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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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준비하고 삶의 소중함을 전하는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 세상에 남겨야 할 선물이 무엇인가를 알려 주는 잔잔하고 깊은 여운 작품에 대하여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가. 누구나 조금씩은 죽음을 두렵게 생각하며 살겠지만,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까닭에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하며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죽음이 눈앞에 찾아왔을 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남겨진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고 떠난다면 그 죽음은 훨씬 의미 있을 것이다. 죽음은 삶의 한 부분이고, 삶은 죽음이 있기에 더 값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면 말이다. 아마도 남겨진 이들이 삶을 더욱 감사하며 살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할머니가 남긴 선물》은 죽음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할머니 돼지와 손녀 돼지의 잔잔한 이별의 과정을 통해 삶과 죽음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할머니 돼지와 손녀 돼지는 오래도록 함께 살아왔다. 집안일을 함께 하고, 함께 옥수수 귀리죽을 먹으면서. 평범한 일상이지만 할머니와 함께 있고, 모든 것을 할머니와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손녀 돼지는 늘 행복했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옥수수 귀리죽도 할머니랑 같이 살 수만 있다면 언제까지나 먹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갑자기 할머니 돼지가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할머니에게 죽음이 다가온 것이다. 다음 날 간신히 일어난 할머니는 차분히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꽤 현실적인, 그러면서도 실제적으로 죽음을 느끼게 해 주는 일들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반납하고, 통장을 해지하고, 외상값을 갚는 일이다. 그러나 할머니 돼지의 죽음에 대한 준비는 이러한 현실적인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것들보다 더 중요한 일이 남아 있었다. 바로 세상과의 작별 인사다. 나무와 꽃과 하늘을 눈으로 보며 마지막으로 즐기는 일. 할머니 돼지는 잔치를 열고 싶다고 하며 손녀와 함께 산책길에 나선다. 마을을 돌아보며 듣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본다. 삶이 끝나가는 순간에 느끼는 아쉬움과 추억과 소중함이 뒤섞인 마음이다. 그리고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 하늘에 모여 있는 구름, 연못에 비친 정자 들을 보며, 이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손녀에게 하나하나 알려 준다. 할머니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산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를 잘 알고 있다. 할머니가 남겨 준 선물이란 바로 이것이다.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고,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려 준 것. 할머니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손녀에게 삶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하나밖에 없는 가족의 죽음이라면 더욱 그렇다. 할머니가 떠나면 손녀는 세상에 혼자 남겨진다. 하지만 혼자 살아나가야 하는 손녀는 삶을 소중히 생각하고 할머니의 죽음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인다. 손녀는 슬프지만 담담하게 할머니를 보낸다. 이 작품은 결코 슬픔을 과장되게 그리지 않는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순간, 즉 마지막에 대한 한없이 평화로운 정경은 죽음을 슬픔 없이 받아들이게 할 만큼 아름답다. 투명한 수채화로 그려진 잔잔한 그림은 죽음을, 삶을 아름답게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죽음에 대한 따뜻한 묘사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