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열정이 다하고

비타 색빌웨스트 · Novel
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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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영국 문단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비타 색빌웨스트의 대표작. 영국의 총리까지 지낸 위인, 헨리 홀랜드의 죽음과 함께 시작된다. 여섯 명의 자녀는 영면을 맞이한 아버지를 추모하고 상을 치르는 여든여덟 살의 어머니, 즉 레이디 슬레인을 위로하고자 양 떼처럼 모여든다. 케이와 이디스,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네 자식은 워낙 잇속에 밝은 터라 눈물을 흘릴 겨를도 없이 곧장 유산 상속과 어머니 부양 문제를 두고, 짐짓 점잖은 체하며 지극히 속물적으로 아귀다툼을 벌인다. 늘 그림자처럼 아버지를 얌전히 내조해 온 아내, 남편을 잃은 뒤 의연하게 여생을 보내며 자식들 의견에 동조해 줄 어머니, 레이디 슬레인이 마침내 자식들 앞에 나타난다. 이제 모든 일이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었다. 유산은 적법하게 상속될 테고, 어머니는 죽는 그 순간까지 남편을 기리며 자식들의 지붕 노릇을 해 주리라. 그러나 상황은 뜻밖의 반전을 맞이한다. 레이디 슬레인은 돌연 더 이상 누군가의 아내로, 여러 아이들의 어머니로, 스스로 바라지도 않았던 온갖 굴레로부터 분연히 벗어나겠노라고 선언한다. 이 다짐은 절대 괜한 변덕이나 충동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가문에 떠밀리듯, 사회 풍속에 휘말리듯 정신없이 결혼식을 올린 그 순간부터, 자신의 참된 열정을 저버리고 꿈을 놓아 버린 그 옛날부터 이미 오래도록 품어 온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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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부 2부 3부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Description

“결국에는 자기가 원하던 것을 얻는 것이 인생인지도 몰라.”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20세기 영국 문단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비타 색빌웨스트의 대표작 20세기 영국 문단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비타 색빌웨스트의 대표작 『모든 열정이 다하고』가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일찍이 뛰어난 언어 감각과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며 작가로서 놀라운 가능성을 선뵌 색빌웨스트는 한때 계관 시인 후보로 거론될 만큼 눈부신 영감을 지닌 시인이자, 현대 조경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뛰어난 원예가로서도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루었다. 이토록 다재다능한 색빌웨스트의 창작열은 속세로부터 동떨어진 유서 깊은 놀하우스에서 성장하는 동안, 가정 교육을 받으며 책으로 고독을 달래야 했던 어린 시절부터 고양되었다. 차갑고 엄숙한 영국의 귀족 혈통과 열정적이고 방랑벽 가득한 라틴의 혈통을 모두 물려받은 색빌웨스트는 예술적 열망뿐 아니라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늘 대중과 어울리기를 어려워했지만(버지니아 울프와 친하게 지냈음에도 블룸즈버리 그룹과는 거리를 두었다.) 학창 시절부터 동성 친구들과 깊은 사랑을 나누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가문의 요구로 외교관 해럴드 니컬슨과 결혼식을 올리지만 한평생 남편과 친구처럼 지내며 열린 관계(Open marriage)를 이어 갔다.(당대, 즉 엄격한 빅토리아 시대가 막 끝난 시점에 비타 색빌웨스트의 선택은 모두 파격적이었다.) 줄곧 보수적인 영국 사회의 백안(白眼)과 맞서 싸우는 와중에도 색빌웨스트는 끊임없이 훌륭한 작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대중과 평단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1926년 장편 시 『대지(The Land)』와 1933년 『시 선집(Collected Poems)』으로 두 차례 호손든상을 수상하고, 장편 소설로는 1930년 『에드워드 시대의 사람들(The Edwardians)』과 1931년 『모든 열정이 다하고』, 그 밖에도 전기와 희곡 작품 등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완벽히 자리매김한다. 그리고 비타 색빌웨스트의 삶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이름이 있었으니, 바로 버지니아 울프다. 연인이자 문학적 반려자로서 진솔히 교감했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위로와 영감이 되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비타 색빌웨스트를 모델로 삼아 소설 『올랜도(Orlando)』의 주인공 올랜도를 창조해 냈고, 색빌웨스트 역시 울프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때 색빌웨스트와 울프가 오래도록 주고받은 편지는 영국 현대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할 뿐 아니라, 수차례 연극 무대에 오르고 2018년 영화화되었을 정도로 오늘날까지 널리 읽히고 있다. 비타 색빌웨스트는 1962년 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결코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의 일생에서 시와 수필, 소설은 늘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중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이자 더불어 가장 중요한 소설이라 할 수 있는 『모든 열정이 다하고』는 이야기꾼 색빌웨스트의 재능과 재치, 삶에 대한 통찰과 문학적 깊이를 결정적으로 보여 준다. 자신의 두 아들에게 가르침(“결국에는 자기가 원하던 것을 얻는 것이 인생인지도 몰라.”)을 주고자 직접 그들에게 헌정한 『모든 열정이 다하고』는 역경 속에서 꿋꿋이 꿈을 좇는 사람들, 성장통을 겪으며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여전히 뜨거운 감동을 전한다. 『모든 열정이 다하고』는 영국의 총리까지 지낸 위인, 헨리 홀랜드의 죽음과 함께 시작된다. 여섯 명의 자녀는 영면을 맞이한 아버지를 추모하고 상을 치르는 여든여덟 살의 어머니, 즉 레이디 슬레인을 위로하고자 양 떼처럼 모여든다. 케이와 이디스,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네 자식은 워낙 잇속에 밝은 터라 눈물을 흘릴 겨를도 없이 곧장 유산 상속과 어머니 부양 문제를 두고, 짐짓 점잖은 체하며 지극히 속물적으로 아귀다툼을 벌인다. 늘 그림자처럼 아버지를 얌전히 내조해 온 아내, 남편을 잃은 뒤 의연하게 여생을 보내며 자식들 의견에 동조해 줄 어머니, 레이디 슬레인이 마침내 자식들 앞에 나타난다. 이제 모든 일이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었다. 유산은 적법하게 상속될 테고, 어머니는 죽는 그 순간까지 남편을 기리며 자식들의 지붕 노릇을 해 주리라. 그러나 상황은 뜻밖의 반전을 맞이한다. 레이디 슬레인은 돌연 더 이상 누군가의 아내로, 여러 아이들의 어머니로, 스스로 바라지도 않았던 온갖 굴레로부터 분연히 벗어나겠노라고 선언한다. 이 다짐은 절대 괜한 변덕이나 충동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가문에 떠밀리듯, 사회 풍속에 휘말리듯 정신없이 결혼식을 올린 그 순간부터, 자신의 참된 열정을 저버리고 꿈을 놓아 버린 그 옛날부터 이미 오래도록 품어 온 계획이었다. 레이디 슬레인은 자식들에게 얹혀살기를 단호히 거부하고, 런던 사교계의 소란으로부터도 멀찍이 떨어진 아늑한 전원으로 과감히 거처를 옮긴다. 비로소 스스로를, ‘데버라’라는 자신의 이름을 되찾기 시작한 레이디 슬레인은 뜻밖의 귀중한 인연들을 마주하며 지난날의 꿈과 좌절을 오래도록 되새긴다. 그렇게 ‘모든 열정이 다하고’ 오롯이 자기만의 방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는 레이디 슬레인의 눈앞에 드디어 얼굴을 드러낸 일생은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이제 우리가 레이디 슬레인, 아니 아흔을 바라보는 데버라의 용기 있는 선택, 어렴풋이 잊힌 예술가의 꿈, 황혼처럼 찬란한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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