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쉬운 고전 [서울대클래식]의 세 번째 이야기
김헌 교수의 해설로 만나는 [일리아스]
“모든 위대한 문학 작품은 《일리아스》이거나 《오뒷세이아》이다.”라는 말은 두 작품이 서양 문학사 전체에서 갖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서양 문학사의 맥을 잇는 위대한 문학 작품들이 고대 그리스 최초의 서사시인 두 작품을 원천으로 삼아 그 흐름 속에서 창작되었다는 뜻이다. 쉬운 고전 [서울대클래식]의 세 번째 책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로, 서양 고전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김헌 교수(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가 해설과 번역을 맡아 트로이아 전쟁의 한가운데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고대 그리스의 신화적 상상력이 만들어 낸 웅장한 세계 속으로의 초대
《일리아스》는 전설적인 트로이아 전쟁을 배경으로 활약하던 아킬레우스와 수많은 전사들에 대한 기억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문자로 정착된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태곳적부터 고대 그리스인들이 상상하던 세계가 누적되어 있다. 그렇게 서구 정신의 원초적인 뿌리라 할 수 있는 《일리아스》는 집단창작의 지혜를 담아내는 구술문화와 천재적인 한 작가의 솜씨가 빛나는 문자문화의 경계선상에서 태어난 작품이다. 고대 그리스의 신화적 상상력이 작품 속 인물들과 사건을 빚어내며 신과 인간들이 어우러지는 웅장한 세계를 펼쳐낸다.
젊은 시절, 《일리아스》는 내게 그런 책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들과 함께 호흡하며 전쟁터를 누비면서 두려워 떨고, 용기를 내서 다시 일어서 돌진했고, 그 독서의 경험이 나에게 세상에 대한 우려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죽음의 한계와 공포를 이겨내며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기 위해 싸워 나가는 영웅들의 생생하고 격렬한 투쟁에 참가하면서, 그 피비린내 나는 ‘아름다운’ 죽음을 목도하고 애도하면서 나는 삶의 본질을, 이 세상의 진실을,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이 작은 책을 통해 독자들이 내가 했던 경험을 조금이나마 함께 맛보면 좋겠다.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