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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는 어떻게 불교 왕국을 이루었을까? 527년 신라, 스물한 살 청년의 목이 베인다. 잘린 목에서는 피 대신 흰 젖이 솟구치고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린다. 이른바 ‘이차돈 순교’ 사건이다. 젊은 승려 이차돈의 순교는 신라의 불교 공인을 이끌어내고, ‘527년 신라 불교 공인, 이차돈 순교’라는 요약된 문장으로 우리나라 연표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역사 속 주요 사건이 되었다. 또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 장경판전 등의 불교 문화유산을 남기게 된 계기도 되었다. 이차돈과 법흥왕의 ‘불국토 신라 만들기 프로젝트’를 해부한다 ‘이차돈 순교’라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은 시인이자 기자인 저자가 ‘처형장을 향해 스스로 걸어간 사내, 그의 삶과 죽음, 당대 신라의 사회적 상황과 정치·경제학적 환경, 비단 종교만이 아닌 이데올로기로 역할을 한 6세기 불교의 위상까지 밝혀 나가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여러 자료와 취재, 인터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해동고승전》 등의 옛 자료와 1935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이광수 소설 《이차돈의 사》, 그리고 학자들의 여러 논문을 뒤적이며 ‘고대사이면서 현대사이고 지역사이자 보편적인 종교 문화사를 복원’한 것이다. 저자는 스물한 살 청년 이차돈이 신라의 불교 공인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던졌던 이 사건을 두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리고 이차돈의 베어진 머리가 떨어졌다는 백률사 대숲, 신라인들이 신성하게 여겼던 숲인 천경림 안에 지어졌다는 흥륜사 절터, 이차돈의 제사를 올렸다는 소금강산 정상, 왕들의 능, 이차돈 순교비가 있는 국립경주박물관 등을 헤매 다니면서 이차돈과 법흥왕의 ‘불국토 신라를 만들기 위한 비밀스러운 프로젝트’가 진행된 ‘순교의 아침’ 그날 그곳의 수수께끼를 풀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