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이다혜
2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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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에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를 연재 중인 북 칼럼니스트이자 에세이스트 이다혜 기자.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과 EBS 라디오 [책으로 행복한 12시]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비며 책에 대해 말하고 있다. 책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읽기를 즐길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이다혜 기자는,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페미니즘적 책 읽기를 권한다.고전이라 불리며 세대를 초월하여 널리 읽히고 있는 소설 속 여성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을까. 어릴 적 그다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소설 속 여성의 모습은, 어른이 되고 보니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여러 여성 문제들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여성의 운명은 남성에 의해 좌우되고, 여성은 그러한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 남성의 사랑만을 갈구한다. 물론 문학 작품에는 작가가 살았던 시대의 사회 분위기가 반영될 수밖에 없고,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있다고 해서 작품 전체를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그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읽어낼 때, 앞으로의 문학 작품에서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는 진부한 여성 캐릭터는 사라지지 않을까? 나아가 여성이 살기 좋은 사회가 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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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니까, 여자라서, 여자이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아버렸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여자 독서 클럽’ 《씨네21》에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를 연재 중인 북 칼럼니스트이자 에세이스트 이다혜 기자.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과 EBS 라디오 〈책으로 행복한 12시〉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비며 책에 대해 말하고 있다. 책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읽기를 즐길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이다혜 기자는,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페미니즘적 책 읽기를 권한다. 고전이라 불리며 세대를 초월하여 널리 읽히고 있는 소설 속 여성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을까. 어릴 적 그다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소설 속 여성의 모습은, 어른이 되고 보니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여러 여성 문제들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여성의 운명은 남성에 의해 좌우되고, 여성은 그러한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 남성의 사랑만을 갈구한다. 물론 문학 작품에는 작가가 살았던 시대의 사회 분위기가 반영될 수밖에 없고,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있다고 해서 작품 전체를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그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읽어낼 때, 앞으로의 문학 작품에서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는 진부한 여성 캐릭터는 사라지지 않을까? 나아가 여성이 살기 좋은 사회가 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미스터리와 스릴러에서는 왜 항상 형사가 아니라 그의 아내가 죽을까? “왜 범인은 탐정(형사)이 아닌 그의 애인을 죽였을까? 그런 상황 전개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가장 큰 의혹은…… 혹시 남성 탐정(형사)의 각성을 위해, 혹은 더 큰 사건으로 끌어들이는 장치로 그녀들이 희생되고 있지는 않은가? 탐정(형사)을 해치는 것보다 그의 연인 혹은 배우자를 해치는 것이야말로 ‘결정적 한 방’으로 효과적이라면 여성이 탐정 역인 경우에도, 그들의 배우자나 연인에게 같은 끔찍한 살해 행위가 가해지는가? 특히, 강간이라는 범죄는 탐정(형사)과 그의 배우자 중 어느 쪽에 가해질까?” 에드거 앨런 포와 아서 코난 도일, 애거사 크리스티 등이 쓴 클래식 미스터리는 누군가 살해당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살인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자가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는 게 살인범을 찾는 추리의 첫 단계였다. 20세기 초중반 살인의 이유란 돈, 명예 또는 사랑이었고 그 시대 돈과 명예는 대부분 남성이 가지고 있었기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주로 남성이었다. 하지만 최근 스릴러에는 살인의 동기가 없다. 묻지 마 살인의 시대.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연쇄살인을 어떻게 멈추게 할지가 중요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애꿎은 여성은 항상 피해자의 자리에 서게 되었다. 〈CSI〉, 〈크리미널 마인드〉, 〈멘탈리스트〉 등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범죄수사물에서도 탐정이나 형사인 남성이 아니라 그의 아내 또는 여자 친구인 여성이 범죄의 희생양이 된다. 여적여?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여자면 꼭 이렇게 묻는 사람들이 있다. 저 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같은 정치적 의견(당연히 여성 문제를 포함한다)을 과격하게 표현하던 사람이 혐오 발언이나 문제 있는 언행을 하는 경우, 또 묻는 사람들이 있다. 저런 여자들 문제 있지 않아? 응, 당연히 문제 있다고 생각해. 저 사람이 한 행동은 문제 있다고 생각해.” 여자의 적은 여자라서 저희들끼리 싸우느라 진전이 없다고 한다. 지구인의 절반은 여자니 여자의 적이 남자인 경우도 있지만 여자인 경우도 있는 게 당연하다. 사실 남자들끼리 다투는 경우가 더 많은데, 유독 여자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자=같은 편’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도 안 된다. 길리언 플린이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나를 찾아줘〉의 여성 주인공 에이미. 그녀의 남편은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운 데다가, 직업을 잃어 그동안 안락한 삶을 누려왔던 맨해튼을 떠나게 만든 죄인이다. 하지만 그동안 그림 같던 부부의 삶이 가식이었음을 폭로한 에이미의 일기는 거짓이었다. 그러면 억울한 것은 남편이다. 에이미는 유산한 것처럼 꾸미고 강간당한 것처럼 꾸민다. 여성성을 십분 활용해 남자들을 휘두른다. 심지어 남자들이 하는 방식으로 여자들을 비판하고 욕한다. 그렇다고 에이미가 여성을 대표하는 단 한 명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에이미는 스릴러물의 한 캐릭터일 뿐이다. 〈덱스터〉를 즐기는 남성 시청자가 덱스터의 행동을 옹호하지는 않는 것처럼. 『제인 에어』는 된장녀의 신분 상승기? 아니면, 개념녀의 제 무덤 파기?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는 ‘된장녀의 신분 상승기’일까, ‘개념녀의 제 무덤 파기’일까? 험난한 유년기를 보낸 제인은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저택 주인 로체스터와 서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로체스터의 미치광이 아내 버사의 존재를 알게 되어 그의 곁을 떠난다. 그 후 저택에 불이 나 버사는 죽고 로체스터는 눈과 한쪽 팔을 잃게 된다. 환상 속에서 자기 이름을 부르는 로체스터의 목소리를 듣고 저택으로 달려온 제인은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고 로체스터와 결혼한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고 했지만 결국 멀리 떠나는 대신 로체스터의 곁을 머물기로 한 제인 에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로체스터의 아내 버사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서인도제도의 부유하고 아름다웠던 버사는 왜 영국으로 시집와서 미치광이 여자가 되었을까? 대부분의 여성은 어릴 적 한 번쯤은 동화 속 주인공을 꿈꾸어봤을 것이다.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콩쥐팥쥐』에서 여자 주인공은 어떻게 해피엔딩을 맞이했는가. 왕자님이 올 때까지 독이 든 사과를 먹고 누워 있거나, 구멍 뚫린 독에 물을 붓거나 하는 등 극강의 인내심을 보여준다. 동화 속 여자 주인공은 항상 인내의 제왕이다. 많은 작품들 속에서 여성은 투덜거리기보다 인내하는 쪽을 선택한다. 남성의 폭력에, 바람기에, 거짓말에, 불법행위에 그저 인내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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