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여자

임경선 · Essay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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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연애할 때>(2012)로 엄마-자신-딸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 수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임경선 작가의 에세이. 임경선이라는 사람을 이룬 성장담이 담긴 책으로, 지금까지의 삶과 사랑, 일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아이였지만 끊임없이 현실에 부딪치며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갔던 어린 시절, 참 많이 차였던 연애, 몸이 아파 회사를 못 다니게 되어 차선책으로 선택한 프리랜서의 삶. 콤플렉스를 마주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남자도, 인생도, 자신도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살아온 한 여자의 인생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작가의 개인사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으로 살아가며 무수히 상처 받고 체념하고, 결국엔 스스로 단단해진 삶. 저자는 과한 자기연민 없이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말한다. 자신의 상처가 개인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보편적이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개별적인 상처를 떠안고 살아간다고. 그리고 그것은 “나라는 여자를 더 정직하고 선명하게”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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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수줍은 자신감 외동딸이던 시절 이코노미 클래스 키드 눈 감은 남자 외국 병원에서의 나날 청춘의 기나긴 겨울 서점에서 사진 찍기 늘 연애하는 여자 브라질리안 댄스파티 너의 결핍을 좋아하니까 청춘의 합숙 늘 연애하는 여자들은 뭐가 다를까 장남, 차남 그리고 막내외아들 섬세하고 예민한 남자 선 긋기 사랑은 얼마나 자의적인가 새로운 개인의 탄생 개인의 탄생 피부색의 차이 개인성의 예의 서가에서 우린 만났지 교복 입은 여고생들 유태인 동네의 동양인 아가씨 나를 표현해도 되는 기쁨 엑스맨 기숙사 누군가의 인생을 상담한다는 것 나는 행복해지고 싶을까 전학생 정서 어른 남자가 내게 가르쳐준 것 나는 왜 차였나 인생은 직선이 아니니까 독자와 연애하기 나는 정말 행복해지고 싶을까 현실주의자의 꿈 아름다운 이별은 존재하는가 속 깊은 이성친구의 필요성 우연한 전직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가는 어려움 현실주의자의 꿈 행복한 가회동 길 에필로그

Description

개인의 성장담이 보편성을 얻기까지 “상처는 지극히 인생에 상냥하다” ‘그녀라면 뭐든 알 것만 같았다. 연애든, 인생이든.’ 임경선 작가의 상담 칼럼을 봐온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했을 생각이다. 그런 그녀는 정작 어떤 인생을 살아왔을까? 지난해 산문 『엄마와 연애할 때』(2012)로 엄마-자신-딸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 수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그녀가 신작 산문으로 찾아왔다. 외교관의 딸로 여러 나라에서 살았고, 그래서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어느덧 한국어로 글을 써 자신을 표현하는 저자 임경선. 『나라는 여자』는 임경선이라는 사람을 이룬 성장담이다. 지금까지의 삶과 사랑, 일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아이였지만 끊임없이 현실에 부딪치며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갔던 어린 시절, 참 많이 차였던 연애, 몸이 아파 회사를 못 다니게 되어 차선책으로 선택한 프리랜서의 삶. 콤플렉스를 마주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남자도, 인생도, 자신도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살아온 한 여자의 인생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작가의 개인사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으로 살아가며 무수히 상처 받고 체념하고, 결국엔 스스로 단단해진 삶. 저자는 과한 자기연민 없이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말한다. 자신의 상처가 개인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보편적이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개별적인 상처를 떠안고 살아간다고. 그리고 그것은 “나라는 여자를 더 정직하고 선명하게” 만들었다고.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어떤 예민한 감정이 건드려짐으로써 내 안에 원래부터 있던 단단한 무언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것들이 그 사람을 무엇보다도 그 사람답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운이 좋다면 상처와 결핍을 가진 타인을 이해하고 대가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원시적인 힘을 줄지도 모르겠다. 이쯤 되면 상처는 지극히 인생에 상냥하다. - 「에필로그」에서 경계인으로 살아오며 단단해진 삶 “생애의 절반가량, ‘어디 어디서 온 아이’라고 불렸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여섯 살, 세계관이 형성될 무렵 일본 요코하마로 떠났다. 그곳에서 삼 년을 살고 한국의 한 초등학교로 전학을 왔다. 일본에서도 노골적으로 차별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내 나라에 와서 우리말을 못한다며 소위 ‘왕따’를 당한다. 이것이 아마도 그녀 인생의 첫 상처였을 것이다. 다시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떠나 영국인학교와 미국인학교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예전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한다. 영어 발음을 굴리게 된 덕분인지 “한 시절의 왕따가 또 다른 시절의 스타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 현실에 마냥 안도하며 즐기지는 못했다. 호기심이 이질감으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었으므로. 그러고도 브라질 상파울루, 일본 오사카, 미국 뉴욕 등지로 열한 번의 전학을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려서는 그저 부모님을 따라 옮겨 다녔지만, 커서는 스스로 선택한 경계인의 삶이었다. “왜 나는 항상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에 스스로를 가져다놓으려고 하는 건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157쪽) 이렇게 남들과는 다른 어린 시절을 보내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인생은 살 만한 것이라는, 어쨌거나 삶은 계속된다는 행복한 체념의 태도를 보여준다. 혼자인 게 익숙한 것은, 늘 전학생 신세였기 때문이다. 나는 칠판 앞에 혼자 서서 삼 분 안에 눈앞에 앉아 있는 저 많은 아이들을 향해 날 부디 내치지 말아달라며 소속감을 구할 때 속수무책으로 혼자구나, 싶었다. 이 깊어 보이는 숲길도 결국 한때의 통과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조금 더 속도를 높이고 힘차게 잰걸음으로 도서관으로 향하면 되었다. 그리고 어두워지기 전에만 다시 이 길로 돌아오면 되었다. 그러니까 조금 더 내 발로 걸어가기로 했다. - 125쪽, 159쪽에서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한다는 말을 듣는 것도 결국엔 전학생 정서가 삶의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전학 가서 첫인사를 할 때, 어느 무리에도 끼지 못하고 아웃사이더로 지낼 때 막막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결코 자기연민에 빠지지는 않았다. 그녀의 인생엔 늘 아릿한 슬픔이 깔려 있었지만 삶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태도만은 변함이 없었다. 이렇듯 『나라는 여자』는 저자 임경선이 자신의 삶에 거리를 두고 관조하면서 써 내려간 책이다. 연민을 강요하지도, 자신의 삶을 이해해달라 요구하지도 않는 담담하게 독백처럼 들려주는 이야기에 어느새 우리는 자신의 삶을 대입해보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도, 내가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할 수도 없었다. 제일 억울한 건, 하필 내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한테 무리했던 것.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이상한 심리라니, 생각해보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그것이 바보짓임을 아는 걸 보니 이젠 마음속으로 안심할 수 있는 장소를 운 좋게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어디 어디서 온 아이’는 외롭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크는 데에 확실히 성공한 것 같다. - 142~143쪽에서 연애하는 여자, 치열한 꿈 좇기 “알고 보면 사랑이란 혼자서 하는 것이다” 작가 임경선을 말할 때 ‘사랑’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늘 연애하면서 살았던 여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늘 남자에게 차이던 여자였다고. 한때 사랑에 관한 지침서를 쓰기도 했지만 사랑에 있어선 결코 ‘학습’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그것은 그저 타고난 성향일 뿐.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인정사정없이 푹 빠졌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자나 깨나 그 사람 생각으로 온몸이 ‘절임’ 상태가 되고 오른쪽 눈썹 위 이마쯤에 그 사람의 얼굴이 온종일 대롱대롱 매달려 다녔다. 그렇게 노상 붙이고 다니면서도 그 사람을 끊임없이 그리워하느라 속살이 매 순간 아리거나 심장이 당장에라도 터질 지경이었다. - 91쪽에서 그녀가 무엇을 성취할 때 가장 강력한 동기를 부여한 것 역시 사랑이었다. “무엇 하나 잔소리하지 않는 부모 손에 자라 대신 ‘사랑’이 공부나 일의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 것.”(93쪽) 다양한 타입의 남자를 만났고, 사랑했고, 헤어졌다. 그러는 동안 많이 아팠고, 충만했고, 체념했고, 무엇보다 많은 것을 깨쳤다. 섬세하고 예민한 남자를 만나 마음고생도 했고, 아내를 잃은 남자와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결국 그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음을 아이를 낳고서야 깨달았다. 자기만의 세계에 사는 ‘오덕’ 같은 남자와 황홀한 사랑을 했지만 결국 자신의 결핍을 깨닫게 해주었고, 정신적인 쌍생아 같은 이와의 만남은 씁쓸한 자신의 진짜 모습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유부남과 사랑에 빠질 뻔했던 경험과 수많은 상담을 통해 알게 된 사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누가 누구에게 비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만남과 헤어짐이 가르쳐준 것들을 알 수 있었고, “학습 속도가 느려도 깨우친 것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 하기에” 이렇게 연애에 관한 고해성사 격 글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랑만큼이나 열정적으로 덤볐던 것은 바로 글쓰기였다. 처음부터 글 쓰는 삶을 꿈꾸었던 것은 아니다. 스스로 ‘회사형 인간’이라고 칭할 만큼 회의도 회식도 좋아했던 그녀지만, 네 번째 갑상선암 수술과 공황장애 발병은 정상적인 회사 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차선으로 선택한 글쓰기. 언제나 치열하게 살아왔던 방식은 여기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었다. 연재 칼럼 자리를 꿰차기 위해 많은 신문사와 잡지사에 무작정 연락했고, 첫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에 자신을 세일즈하기도 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소설에 도전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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