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메이트

표명희 · Novel
2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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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출간한 첫 장편소설로 50개 출판사 편집장들이 뽑은 '2010년 기억할 만한 책'에 선정되기도 한 소설가 표명희의 두번째 소설집.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하여 직장 생활과 창작을 병행하다가 전업 작가를 선언한 것이 2005년, 그 후 5년간 각종 지면에 왕성하게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나와 내 이웃'이라는 동일한 정서를 지닌 8편을 선택해 '하우스메이트'라는 타이틀로 책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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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피아노와 찌루 방문객 너와 나의 도서관 란이 왔다 그녀의 등 뒤 열대의 크리스마스 목격자를 찾습니다 골목길 포에버 해설―무한히 만나는 이웃(강지희) 작가의 말

Description

2010년 출판편집자가 선정한 작가, 표명희의 신작 소설집 『하우스메이트』 지금 우리들의 이웃은 지나치게 가까워 현기증을 유발한다. ‘내 몸과 같이’ 사랑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이웃들! 타인과 같이 살 수 없는 이 시대의 대도시 싱글족, ‘이웃 알레르기 환자’들의 이야기 “나와 타인 사이에 놓인 깊고 날카로운 심연 앞에서 이웃과의 불가능한 만남이 무한하게 펼쳐지고 있다. ” (강지희|문학평론가) 우리 사회의 마이너리티에 대한 예민한 시선을 토대로 독특한 리얼리즘적 작품 세계를 만들어온 소설가 표명희가 6년 만에 새로운 소설집을 내놓았다. 첫 소설집에서 보여주었던 하층계급민의 삶을 다루는 서늘하고 건조한 문장은 더욱 진일보하여, 때로는 성스럽고 때로는 비천한 나와 내 이웃들의 모습을 ‘일상적 환상성’이라고 할 만한 특유의 필치로 펼쳐 보인다. 가족은 붕괴되었고 연인은 떠났다. 내 곁에 남은 것은 괴이쩍고 불편한 이웃들뿐 지난해 출간한 첫 장편소설로 50개 출판사 편집장들이 뽑은 ‘2010년 기억할 만한 책’에 선정되기도 한 소설가 표명희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하여 직장 생활과 창작을 병행하다가 전업 작가를 선언한 것이 2005년, 그 후 5년간 각종 지면에 왕성하게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나와 내 이웃’이라는 동일한 정서를 지닌 8편을 선택해 ‘하우스메이트’라는 타이틀로 책을 묶었다. 등단 이래 그의 소설은 가족 혹은 연인 관계의 허구성과 속물성을 탁월하게 포착해오면서 그런 관계를 가능케 하는 자본주의 사회 속 계급과 권력의 문제까지도 보여주었다. 그럼으로써 그 작품들은 사회의 대표적인 약자인 여성의 모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현하는 페미니즘 성향에 그치지 않고, 한 인간을 둘러싼 사회상과 그 속에서 다른 인간과 맺는 관계의 근원적인 의미를 묻는 지점에까지 나아간다. 특히 이번 소설집에서 ‘하우스메이트 3부작’이라 불러도 될「피아노와 찌루」,「방문객」,「란이 왔다」같은 작품에 작가의 그러한 태도가 강하게 드러난다. 까다롭고 폐쇄적인 성격의 프리랜서 노처녀가 급한 빚 때문에 마지못해 애완견이 딸린 젊은 세입자를 받아들이면서 시작되는 변화무쌍한 동거생활을 그린「피아노와 찌루」, 동거녀로부터 버림받고 새로운 생활 터전을 찾는 레즈비언 소설가와 대화상대가 되어줄 여성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는 싱글족 남성 간의 이메일 교류를 담은「방문객」, 대학 시절 하우스메이트였던 ‘란’이 어느 날 느닷없이 이혼녀 ‘경’의 집을 찾아오면서 시작되는「란이 왔다」등은 홀로 완전무결하다 느끼는 주인공의 일상에 느닷없이 낯선 타인이 들어와 그 고요한 세계를 온통 휘저어놓고 사라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혼자가 된 이의 황망함과 남겨진 타인의 온기, 그럼에도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잘 구획된 콘크리트 섬” 속의 “고립에 가깝도록 완벽하게 보장되는 독립생활”이 싱글족에겐 어떠한 의미인지 독자는 마치 현미경을 들여다보듯이 파악할 수 있다. 나와 타인 사이에 존재하는 깊고 날카로운 심연과 소통의 불가능성 가족 때문에, 연인 때문에, 혹은 동료 때문에 사회 주변부로 점점 밀려나 끝내는 자기 안으로 도피해버리는 다양한 여성 인물상을 보여준 전작과는 달리 이번 소설집에서는 지난 5년간 표명희의 소설세계에서 일어난 미묘한 시점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최근작인「피아노와 찌루」가 대표적인데, 자기 주변의 모든 타인을 무심하게, 때로는 공격적으로 대했던 표명희 소설의 역대 주인공으로서는 처음으로 ‘서령’은 경계심을 거두고 손을 뻗어 고통받는 ‘진아’의 복부 흉터를 잠깐이나마 어루만진다. 그가 진아의 피부를 쓰다듬으며 느끼는 ‘온기’는 단독자의 개별성이 무너지고 주체와 타자 간의 전환이 일어나는 순간을, 이 둘의 “무한한 만남의 순간”을 증명한다. 주인공이 “어차피 온전한 이해라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중얼거릴 때, 이는 무관심이 아니라, 냉정한 사람이 보여주는 열렬한 관심이다. 그렇게 말하는 자야말로 소통을 시도하다가 그 불가능성에 기만당한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다시 어렵게 손을 내밀어 이웃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이다. 나와 타인 사이에 놓인 깊고 날카로운 심연 앞에서 이웃과의 불가능한 만남이 무한하게 펼쳐지려 한다. 표명희는 첫 장편소설 출간에 이어 이번 여름부터 문예지에 두번째 장편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의 소설세계는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장편소설을 낸 끝에 비로소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앞으로도 그는 ‘나와 내 이웃’으로 맺어진 이 세상에 대해 계속해서 써나갈 것이고 우리에게 더 확장된 ‘이웃’의 모습을, 더 견고해진 ‘나’의 세계를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