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피난소

Miu Kakiya · Novel
384p
Where to buy
Rating Graph
Avg3.6(13)
Rate
3.6
Average Rating
(13)
높이가 7~8미터나 되는 소나무 숲 너머로 시커먼 바다가 밀려왔다. 도로 위의 차가 물 위로 둥실 떠오른다. 차 안으로 물이 차오른다. 해일보다 거센 공포가 몰려온다. 1900년 이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 일본을 덮쳤을 때 해일은 후쿠시마까지 휩쓸었고,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린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인들이 ‘공포의 기념일’로 기억하는 바로 그날, 그녀들의 이야기도 시작된다.

<울트라 코리아> 10주년 기념 이벤트

파라다이스시티 인천에서 만나보는 전세계 최정상 라인업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 AD

Rating Graph
Avg3.6(13)

<울트라 코리아> 10주년 기념 이벤트

파라다이스시티 인천에서 만나보는 전세계 최정상 라인업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 AD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여자들의 피난소 작가 후기 해설: 자연재해로 드러난, 여자가 설 곳 없는 사회

Description

동일본 대지진, 여자, 그리고 일본 사회의 민낯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재해라는 불가항력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더러운 본성이 더더욱 잔인한 민낯을 내보인다. 비상시에는 상대적 사회적 약자를, 어린아이와 여성을 우선순위로 보호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진짜 극한의 상황에 내몰리게 될 때, 그때 역시 인간의 이상론은 유지될 것인가. 현실은 인간의 후천적 교육이란 가면을 벗기고, 적나라한 이기심이 발동된다. 그 추악한 이기심의 해일 가운데 그녀들이 있었다. 그냥 그렇게, 아주 평범했던 그녀들이.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히 마주하던 그녀들이 구습에 부딪힌다. 나이 많은 여자는 나이가 많아서, 나이 적은 여자는 나이가 적어서. 일상의 이야기가 소설로 흩뿌려져 지쳐 간다. 지치는 시간만큼 일상의 현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그녀들은, 그렇게 새로이 해체하고, 연대하고, 돕고, 자신을 찾아낸다. 재해는 인간의 물질세계를 벌거숭이로 만들었다 알몸으로 쫓겨난 그들의 피난소는 가면을 벗어던진 일본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해일 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높은 곳으로 대피하십시오.” 높이가 7~8미터나 되는 소나무 숲 너머로 시커먼 바다가 밀려왔다. 도로 위의 차가 물 위로 둥실 떠오른다. 차 안으로 물이 차오른다. 해일보다 거센 공포가 몰려온다. 1900년 이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 일본을 덮쳤을 때 해일은 후쿠시마까지 휩쓸었고,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린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인들이 ‘공포의 기념일’로 기억하는 바로 그날, 그녀들의 이야기도 시작된다. 남편이 죽었다_ 우루시야마 도오노, 뭇사람의 시선을 한눈에 모으는 젊고 예쁜 20대 여성. 해일이 사랑하는 남편을 삼켜 버리고 난 자리에 6개월 된 아들과 남았다.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라고는 며느리를 종으로 여기는 시아버지와 능글능글한 시아주버니뿐. 의지할 곳 없는 도오노 몰래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니는 끔찍한 음모를 꾸미는데? 남편을 떠났다_ 야마노 나기사,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도망쳐 간신히 돌아온 40대 여성. 고향으로 돌아와 하나뿐인 아들을 건실히 기르고자 아등바등 노력하지만, 이혼녀인 나기사에게는 술집 여자라는 타이틀만 되돌아왔다. 아직 어린 아들은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심지어 생사마저 알 수 없게 되는데? 남편이 돌아왔다_ 쓰바키하라 후쿠코, 도박만 일삼는 불성실한 남편에게 늘상 구박받는 50대 여성. 지진 해일로 모든 것을 잃고 피난소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 후쿠코는 내심 바랐다, 남편도 함께 잃기를. 괴로운 피난소 생활의 유일한 희망은 남편이 없는 자유를 누리는 것이었던 그녀 앞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이 돌아오는데? 평범한 일상을 박탈당한 그녀들의 ‘평범한’ ‘일상’의 궤적 자연 앞에 선 인간은 절대적 약자다. 천년에 한 번 있는 대해일 앞에 모두의 일상이 무너졌다. 그러나 약자들의 사회에서도 또다시 강자가 우위를 차지한 아래 약자가 생겨났다. 남자와 여자, 연장자와 연소자, 부자와 빈자, 도시와 시골?. 모든 것이 강자와 약자를 나누는 기준이 되었다.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하게 지나쳤던 일상이 극한의 상황에서 진한 궤적을 아로새긴다. 마치 흉터와도 같은. 남녀차별과 빈부 격차가 일상을 지배한다. 4인 가족 중심의 사고가 시스템을 지배한다. 일상이라는 구습은 녹슨 칼날이 되어 느릿하게 가슴을 저민다. 읽어 내리는 것만으로도 숨 쉬기 버거워진다. 그녀들의 길에서 진한 동질감을 만나며 서글퍼진다. 곱씹을수록 황당하고 불공평해 분노가 치민다. 통찰력 있는 어른의 시선으로 일상의 가려진 치부를 해부하는 작가 가키야 미우는 평범한 여자들의 일상적 차별을 무딘 칼날처럼 저며 낸다. 그리고 현재 일본의 민낯을 아무런 여과 없이, 일본인으로서는 드물게 거리낌 없이, 소설로써 털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