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로서 인간이 지닌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한 책
돈에 관해서 생각할 때 우리의 뇌 속에서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실제로 많은 현상들이 일어나며 그 일부는 우리의 재정적인 건강에 좋지 않다. ?머니 앤드 브레인(Your Money and Your Brain)?에서 제이슨 츠바이크는 총명한 사람들이 어리석은 재정적 결정을 내리는 이유와, 그들이 이런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행동을 설명한다. 베테랑 금융 전문 기자인 저자는 재정적인 의사결정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의 최신 연구를 소개한다.
신경경제학은 심리학과 신경과학 및 경제학을 결합시킨 학문 분야이다. 그는 우리가 위험을 종종 잘못 이해하는 이유와, 우리가 자신의 투자 결정을 과신하는 경향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 책은 투자에 관한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통찰을 제시하고 이성과 감정 사이의 전투를 통제하는 방법을 투자자들에게 소개한다.
이 책은 재미와 깨우침을 동시에 준다. 츠바이크는 조사 과정에서 여러 선도적인 신경과학 실험실을 방문하고, 다수의 실험에 직접 참여했다. 그는 이러한 실험 체험의 얘기들을 크게 성공한 몇몇 투자자들이 고백하는 어리석은 행동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와 혼합한다. 그 다음에 저자는 거기서 많은 교훈을 끌어내고 투자자들이 훨씬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독창적인 여러 가지 실전의 행동 비결을 제시한다.
자신의 재정적인 결정을 되돌아보고 “내가 어떻게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말한 경험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도움을 받을 것이다. 특히 이 책 말미에 부록으로 첨부된 투자 지침서는 다른 어떤 성공 투자 안내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내용으로서,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자신의 투자 결정을 안내하는 신뢰할 만한 투자의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불안정한 세계 경제 상황으로 인해 국내외의 주가가 크게 떨어질 때마다 1987년 10월 19일 블랙 먼데이를 상기시키는 표현들이 요즘도 언론에 심심찮게 나타난다.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블랙 먼데이 며칠 전 ?포브스?지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간 저자는 당시 주가 대폭락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그 원인과 배후의 원동력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그 후 20년 동안 금융 전문기자로 일한 경험을 살려 집필한 ?머니 앤드 브레인?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주가 폭락의 원인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시했다.
저자는 현대의 포트폴리오 운영 이론을 개발하는 데 기여한 노벨 상 수상 경제학자 해리 M.마코위츠의 실화를 통해서 투자자들이 빠지는 딜레마를 보여준다.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증명한 마코위츠는 랜드 연구소 연구원 시절 자기 퇴직 계좌의 투자배분을 고민한 끝에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계산해냈다. 그러나 상승 장세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하락 장세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할 경우에 느끼게 될 회한을 상상하고 간단히 주식과 채권에 자금을 절반씩 투자하고 말았다. 이러한 마코위츠의 경우는 자신이 만든 혁신적인 투자 이론을 실천에 옮기는 데 실패한 전형적인 사례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항상 최선의 자기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다는 당대의 유명한 “경제적 인간”이라는 개념에도 맞지 않는다. 다른 대다수 투자자들 역시 마코위츠와 다를 바 없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자금 관리법을 안다고 자부할 정도로 명석하다. 즉 투자를 분산하고 시장의 잡음에 귀를 막으며 주가가 높을 때 팔며 내려갈 때 사는 정도의 투자 상식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상식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마디로 대다수 사람들은 투자 행위를 합리적으로 하는 경우가 드물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군중심리가 압도하는 분위기에 휩쓸리고 본전 생각 때문에 계속 하락하는 주식의 손절매를 망설이며 한두 종목의 위험부담이 큰 주식에 모든 자금을 걸고 도박을 한다.
?머니 앤드 브레인?은 이처럼 대다수 사람들이 좋은 투자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않았다는 가설을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 이런 가설은 1990년대에 등장한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에서 제기된 것으로, 이 책에는 그에 대한 근거가 다수 제시되고 있다. 신경경제학이 내린 결론 가운데 하나는 인간의 “뇌가 재정 결정에 이상적인 도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합리적인 투자 행위를 하도록 지시하는 두뇌 부위는 “인간적인” 충동에 완전히 짓눌려 맥을 못 춘다는 것이다.
저자는 뇌의 이 같은 속성을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예를 든다. 단순한 여러 가지 패턴을 감지하여 해석하는 인간의 탁월한 능력은, 인류의 조상들이 위험한 원시세계에서 포식자들을 피하고 식량과 안식처를 찾아내고 적절한 때 곡식의 씨를 심어 생존하는 것을 도왔다. 바로 이런 패턴 탐색 본능이 투자 때, 존재하지도 않는 질서를 찾아냈다는 착각을 일으켜 화를 자초하게 된다.
투자자들이 있지도 않은, 일관되고 신뢰할 만한 추세를 찾는 기술적 분석이란 사이비 과학은 바로 인간의 이런 속성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르는 시장의 동향을 예측하려는 투자자들의 욕망 또한 인간의 원시적 속성 가운데 하나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하나의 주식이 과거에 수익을 올린 주식과 패턴이 일치하는 듯이 보이면 장래 예측이 가능하다고 속단하게 되는데, 이런 판단 역시 착각에 따른 것이다.
여기서 이 책은 매우 중요한 교훈을 가르친다. 투자자들이 저지르는 사실상 거의 모든 실수가 뇌의 진화 방식과 연관된다.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외국 주식 투자를 꺼리고 제품을 잘 아는 자국 기업의 주식을 좋아하는 까닭은 뇌의 “공포 중추”이며 친숙한 것을 좋아하는 편도체의 작용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
저자는 투자자들의 소위 위험 감수 능력이, 동일한 사안일지라도 관점이나 환경 설정의 변경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즉 실패 가능성이 10퍼센트라는 설명에는 별로 실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10명 중 한 명이 실패한다는 말에는 긴장하는 것이 사람의 속성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투자자로서 인간이 지닌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이 책이 자세히 분석한 인간적 본능에 따른 오류와 실수를 피하면 된다. 이러한 조언의 상당수가 기존의 조언과 중복될지 모르지만, 조언의 근거를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는 점이 이 책의 높이 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