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

리브카 갈첸 · Novel
3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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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모던클래식' 40권. 2010년 「뉴요커」 선정 '미국 문단을 이끌 40세 이하 대표적 신인 작가 20인'에 이름을 올린 리브카 갈첸의 데뷔작으로, 다양한 과학적 요소들을 활용한 실험적 소설이다. 진짜 아내를 잃어버린 중년 남자의 불안정한 심리를 기상학 등과 연관해서 세심하게 묘사한 독특한 사랑 이야기이자 심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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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부 옮긴이의 말

Description

토머스 핀천과 보르헤스에 비견되는 미국 문학계의 떠오르는 신예 리브카 갈첸의 기묘하고 독특한 연애소설이자 심리소설 아내가 가짜로 바뀌었다고 믿는 한 남자 뉴욕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사랑하는 이의 흔적을 뒤쫓는 그의 험난한 여정 《뉴요커》 선정 ‘미국 문단을 이끌 40세 이하 젊은 신인 작가 20인’ 《뉴욕 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 살롱닷컴 올해의 10대 도서 ‘지금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이 맞기는 한가? 얼굴도, 목소리도, 성격도 그때 그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인생을 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과거의 연인이, 현재의 배우자가 지독하게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심지어 낯선 것을 넘어서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자신의 아내가 그녀와 똑같이 생긴 ‘가짜’로 바뀌었다고 믿고 ‘진짜’ 아내를 찾아 나서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이 민음사 모던 클래식(40번)으로 출간되었다. 2010년 《뉴요커》 선정 ‘미국 문단을 이끌 40세 이하 대표적 신인 작가 20인’에 이름을 올린 리브카 갈첸은 다양한 과학적 요소들을 활용한 실험적 소설 『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을 통해 토머스 핀천, 보르헤스 등 포스트모더니즘 소설가의 계보를 잇는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다. 갈첸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진짜 아내를 잃어버린 중년 남자의 불안정한 심리를 기상학 등과 연관해서 세심하게 묘사한 독특한 사랑 이야기이자 심리소설이다. 오십 대 정신과 의사 레오 리벤슈타인은 가짜 아내의 등장과 스스로 날씨를 조종할 수 있다고 믿는 정신병 환자의 실종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진짜 아내를 되찾기 위해 일련의 현상과 배후의 비밀을 분석해 나간다. 2008년 출간 당시 《뉴욕 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 ‘살롱닷컴’ 올해의 10대 도서 등에 선정되었다. ■ 소설은 게임이다―실마리를 찾아 미궁을 빠져나가는 심리 여행 처음부터 레오는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온 여자가 ‘가짜’라고 굳게 믿는다. 진짜 레마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진짜 레마만큼 예쁘지 않다거나 진짜 레마보다 침착하고 무심하다거나 하는 근거를 늘어놓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레오의 ‘주관’이 인지해 낸 ‘객관적 증거’일 따름이다. 사실 이러한 확신은 레오가 평소에 아내를 의심하고 있었기에 비롯한 것처럼 보인다. 레마는 레오에 비해 “너무 젊은” 데다 “수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여자이고 어쩌면 그 몰래 딴 남자를 만나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는 레마가 자신을 떠나 버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이러한 전제 아래 ‘레마와 똑같이 생긴 가짜 아내의 등장’이라는 현상(혹은 인지)이 발생했고, 아내가 떠날 것을 예상했다는 듯 레오는 레마만큼 아름다운 가짜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고 사랑하는 진짜 아내를 찾아 나서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래서 레오가 가짜 레마를 밀어내면서 진짜 아내를 찾아 헤맬수록, 그 과정에서 온갖 정신분석학적, 물리학적, 기상학적 증거를 열거할수록 의구심은 점점 커져 간다. 레오 옆에 있는 여자는 정말 가짜일까? 설사 레오 옆에 있는 여자가 진짜라 해도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라고 느낀다면 결국 가짜라고 봐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물고 늘어지며 분석하는 레오가 혹시 미친 사람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질문들을 통해 우리는 결국 사랑의 불안정성과 마음의 불확실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렇듯 『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은 명료한 해답을 구하려는 소설이 아니라 끝없는 질문을 유도하는 소설이며, 그러하기에 더더욱 흥미롭게 읽으면서 사유할 수 있는 작품이다. ■ 토머스 핀천과 보르헤스를 잇는 포스터모더니즘 소설의 21세기 신경향 『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이 출간된 후 《옵서버》는 갈첸을 “토머스 핀천의 후계자.”라고 평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소설에는 핀천의 『제49호 품목의 경매』에 바치는 듯한 오마주가 등장한다. 레오의 환자 하비는 자신이 ‘기상 조절 임무’를 맡은 왕립 기상학회 비밀 요원으로, 날씨를 통제해 이익을 챙기는 집단 ‘49인의 양자학 창시자’를 저지하고 있다고 믿는다. 마찬가지로 『제49호 품목의 경매』에는 정부의 공식 우편제도를 거부하고 지하 우편제도를 이용하는 집단 ‘트리스테로’가 나오는데, 그들이 사용하는 트리스테로 우표는 경매 품목 제49호로 분류된다. 『제49호 품목의 경매』의 주인공 에디파가 ‘또 다른 세계’의 존재를 추적해 나가는 것처럼 『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의 주인공 레오도 무수한 평행 세계들 속으로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를 진짜 아내를 추적한다. 또 핀천이 소설에서 엔트로피 이론을 활용한 것처럼 갈첸도 도플러효과 같은 과학 이론을 훌륭한 소재로 이용한다. 갈첸은 토머스 핀천의 『제49호 품목의 경매』에 나오는 포스트모더니즘 글쓰기를 단순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이 소설에서 핀천의 문학적 접근 방식을 독창적으로 계승하는 동시에, 핀천과는 전혀 다른 문제의식을 전달한다. 핀천이 『제49호 품목의 경매』에서 부조리한 사회 현실과 인간 소외 문제를 지적했다면, 갈첸은 『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에서 ‘사랑’과 ‘관계’에 대해 고뇌하는 21세기 현대인의 문제를 문학적이면서도 과학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기존의 포스트모더니즘 문학과 차별화된 새로운 세계를 이 소설 속에서 보여 주는 것이다. 갈첸은 또 다른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대가 보르헤스의 후계자로 비견되기도 한다. 자신이 완전히 낯설게 느껴지고 시간과 공간이 아주 생소하게 느껴지는 형이상학적 체험, 즉 ‘보르헤스적 주제’가 『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다. 보르헤스가 『보르헤스와 나』에서 메타적 관점으로 올라가 자기 자신을 1인칭과 3인칭으로 이중화한 것처럼, 갈첸은 이 소설에서 레오가 자신의 아내를 ‘진짜’와 ‘가짜’라는 이중으로 인식하도록 설정했다. 또 ‘환상적 사실주의’ 기법을 활용해 작가의 체험이나 역사적 사실을 소설 속에 녹여 냈다. ‘아르헨티나 실종자들을 기리는 추모 광고’는 1970년대 아르헨티나 군부 정권 아래 민간인들이 희생된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 것이고, 레오와 레마가 처음 만난 ‘헝가리안 페이스트리 숍’은 실제로 갈첸이 자주 찾는 뉴욕의 커피숍이며, 본문에 인용된 츠비 갈첸의 가족사진은 실제로 리브카 갈첸의 가족사진이다. 이 때문에 갈첸은 보르헤스의 문학적 장치를 적용하고 확장해 새로운 면모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진짜 아내를 잃어버렸다고 믿는 남자의 불안한 독백,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 “아내와 똑같이 생긴 가짜가 나타났다. 내가 사랑하는 진짜 아내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의 도입부는 독자를 익숙한 미스터리의 세계로 이끄는 듯하다. 하지만 책장을 계속 넘겨보라. 이 소설이 ‘진짜 레마의 행방과 가짜 레마의 비밀’을 푸는 미스터리가 아니라, ‘아내를 진짜와 가짜로 양분해서 인식하는 오십 대 남자의 마음속 비밀’을 푸는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다. 정신과 의사인 레오는 이상한 곳에서 실마리를 찾고 이상한 방식으로 진짜 레마를 추적해 나간다. 그는 스스로 날씨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정신병 환자 하비의 실종과 진짜 레마의 실종을 연관해서 이 현상을 기상학적이고 물리학적으로 분석한다. 그는 왜곡된 인식을 이용해 현실 세계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도플러효과 및 도플러레이더 이론과, “모델들에 오류를 도입함으로써 더 신뢰할 만한 예측을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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