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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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의 개념을 분석 미학의 방법론으로 개관하고 논의하다 예술은 현대에 들어서 무엇보다도 각광받는 인간의 활동 영역이다. 그러나 창작과 감상이라는 예술 본연의 활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예술 비평, 예술사, 예술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 작업들이다. 비록 인간에게 작용되는 힘과 매혹은 예술 고유의 영역이더라도, 그것을 어떤 지적인 틀로 이해하여 우리 삶 속에 편입시킬 것인지의 문제는 인문학의 영역이 제공하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가능해진다. 예술 철학으로서 미학의 학문적·사회적 역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자명해서 설명의 여지조차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재현이 사실은 얼마나 복잡한 현상이며 관련된 논의의 풍부함은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풍경화나 초상화 같은 전통적인 회화는 물론이고 현대에 와서 각광받는 사진과 영화, 만화 역시 세상의 모습을 다룬다는 점에서 재현적이다. 비단 예술뿐만이 아니라 온갖 종류 책들의 삽화, 캐리커처, 광고와 포장에 등장하는 그림들까지, 실로 우리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재현적 이미지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삶과 예술, 그것들의 과거와 현재에 걸쳐 가장 폭넓은 영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재현이지만 우리는 ‘이것이 저 대상을 재현한 그림’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비록 무언가의 그림이 된다는 사실, 그래서 이 그림이 저 대상을 재현하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일지라도, 그러한 현상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은 진지한 예술 철학의 주요한 탐구 과제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