제목의 부적절함은 그동안 영문학계와 전문 번역가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정작 여러 종을 헤아리는 번역서들은 그 제목의 친근함과 인지도를 포기하지 못하고 영합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은 1) 일단 ‘저택’을 뜻하는 heights를 ‘언덕’으로 옮긴 것부터 오류이며, 2) 고유명사를 음역하지 않고 풀었다는 점에서도 번역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이고, 3) 언덕인지 집인지 독자에게 읽는 내내 혼란을 줄 뿐 아니라, 4) 제목이 주는 얼핏 낭만적인 풍경의 이미지는 독자의 선입견과 독후감까지 오도한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4)는 가능성에 그치지 않고 지난 50년 넘게 현실이 되었다. 기존의 인지도가 어떻든 Wuthering Heights를 올바르게 번역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워더링 하이츠』는 신분이나 재산을 초월한 폭풍 같은 사랑 이야기로 환원될 수 있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1939년 MGM의 영화(윌리엄 와일러 감독, 로런스 올리비에 주연)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 이야기에만 집중하고, 소설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다음 세대의 이야기를 제외한 것으로, 이후 대중문화에서 『워더링 하이츠』가 소비되는 기본틀을 제공했다.
1958년 안동민 씨에 의한 초역본의 제목은 『哀情』(교양사)이었다가, 1959년 같은 역자가 여원사에서 제목을 『暴風의 언덕』으로 바꾸어 출간한 것이 한국에서 제목이 굳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워더링 하이츠』는 두 개의 저택, 즉 워더링 하이츠와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를 중심으로 하는 소설이다. 두 저택은 등장인물들의 생활 공간이기도 하지만 재산권의 대상으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워더링 하이츠와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사는 언쇼 가와 린턴 가는 같은 지주라도 사회 경제적 배경과 문화가 미묘하게 다른 집안으로, 결혼을 통해 얽힌다. 복수심에 가득 찬 미지의 인물 히스클리프는 모든 수단(노름, 매수, 협박, 납치, 강제결혼 등)을 동원해 두 저택 모두를 손에 넣고 두 집안의 후손들을 학대한다(육체적, 정신적으로). 그러나 그 역시 오래 살지 못하고 다시 두 저택은 각각 린턴 가와 언쇼 가를 대표하는 후손인 캐서린과 헤어턴에게 돌아가게 된다.
역자는 해설에서, 히스클리프의 명백한 악행을 도외시하고 역사적, 사회 경제적 맥락을 제외하는 낭만적 <폭풍의 언덕 신화>에서조차 의외로 히스클리프의 순애만이 부각될 뿐 상대역인 캐서린의 존재는 미미함을 지적한다. 여주인공의 중요성은 에밀리 브론테가 어린 시절부터 창작해 온 ‘곤달 이야기’의 핵심이기에, 『워더링 하이츠』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코 무시될 수 없는 것이다.
『워더링 하이츠』는 먼 곳에서 온 방문자가 낯선 곳에서 유령과 마주친다는, 전형적인 괴기소설로 시작한다. 그러나 결국 독자가 도달하게 되는 것은 19세기 영국의 계급과 성의 좌표라는 엄밀한 현실이다. 이 소설이 영문학의 고전으로서, 그리고 세계 10대 소설의 하나로 언급될 만큼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런 탁월한 리얼리즘적 성취 때문일 것이다.
역자인 유명숙 교수는 1998년 서울대 출판부에서 『워더링 하이츠』를 출간한 바 있다. 이 번역판은 영미문학연구회의 『영미 명작, 좋은 번역을 찾아서』(창비, 2005)에서 추천 번역으로 선정된 바 있었으나, 역자는 사투리를 살리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역자는 12년 만의 전면 개고를 통해서 미진했던 점을 해결하게 되었다. 역자가 샬롯 브론테가 다듬은 재판이 아닌 사투리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초판을 기초로 한 클러랜든 판을 번역 대본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워더링 하이츠』에서 사투리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실제로 이번 을유문화사 판본을 읽어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언쇼 가의 후손으로서 하인과 다름없는 신세로 몰락한 헤어턴의 처지는 대사를 표준어로 번역해놓아서는 도저히 실감할 수 없는 것이다.
책에는 역자의 해설과 주 외에 소설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일지와 가계도를 넣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혜원
4.0
모든 것이 소멸해도 그가 남는다면 나는 계속 존재해. 그러나 다른 모든 것은 있되 그가 사라진다면 우주는 아주 낯선 곳이 되고 말 거야.
가브리엘
4.5
처절하고 아름다운 책. 여성사적으로 읽어도 흥미롭고 계급론적으로 읽어도 흥미로우며 정신분석학자들이 봐도 흥미로울 것 같다. 무엇보다 나로서는 영미소설사 최고의 멜로드라마틱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재혁짱
3.5
독자-화자-작가의 미묘한 줄타기, 유령의 집으로서의 문학
완규
4.5
미친여자랑 미친남자가 만나서 일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미친 사랑을 하는 이야기 등장인물들이 일단 다 제정신이 아닌데 이 동네는 뭐하는 동네길래 이렇게 총천연색으로 미친 사람들이 대량으로 자연발생을 했는지? 워더링 하이츠에 있는 집 다 때려부수고 당장 정신병원 지어야 됩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미지수
4.5
“그녀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뭐가 있기에? 그녀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 있어야 말이지! 이 바닥을 내려보기만 해도 깔려 있는 돌마다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흘러가는 구름송이마다. 나무 한 그루마다. 밤에는 들이쉬는 숨결마다, 낮에 보이는 일상의 물건 하나하나마다, 온통 그녀의 모습에 둘러싸여 있지. 흔해 빠진 남자와 여자의 얼굴들에서, 심지어 나 자신의 모습에서까지, 그녀를 닮은 점이 튀어나와 나를 조롱하거든. 온 세상이 그녀가 존재했고 내가 그녀를 잃었다는 끔찍한 기억을 모아 놓은 진열장이란 말이야!“ “난 숨을 쉬어야지 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니까. 내 심장보고 뛰라고 상기시켜야 할 지경이야! 강력한 용수철을 뒤로 젖혀 놓았다고 할까? 한 가지 생각이 촉발한 것이 아니면. 아무리 사소한 행동이라도 억지로 해야 하고, 우주를 뒤엎은 하나의 생각과 관계가 없는 것은 산 것이든 죽은 것이든 억지로 주목해야만 해. 내게는 오로지 한 가지 소원만 있고, 온몸과 내 몸의 기능 하나하나가 그것을 성취하기를 열망하고 있는 거야. 너무나 오래. 그리고 확고하게 그 소원의 성취를 열망해 왔기 때문에 꼭 - 그리고 곧 - 성취되리라 믿고 있지. 그 바람이 내 존재를 삼켜 버린 거야. 그것이 성취되리라는 기대에 빨려 들어간 거야.” 죽어 유령이 되어 이루어낸 합일이라니. 산 자가 죽은자를 쫓아 지옥까지 가는 이 처절하리만큼 아름다운 운명. 하나가 둘로 갈라지며 겪은 고통의 서사시. + 윌리엄 볼컴의 우아한 유령과 함께 읽으면 정말 최고다.
𓁹 ͜ 𓁹
5.0
사랑은 그토록 사랑하는 대상과 한 몸이 되지 못하는 데에서 그 비극이 시작된다. 한 몸의 실체를 갖지 못한 사랑은 그 비극을 자각하는 순간부터 파멸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이제 과거에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존재했던 '공간'인 '너'를 불태우고 분지르고 망가뜨리고 무너뜨린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에서 다시 사랑이 점화한다… 돌고 도는 사랑의 사악한 론도에 갇힌 두 사람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작품. 언제 떠올려도 늘 그립고 다시 보고싶은 작품.
율무차
3.5
처음에는 정신병원 가야되는사람들만 나오는 책 정신병원에서 꽃피는사랑 이런느낌이었는데 정석순애같음 너무사랑해서 너한테복수할거야? 이런내용돈나와서 약간당황스럽긴 했지만 히스클리프야 죽어서는 착하게살아야한다 캐서린이랑 딸 캐시랑 초반에는 약간 헷갈릴뻔도햇음 그리고마지막에 헤어캐시? 좀귀여운것같음 잘살거라…
조호민
4.0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은 나무 아래 놓여 있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눈에 보이는 기쁨의 근원은 아니더라도 없어서는 안 되는 거야.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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