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박희숙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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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독과 애환을 그림에 담아온 화가 박희숙이 명화에 비친 사랑의 순간들을 포착했다. 태디마의 작품에 깃든 짜릿한 설렘부터 루벤스가 그린 강렬한 애욕, 리히텐슈타인이 바라본 이별의 냉혹함까지, 사랑을 소재로 한 회화 속 장면들이 저자의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어법을 통해 소개된다. 제목은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에서 빌려왔다. 사랑은 근본적으로 괴리감에서 비롯된다. 그 어떤 사람과도 동일화될 수 없다는 상실감, 그 고통을 감내하기 위해 사랑은 더욱 절실해진다.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는 그러한 욕망의 역설적 표현이자, 사랑에 관한 그림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유리한 출발점이다. 그렇게 시작된 희열과 고통 사이의 수많은 감정들이 이 책을 더욱 애절하고도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맹목적인 집착의 허무함을 그린 '판과 시링스' , 사랑에 눈이 먼 여인의 속내를 표현한 '아가멤논의 살해', 이별을 맞은 이의 절절한 심경을 묘사한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은 아리아드네' 등에서 보이는 사랑의 면면들은 오늘날 우리가 겪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 특유의 건조하고 덤덤한 문체 또한 글이 그림을 압도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 만남과 이별부터 이혼과 매춘 등의 다소 사회적인 주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저자의 화법은 불필요한 감정의 과잉을 배제하고 삶의 희로애락을 차분히 직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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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글쓴이의 말 #1 그대와 나 사이에 강이 흐른다 사랑이, 시작되다 - 로렌스 알마 태디마의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닿을 수만 있다면 - 트리오종의 <아탈라의 매장> 그는 언제나 내 안에 있네 - 존 에버렛 밀레이의 <이사벨라> 흘러간 시간들 - 티에폴로의 <아르미드의 쾌락의 정원에 빠져 있는 르노> 돌이킬 수 없는 - 윌리엄 윈더스의 <너무 늦었어요> 그것이 사랑인 줄 알았지 - 스탠리 스펜서의 <패트리샤 프리스와 함께 있는 자화상> 차갑고 어두운 밤 - 오스카 코코슈카의 <바람의 신부> #2 사랑을 사랑한다는 것 크고 붉은, 흔들리는 마음 - 루벤스의 <레우키포스 딸들의 납치> 가질 수 없다 해도 - 야코프 요르단스의 <판과 시링스> 영원할 순 없는 걸까 - 조지 그로스의 <자동인형 조지와 결혼했다> 간절히 원했지만 - 퐁텐블로 화파의 <노인과 젊은이 사이의 여자> 눈먼 자의 사랑 - 야곱 요르단스의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타> 그대가 다가올수록 - 얀 베르메르의 <포도주 잔을 든 여인> 한 번만 나에게 눈길을 - 야코포 틴토레토의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 단지 이 순간만을 위하여 - 조지 그로스의 <키르케> #3 그때 하늘은 얼마나 푸르렀던가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 -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의 <발견> 둘만의 시간 - 로렌스 알마 태디마의 <반가운 발자국 소리>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 프랭크 딕시의 <고백> 오직 하나뿐인 것을 - 존 워터하우스의 <페넬로페와 구혼자들>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 루벤스의 <알렉산드로스와 록산의 결혼> 육체의 기억 - 조반니 세간티니의 <욕망의 징벌> 잠시 길을 잃다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루크레티아> #4 당신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너라면 내 모든 것을 - 라파엘로 산초의 <라 포르나리나> 아름다움에 물들다 - 퐁텐블로 화파의 <가브리엘레 데스트리스와 자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대 - 장 푸케의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는지 -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그건 마치 뜬구름 같은 것 - 타마라 드 렘피카의 <녹색 부가티를 탄 타마라> 주체할 수 없는 마음 - 파리스 보르도네의 <헤파이스토스를 경멸하는 아테나> 나를 바라봐주세요 - 에릭 피슬의 <피자 먹는 사람> 거울 속 사랑 - 오토 프리드리히의 <허영> #5 사랑하다 파멸할지라도 당신 품안의 따사로운 평온 속에 - 프레데릭 레이턴의 <화가의 허니문> 깊은 겨울밤의 끝 - 피에르 나르시스 게랭의 <아가멤논의 살해> 사랑은 어디에서 오는가 - 펠릭스 누스바움의 <저녁>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들 - 윌리엄 호가스의 내 영혼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 얀 호사르트의 <헤라클레스와 데이아네이라> 마음이 시킨 것을 따랐을 뿐 - 어거스티스 리오폴드 에그의 <과거와 현재> 유리장 속의 여자 - 장 바티스트 그뢰즈의 <깨진 계란> #6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요 거부할 수 없는 것 - 얀 베르메르의 <여자 뚜쟁이> 손에 넣을 수 없는 것 - 유디트 레이스터의 <젊은 여인에게 돈을 건네는 남자> 속되거나 혹은 오만하거나 - 한스 홀바인의 <영국 왕 헨리 8세의 초상> 아무도 모른다 - 한스 메믈링의 <밧세바> 검은 사랑 - 야코포 틴토레토의 <목욕하는 수산나> 앙상한 현실만이 - 오토 딕스의 <매춘부와 함께 있는 기둥서방> 외로움조차 나를 떠나려 할 때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의 <스타킹을 신는 여자> 허울을 벗어던지고 -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7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세상이 멈추다 - 외젠 들라크루아의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 - 리차드 마호의 <기사의 꿈> 이것은 운명의 장난 - 장 레옹 제롬의 <로마의 경매 시장> 나는 너에게 속하지 않는다 - 귀스타프 아돌프 모사의 <그녀> 봄을 기다리며 - 알브레히트 알트도르퍼의 <롯과 딸들> 이곳엔 아무것도 - 카우프만의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은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떠나는 자의 한마디 -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Description

태디마의 작품에 깃든 짜릿한 설렘부터 루벤스가 그린 강렬한 애욕, 리히텐슈타인이 포착한 이별의 냉혹함까지, 다양한 그림 속 사랑의 순간들이 세심한 화가의 시선으로 재탄생하였다. 책에는 우리의 진솔한 삶을 반영한 명화 52점과 그 안에 담긴 사랑의 단상들이 조화롭게 녹아 있다. 제목은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에서 빌려왔다. 사랑은 근본적으로 괴리감에서 비롯된다. 그 어떤 사람과도 동일화될 수 없다는 상실감, 그 고통을 감내하기 위해 사랑은 더욱 절실해진다.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는 그러한 욕망의 역설적 표현이자, 사랑에 관한 그림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유리한 출발점이다. 그렇게 시작된 희열과 고통 사이의 수많은 감정들이 이 책을 더욱 애절하고도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화가의 눈으로 그림 속 사랑의 순간들을 바라보다 삶의 고독과 애환을 그림에 담아온 화가 박희숙이 명화에 비친 사랑의 순간들을 포착했다. 태디마의 작품에 깃든 짜릿한 설렘부터 루벤스가 그린 강렬한 애욕, 리히텐슈타인이 바라본 이별의 냉혹함까지, 사랑을 소재로 한 회화 속 장면들이 저자의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어법을 통해 소개된다. 맹목적인 집착의 허무함을 그린 《판과 시링스》, 사랑에 눈이 먼 여인의 속내를 표현한 《아가멤논의 살해》, 이별을 맞은 이의 절절한 심경을 묘사한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은 아리아드네》 등에서 보이는 사랑의 면면들은 오늘날 우리가 겪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이러한 지난날의 명화 속에서 보편적 사랑을 끄집어내 독자와 만나게 한다. 예컨대 2장의 ‘크고 붉은, 흔들리는 마음’은 루벤스의 《레우키포스 딸들의 납치》에 대한 글로서, 작품의 배경이 된 그리스 신화를 짧게 언급한 뒤 남성의 무자비한 욕망이 불러온 갈등의 양상을 그림에서 찾아내어 그것이 현재에도 유효하며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림 고유의 의미를 글이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저자는 명화에 대한 기계적, 추상적 해석을 거부한 채 그림이 가리키는 지점을 가감 없이 짚어낸다. 그래서 52점의 명화에 대응하는 52개의 글들은 그림이 발산하는 고유의 아우라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필수적인 서술만을 제공한다. 저자 특유의 건조하고 덤덤한 문체 또한 글이 그림을 압도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 만남과 이별부터 이혼과 매춘 등의 다소 사회적인 주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저자의 화법은 불필요한 감정의 과잉을 배제하고 삶의 희로애락을 차분히 직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얀 베르메르의 유명한 작품 《포도주 잔을 든 여인》에 대해서도 저자는 그림이 담고 있는 ‘술의 유혹’이라는 기본 주제와 함께 등장인물 및 후경에 반영된 소소한 장치들의 언급 정도로 감상과 이해의 단초를 부여한다. 명화에 담긴 사랑의 아픔에 초점을 맞춘 미술에세이 책의 제목은 롤랑 바르트의 산문집 《사랑의 단상》에서 빌려왔다. 그대와 나 사이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괴리감, 그것의 불가피함은 곧 어떠한 사람과도 동일화될 수 없다는 상실감을 불러온다. 그리고 그 고통을 감내하기 위해 사랑은 더욱 절실해진다.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는 그러한 욕망의 역설적 표현이자, 사랑에 관한 그림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유리한 출발점이다. 그렇게 시작된 희열과 고통 사이의 수많은 감정들이 이 책을 더욱 애절하고도 흥미롭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표제가 갖는 상징성은 책 전반의 내용이 지향하는 점에 부합하고 있다. 52점의 명화에 얽힌 이야기들은 사랑을 미화하거나 인생의 밝은 모습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책은 오히려 우리의 삶과 맞닿은, 가장 현실적이고도 통속적인 지점을 다룬다. 쾌락과 욕망, 고통과 비련 등 다양한 감정들을 대하는 저자의 시선은 그림과 글을 오가며 사랑에 대한 실질적 고민을 남긴다. 책을 지배하는 정서는 사랑이 안겨주는 쾌감만큼이나 큰 무게감으로 우리를 억누르는 사랑의 아픔이다. 두근거림이나 기다림의 즐거움뿐 아니라 이별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운명(오스카 코코슈카의 《바람의 신부》), 상대의 탐욕으로 겪어야만 하는 고통(젠틸레스키의 《루크레티아》), 그리고 사랑을 끝내 거부당한 이의 분노(틴토레토의 《보디발의 아내》) 등 무수한 고뇌의 순간들이 그림 속에서 강렬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