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마음챙김, 힐링, 워라밸, 욜로……
당신이 느끼는 그 행복, 진짜 ‘행복’입니까?
엉터리 행복론을 전파하는 주류 심리학과
물질주의 행복론에 경도된 한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
각자도생의 행복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진짜’ 행복론을 제시하다
☞ 전투적 사회심리학자, ‘자존감’에 이어 한국 사회의 행복 열풍에 주목하다
☞ ‘행복’이라는 단어 위에 덧씌워진 껍데기를 깨부수는 본격 행복 비평서
☞ 심리학이 건네는 행복에 관한 달콤한 거짓말을 파헤치다
☞ 각자도생의 행복이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진짜 행복을 위하여
☞ 지금 여기, 한국 사회를 위해 다시 쓰는 진짜 행복론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풍요중독사회》 등으로 한국 사회의 기저에 있는 심리를 분석하여 사회현상과 문제에 대해 꾸준히 발언해온 전투적 사회심리학자 김태형이 ‘자존감’에 이어 이번에는 ‘행복’에 주목했다.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행하는 행복 열풍과 주류 심리학에서 말하는 행복은 ‘가짜 행복’이며, 한국 사회에 가짜 행복을 추구하는 엉터리 행복론이 만연해 있다고 진단한다. 돈이 곧 행복이라는 믿음을 전파하는 물질주의 행복론과 한순간의 쾌락만을 좇게 만드는 쾌락주의 행복론 그리고 개인의 심리에만 초점을 맞추는 주류 심리학을 거침없이 비판하며, 엉터리 행복론과 주류 심리학이 범하고 있는 오류와 편향을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 본인 또한 심리학자이기에, 심리학을 향한 비판의 칼날은 더욱 날카롭다. 저자는 주류 심리학의 행복론이 가진 한계와 문제점을 분석하며, 심리학이 진정한 과학적 학문 그리고 사회에 필요한 학문으로 혁신하길 제안한다.
나아가 저자는 가짜 행복론에서 벗어나 진짜 행복, 즉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로 개혁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각자도생의 삶에서 행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소소하더라도 쉽고 확실한 쾌락만을 좇는 것은, 현실의 문제를 외면하고 포기하자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타인과 연대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회복시키며,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에서 권하는 진짜 행복론이다. 이는 분명 ‘소확행’보다는 더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가짜 행복론과 과감히 결별할 때 진짜 행복, 참다운 행복을 위해 나아가는 길이 열릴 것이라 단언한다.
우리는 행복을 경쟁하고 있다
각자도생의 한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일침
모두가 행복을 바라고, 모두가 행복을 말한다. 우리 사회의 풍경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행복’이라는 말은 곳곳에서 흔히 쓰이고 있다. ‘작은 행복이라도 확실하게 잡겠다’는 ‘소확행’은 한때의 유행어가 아니라 오늘날 한국 사회의 다수가 추구하는 가치관으로 자리 잡았다. 소확행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태도를 대변하는 ‘워라밸’, ‘욜로’, ‘마음챙김’ 등의 유행어 또한 일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행복’이란 단어가 붙은 말은 또 얼마나 많은가. ‘행복주택’, ‘행복도시’, ‘행복페이’, ‘행복카드’ 등등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나 정책의 이름에도 행복을 쉽사리 가져다 붙인다.
이처럼 모두가 행복을 쉽게 말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는 오히려 점점 더 불행해지고 있다. 이는 2016년에 64만 3105명이었던 우울증 환자의 수가 2019년에는 79만 8427명으로 증가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우울증 환자의 지속적이고 빠른 증가 추세는 한국인이 날이 갈수록 더 불행해지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이 행복에 새삼 주목하게 되는 것은 행복에 빨간불이 켜졌을 때다. 이로 미루어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행복 열풍은 행복하지 않은 현실, 즉 불행에 대한 인류의 집단적·사회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_ 19쪽
왜 한국 사회는 갈수록 더 불행해지고 있을까?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에서는 우리가 쉽게 말하고, 바라고, 좇는 행복이 사실은 ‘진짜 행복’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팔고 보는 자본주의 사회의 논리와 그에 영합한 주류 심리학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가짜 행복’을 권한다는 것이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이 지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에 복무하는 노동을 지속하게 만들기 위해 행복산업을 만들었다. 행복 장사꾼들은 상품을 소비하면 곧바로 ‘소확행’을 얻을 수 있다고 유혹하고, 돈을 써서 한순간의 쾌락을 즐기는 것을 ‘욜로’라는 말로 쿨하고 멋지게 포장한다. 이처럼 행복산업은 물질적 소비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물질주의 행복론을 한국 사회에 퍼뜨리고 있다.
“오늘날 행복은 자본가들에게 포획되어 새로운 이윤 창출 수단으로 전락했고, 개인 간 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_ 26쪽
하지만 이러한 물질주의 행복론으로는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없으며 행복은커녕 오히려 불행을 불러올 수 있다. 책에서는 물질적 풍요가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제학·심리학·분야의 여러 연구를 근거로 들며 논증한다. 그리고 이처럼 엉터리 행복론인 물질주의 행복론이 한국 사회에 만연하게 된 것은 돈의 힘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구조 문제라고 지적한다.
돈을 기준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고 차별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생존 불안’과 ‘존중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더욱 각자만의 행복을 좇고, 자신의 행복을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행복 경쟁에 빠지게 된다. 결국 모두가 개인의 안위와 쾌락만을 좇는 각자도생의 사회가 되는 것이다.
“돈이 곧 행복이라는 물질주의 행복론은 개개인이 자신의 생존을 책임져야만 하는 각자도생의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 공동체가 해체되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홀로 분투해야만 하는 사회에서 지배적인 믿음이 된다.” _ 33쪽
저자는 한국인이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돈 때문에 생존 불안과 존중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사회로 한국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질주의 행복론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건전한 사회로 개혁하는 것만이 한국인이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심리학과 싸우는 심리학자
주류 심리학은 어떻게 행복을 왜곡하는가
물질주의 행복론은 소비를 조장하는 자본주의 사회와 행복산업으로 인해 다수가 믿게 된 거짓 행복론일 뿐, 이론적 근거로 뒷받침되는 행복론이 아니다. 하지만 ‘쾌락주의 행복론’은 다르다. 행복을 쾌락의 증가와 고통의 회피만으로 보는 쾌락주의 행복론은 오늘날 심리학이 내세우는 가장 대표적인 행복론이다. 쾌락주의 행복론은 개인의 쾌락을 행복이라고 본다는 점에서 물질주의 행복론과 맞닿아 있고, 자본주의 사회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그렇기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쾌락주의 행복론은 ‘마음챙김’, ‘치유’, ‘힐링’ 등의 키워드로 포장되어 믿을 만한 행복론으로 대중에게 공급되고 있다.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에서는 쾌락주의 행복론 또한 물질주의 행복론과 마찬가지로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없는 가짜 행복론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행복은 왜 쾌락이 아닌지, 주류 심리학이 ‘개인’의 심리에만 집중하는 것은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 오늘날 심리학이 퍼뜨리는 가짜 행복론이 어떻게 행복 개념을 왜곡시키는지를 낱낱이 파헤친다.
“심리학이 행복 연구에 뛰어든 것은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까? 안타깝지만 심리학은 긍정적인 기여보다는 부정적인 역할을 더 많이 했다. 심리학은 일련의 긍정적인 기여에도 불구하고 행복의 개념을 왜곡하고, 행복에 관한 잘못된 이해를 확산시켰으며, 그 결과 사람들을 행복에서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 _ 99쪽
주류 심리학이 가진 대표적인 오류와 편향은 바로 집요할 정도로 ‘개인의 심리’에만 초점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