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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은 강간이다

조디 래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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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은 강간이다
조디 래피얼 · 2016
340p
강간 피해 여성이 용기와 인내로 사건을 고발했을 때, 우리 사회는 강간범을 향해 범행 동기를 묻는 대신 피해자에게 왜 범죄 피해를 입었는가를 따지곤 한다. 왜 늦은 시간에 외출했으며, 어쩌다 술은 마셨고, 무엇 때문에 옷은 그렇게 입었는가. 어째서 남성을 따라갔고, '최선을 다해' 저항하지 않았으며, 무슨 저의로 이제야 고발하는가. 그러고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판단한다. 그것은 강간이 아니라고. 가해자의 심기를 건드려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피해자가 강간범의 요구에 응한다. 그러나 그 절박한 생존의 분투는 '암묵적 동의'로 둔갑된다. 가해자를 단죄하고 삶을 재건하는 과정에서조차 피해자는 역비난과 무지의 폭력이라는 2차 가해에 시달린다. 이러한 패턴은 과연 여성의 성적 자유를 위한 필요악이며, 오늘 이곳에만 존재하는 것일까. 여성 대상 범죄사건 전문 변호사이자 법학자인 저자는 강간 혐의를 받은 유명인을 비롯해 수많은 가해자의 범행과 사실 부정, 그를 생생히 증언하는 실제 피해자의 인터뷰, 다양한 연구 조사 및 의학적.법률적 기록에 대한 엄격하고 광범위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것이 오랫동안 형태와 층위를 바꿔 반복돼온 현상임을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감정과 편향을 제거했을 때에도 여전히 강간은 강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탁월하게 논증해낸다.

Description

‘강간은 강간이다’ 이 당연한 명제는 어떻게 부인되고, 힐난받으며, 호도되는가? 강간 피해 여성이 용기와 인내로 사건을 고발했을 때, 우리 사회는 강간범을 향해 범행 동기를 묻는 대신 피해자에게 왜 범죄 피해를 입었는가를 따지곤 한다. 왜 늦은 시간에 외출했으며, 어쩌다 술은 마셨고, 무엇 때문에 옷은 그렇게 입었는가. 어째서 남성을 따라갔고, ‘최선을 다해’ 저항하지 않았으며, 무슨 저의로 이제야 고발하는가. 그러고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판단한다. 그것은 강간이 아니라고. 가해자의 심기를 건드려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피해자가 강간범의 요구에 응한다. 그러나 그 절박한 생존의 분투는 ‘암묵적 동의’로 둔갑된다. 가해자를 단죄하고 삶을 재건하는 과정에서조차 피해자는 역비난과 무지의 폭력이라는 2차 가해에 시달린다. 이러한 패턴은 과연 여성의 성적 자유를 위한 필요악이며, 오늘 이곳에만 존재하는 것일까. 여성 대상 범죄사건 전문 변호사이자 법학자인 저자는 강간 혐의를 받은 유명인을 비롯해 수많은 가해자의 범행과 사실 부정, 그를 생생히 증언하는 실제 피해자의 인터뷰, 다양한 연구 조사 및 의학적.법률적 기록에 대한 엄격하고 광범위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것이 오랫동안 형태와 층위를 바꿔 반복돼온 현상임을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감정과 편향을 제거했을 때에도 여전히 강간은 강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탁월하게 논증해낸다. “강간 피해자들의 분투에 관한 강렬하고도 가슴 아픈 연구.” _『퍼블리셔스위클리』 “강간임이 부정되는 것보다 혐오스러운 일은 없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필독서.” _『밀리터리리뷰』 “언제 출간되든 시의적절한 책.” _『콜로라도 스프링스 인디펜던트』 사례, 심층 인터뷰, 데이터, 수사 보고서, 변론과 반박, 유언비어와 이론들 실제 발생한 강간 사건을 가능한 모든 층위에서 조명하다 _데이터가 말하게 하라 “우리는 올바르게 감별되고 확인된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든, 데이터가 다른 방향을 가리키기를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바라든 상관없다.”(마이클 스펙터, 과학 저널리스트) 이 말은 피해자를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강간 부정론자뿐 아니라, 강간 근절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저자는 만연한 강간 문화를 지적할 때마다 위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한다. 수많은 강간 연구와 통계를 두루 검토하고 과학적으로 합리적이라고 확인된 수치만을 인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치가 말해주는 실체적 진실은 여전히 잔혹하다. 살면서 강제 삽입을 경험한 여성은 연구에 따라 1210~1800만 명. 전체 미국 여성의 10.6~16.1퍼센트다. 법적 정의에 부합하는 강간 범죄만을, 논란의 여지가 없는 방식으로 통계 낸 것이다. 반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응답한 여성은 최대로 쳐도 20퍼센트 대에 머문다. 강력범죄, 재산 피해 신고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치다. 강간 피해자를 비난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허위 강간 신고율도 예외 없다. 절반 이상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강간 부정론자와, 허위 신고는 단 2퍼센트뿐이라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에는 모두 문제가 있다. 신뢰할 만한 연구들이 보여주는 허위 신고율은 2~8퍼센트다. 신뢰 가능한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저자는 쓸데없는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마땅히 강간 근절에 기울여져야 할 관심이 의미 없이 분산되는 것을 막는다. 이는 많은 극우주의 사이트에서 피해자를 공격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악용되는 해묵은 수법을 끝내고, 일부 페미니스트가 이에 대해 대항하며 벌이는 소모적 언쟁을 종결시킨다는 점에서, 또 피해자들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신뢰성’의 문제에서 해방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저자는 이념이나 감정에 편향되지 않고 오직 확인된 사실에 기반하여 논의를 전개하며, 그것이 어떤 자극적인 드라마나 충격적인 통계보다 더 진실하고 강력한 강간 근절 방법임을 역설한다. _피해자들, 입을 열다 이 책의 또 다른 축은 저자가 다섯 명의 피해자와 직접 나눈 심층 인터뷰다. 피해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강간 사건들의 비슷한 양상과 사건마다 조금씩 달랐던 대처, 그리고 그것들이 복합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강간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언론 보도나 수사기관의 발표를 통해 듣는 길어야 불과 몇 시간의 사건 경위와 피해자들의 입을 통해 듣는 평생에 걸친 사건의 경과는 똑같은 강간 사건에 대해 전혀 다른 증언을 한다. 한쪽에서 그것은 불유쾌한 섹스 혹은 처리하면 끝날 ‘사건’에 불과한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삶을 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주목하는 고발의 순간만이 아닌, 사건의 전후 시간을 피해자의 입을 통해 천천히 따라간다. 그제야, 수면 아래 거대하게 자리한 강간 사건, 강간이라는 사안의 전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학 1학년, 사교성 없는 성격을 탓하며 새내기 시절을 보내던 메건은 밖으로 다니며 사람들을 좀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평소에 잘 가지 않던 파티에 가게 된다. 주변은 시끄럽고, 사람들은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다. 파티에 온 것을 후회하던 중 메건에게 체격 좋은 농구선수 한 명이 다가왔다. 그는 신입생인지, 사는 곳은 어디인지 물으며 대화를 건넸다. “여기 시끄럽지. 친구들이 있는 위층에 가서 얘기나 하자.” 메건은 그를 따라갔다. 그와 잘해보려던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저 이 시끄러운 곳에서 빠져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을 뿐. 화장실에 가겠다던 그는 라운지를 둘러보던 메건을 뒤에서 덮쳤다. 억지로 구강성교를 시키고 질에 자신의 성기를 삽입했다. 메건은 저항했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다. “네가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 그의 대답이었다. 간신히 숙소에 돌아온 메건은 사건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불면증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끔찍한 자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형벌은 시작일 뿐이었다. 학교 보건소는 강간 검사 키트를 사용하지 않았고, 그녀를 응급실에 보내지도 않았다. 담당 검사는 사건을 신고하고 7개월이 지나기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여성 학과장들마저 “다리 밑에 흘러가는 물”이라며 피해자인 메건에게 극복하고 잊어버리라 했다. 친구들과 나간 사이 누군가가 방에 침입해 침대 시트를 찢어놓기도 했다. 경비에게 사실을 알리자 남을 모함하지 말라는 꾸중만 돌아왔다. 그 후에도 누군가 메건의 방문 밑으로 “네가 질 거야”라고 적은 종이를 밀어 넣은 일이 있었다. 경비대의 태도는 여전했다. 메건은 교수 위원단 앞에서 열리는 교내 청문회도 거쳐야 했다. 적대적 질문이 난무했고, 메건의 자책과 자기의심은 반복되었다. 메건은 어렵게 가해자를 학교에서 퇴학시키는 데 성공했다. 가해자를 신고한 세 명의 피해자가 더 있었다. 메건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학교를 상대로도 민사 소송을 걸었고, 자신도 학교를 옮겼다. 소송이 진행 중일 때 해당 학교 교내 신문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해왔고, 메건은 사건이 계류 중이므로 이를 거절했다. 기사에는 가해자의 인터뷰만 나갔고, 메건의 실명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가해자는 “더러운 창녀”라는 폭언을 쓰며 섹스를 해놓고 후회되자 신고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나갈 무렵에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친구마저 메건을 떠난 뒤였다. 메건은 나중에 비슷한 기사가 여덟 건이나 나간 것을 확인했다. 이어진 소송에서 상대 측 변호사는 메건 자신도 알지 못했던 증조할아버지의 자살 사실을 들먹이며 관심을 끌려는 것, 가족 내력이 아니냐는 질문을 했다. 소가 기각되고, 다시 가해자가 보복 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은 계속 흘렀고 메건은 점점 더 고립되었다. 강간 사건에서 무관심이 불신으로, 피해자 비난으로, 처벌로 이어지는 과정의 전형이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메건의 말을 믿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가해자에게 편향적으로 발언권을 부여했으며, 종국에는 그에게 귀 기울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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