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이브의 일기

마크 트웨인 and other · Novel
92p
Where to buy
content
Rate
4.1
Average Rating
(4)

미국문학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이 전복적으로 그려낸 아담과 이브 이야기. 아담의 시점에서 쓰인「아담의 일기 발췌」와, 이브의 시점에서 쓰인 「이브의 일기」가 함께 수록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크 트웨인은 생전에 두 소설이 함께 실린 판본을 손에 들지 못했다. 작가로서 성공한 그가 사치스러운 생활과 잇단 투자 실패로 경비를 줄이고자 이탈리아에서의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던 1892~93년에「아담의 일기 발췌」를 집필하고, 이후 자매편인 「이브의 일기」를 구상하고 쓰게 되기까지 큰 시련들을 겪기 때문이다. 어려웠던 경제적 상황이 끝끝내 나아지지 않아 1894년에 파산 선고를 받고, 1895~96년에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한 덕에 재정적으로 다시 일어서지만, 1896년에 큰딸이, 1904년에는 아내가 세상을 뜬다. 아내 올리비아 랭던은 결혼 전부터 마크 트웨인의 원고를 교정하고 편집하는 ‘편집자’이자 ‘검열자’인, 그에게는 배우자 그 이상의 존재였던 터라 아내를 잃고 그는 자신의 처남인 찰스 랭던에게 “나는 나라 잃은 남자일세. 리비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나의 나라였네”라고 참담한 심정을 터놓기도 했다. 이 말은 「이브의 일기」의 마지막 장면, 이브의 무덤 앞에서 “그녀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에덴동산이었노라(80쪽)”라 말하는 아담의 독백과 고스란히 겹친다. 마크 트웨인에게 뮤즈였던 아내는 여권과 평등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아내를 잃은 이듬해인 1905년 〈하퍼스 매거진〉 크리스마스 호에 게재할 원고를 청탁받고 「이브의 일기」를 구상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순서라 하겠다.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아담의 일기 발췌 007 이브의 일기 039 마크 트웨인 연보 083 옮긴이의 말 087

Description

미국문학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이 전복적으로 그려낸 아담과 이브 이야기 매력적이고 경이롭고 신비하고 즐거운 곳, ‘이 세상’ 이곳에 도착한 최초의 여행자이자 유일한 여행자, 아담과 이브 신이 아닌 인간의 시선에서 솔직하고도 도발적으로 그려지는 둘의 속마음 여호와를 말하지 않고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가 마크 트웨인 말고 또 있을까? 마크 트웨인이 그리는 에덴동산 속 사회적·심리학적 진실은 꽤나 주목할 만하다. 『아담과 이브의 일기』 말미로 가면 이브는 많이 변하지 않지만 아담은 이브로 인해 깊이 변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브는 언제나 깨어 있었다. 아담은 천천히, 마침내 깨어난다. 그렇게 그녀와 그 자신에게 공평해진다. 하지만 이미 그녀에게 너무 늦은 때는 아닐까? 어슐러 K . 르 귄 아내를 잃고 나라를 잃은 남자, 이브의 일기를 쓰다 『톰 소여의 모험』(1876), 『미시시피강의 생활』(1883), 『허클베리 핀의 모험』(1884)까지, 미시시피강가의 작은 마을 해니벌에서 소년 시절을 보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미시시피 3부작’으로 널리 알려진 마크 트웨인. 그는 입말을 제대로 살린 미국식 구어체를 구사한 최초의 작가이면서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특유의 비판의식과 풍부한 유머로 벼려내는 데 최고인 작가였다. 윌리엄 포크너가 그를 일컬어 ‘미국문학의 아버지’라 칭송하고,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미국의 모든 현대문학이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말하는 이유다. 이러한 그의 스타일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는 『아담과 이브의 일기』가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시리즈 중 한 권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스페인 태생의 일러스트레이터 프란시스코 멜렌데스의 섬세하고도 해학적인 삽화들이 함께 한다.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시리즈의 『아담과 이브의 일기』에는 아담의 시점에서 쓰인「아담의 일기 발췌」(1904, New York: HARPER & BROTHERS)와, 이브의 시점에서 쓰인 「이브의 일기」(1906, New York: HARPER & BROTHERS)가 함께 수록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크 트웨인은 생전에 두 소설이 함께 실린 판본을 손에 들지 못했다. 미시시피 3부작의 대 흥행과, 각종 강연에 힘입어 작가로서 성공한 그가 사치스러운 생활과 잇단 투자 실패로 경비를 줄이고자 이탈리아에서의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던 1892~93년에「아담의 일기 발췌」를 집필하고, 이후 자매편인 「이브의 일기」를 구상하고 쓰게 되기까지 큰 시련들을 겪기 때문이다. 어려웠던 경제적 상황이 끝끝내 나아지지 않아 1894년에 파산 선고를 받고, 1895~96년에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한 덕에 재정적으로 다시 일어서지만, 1896년에 큰딸이, 1904년에는 아내가 세상을 뜬다. 아내 올리비아 랭던은 결혼 전부터 마크 트웨인의 원고를 교정하고 편집하는 ‘편집자’이자 ‘검열자’인, 그에게는 배우자 그 이상의 존재였던 터라 아내를 잃고 그는 자신의 처남인 찰스 랭던에게 “나는 나라 잃은 남자일세. 리비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나의 나라였네”라고 참담한 심정을 터놓기도 했다. 이 말은 「이브의 일기」의 마지막 장면, 이브의 무덤 앞에서 “그녀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에덴동산이었노라(80쪽)”라 말하는 아담의 독백과 고스란히 겹친다. 마크 트웨인에게 뮤즈였던 아내는 여권과 평등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아내를 잃은 이듬해인 1905년 〈하퍼스 매거진〉 크리스마스 호에 게재할 원고를 청탁받고 「이브의 일기」를 구상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순서라 하겠다. 이 세상에 도착한 최초의, 유일한 여행자 아담과 이브 이 세상에 성인成人으로 오고, 모든 것을 누군가의 가이드 없이 오롯이 혼자 판단하고 인지해야 하며 사람이라고는 자신 한 사람, 그리고 성별이 다른 또 한 사람, 이렇게 둘뿐이라면? 최초의 인간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마크 트웨인은 신의 관점이 아닌 ‘인간’의 시선에서, 즉 스스로 아담과 이브가 되어 이 가정에 대한 상상을 재기발랄하게 펼치는데, 접하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세상이 그저 경이롭기만 한 아담과 이브의 서술은 흡사 ‘낯설게 하기’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시종일관 묘한 유머를 자아낸다. 호칭에서부터 이 ‘낯설게 하기’는 시작된다. 아담은 처음에 이브를 보고, ‘새로운 피조물’이라 칭하다 ‘그것’에서 ‘그녀’, 결국 ‘이브’라는 고유명사로 그녀를 칭하게 된다. 이브 역시 아담을 두고 ‘실험’‘파충류’에서 마침내‘그’로 인지한다. 최초의 인류의 사고가 확장되는 과정을 이토록 직관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작가가 마크 트웨인 말고 또 있을까. 한편 이브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 아담은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것은 사물을 보는 구멍에서 물을 쏟더니, 손등으로 그 물을 훔쳐내며 다른 몇몇 동물이 괴로울 때 내는 그런 소리를 냈다(13쪽)”라고 묘사하고, “그녀는 자신이 내 몸에서 떼어낸 갈비뼈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적어도 이 말은 의심스러운 것 이상이다. 나는 갈비뼈를 잃어버린 적이 없으니까……(19쪽)”라며 도발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브는 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과 똑같은 행동을 하며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는 그 ‘친구’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슬퍼하면 그것도 슬퍼하며, 그것은 연민어린 마음으로 나를 위로하(56쪽)”는 그 상像은 이브에게 하나뿐인 벗이다. 이브는 “마른 나뭇가지 하나를 땅바닥에 놓고서 다른 나뭇가지로 거기에 구멍을 뚫으려고 애쓰다가(59쪽)” 우연히 불을 만들어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게으르고 저속하며 아둔한 ‘그’와, 쉴새없이 재잘대고 엉뚱한 짓을 저지르는 ‘그녀’ 태초부터 시작된 비일비재한 견해의 불일치 경이로운 세상 속 아담과 이브에게 가장 크고 중요한 관심사는 서로의 존재다. 이 세상에 인간이 둘밖에 없다고 해서, 둘의 사이가 좋으리란 법은 없다. 아담은 “긴 머리의 새로운 피조물이 아주 거치적댄다. 항상 얼쩡거리며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 나는 이런 행동이 마음에 들지도 않거니와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도 어색하다. 그것이 다른 동물들하고 지내면 좋겠다……(11쪽)”,“새로운 피조물은 내가 이의를 제기하기도 전에, 보이는 모든 것에 이름을 붙여버린다. (중략) 말을 하지 않으면 좋으련만, 그것은 쉴새없이 말을 한다. 내가 그 가엾은 피조물을 치사하게 욕하고 헐뜯는 것처럼 들리는데, 그럴 의도는 없다(13쪽)”며 이브에 대한 반감을 표한다. 처음 접한 ‘다른 인간’을 떠름한 시선으로 보는 건 이브도 마찬가지다. 연못에서 노니는 작은 물고기들을 잡으려 하는 아담을 보고, 작은 피조물에 대한 연민이 없다며 “취향이 저속하고 인정이 없다(47쪽)” 고 생각한다. 무턱대고 보이는 것마다 ‘이름 붙이기’를 하는 이브를 아담은 독단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이브 자신은 “지난 하루이틀 동안 내가 그를 대신해 사물에 이름 붙이는 일을 전부 떠맡았더니, 그 분야에 재능이 없는 그가 크게 안도했으며, 무척 고마워하는 눈치다. 그가 자신을 곤란에서 구해줄 적당한 이름을 생각해내지 못하지만, 나는 그의 결함을 알면서도 모르는 체(51쪽)”하며 다소 모자란 듯한 아담을 자신이 배려해준다고 생각한다. 아들 카인의 등장으로, 둘의 시각차는 더욱 벌어진다. 아담은 갓난아기인 카인을 보고 동족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어쩌면 물고기일 수도 있는데, 내가 알아보려고 물속에 집어넣으니 그것이 가라앉았고, 그러자 그녀가 뛰어들어 그것을 건져내는 바람에 실험을 통해 그 문제를 밝혀낼 기회가 미처 없었다. 나는 여전히 그것이 물고기라고 생각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개의치 않으며, 내가 그것을 가지고 시험을 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26~28쪽)”아담은 카인의 생김새를 보고 성장 과정에 따라 물고기, 캥거루, 곰으로 추측하지만 결국 “동물학적으로 분류할 수 없는 이 괴짜의 변화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