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재림!
코믹스계의 전설 스탠 리와 잭 커비가 마블 슈퍼 영웅들의 만신전에 토르를 앉힌 후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이 북유럽 천둥의 신은 마블 유니버스의 운명을 바꿔 놓은 스토리마다 빠짐없이 모습을 보이며 그야말로 대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와 동시간대에 벌어진 라그나로크의 결과 아스가르드가 궤멸하고 전설의 영웅들이 신들의 잠에 빠지며, <토르> 역시 2007년까지 약 3년에 걸친 휴식기에 들어가야만 했다. 이런 토르에게 찬란했던 예전의 영광을 되찾아주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이때 <하우스 오브 엠>의 올리비에 크와펠과 의 마르코 저저비치를 대동한 J. 마이클 스트라진스키가 잠들어 있던 천둥의 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TV 시리즈 “바빌론 5”와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체인질링”의 각본을 쓴 스트라진스키는, 깐깐한 골수 토르 팬들조차 놀랄 만한 스토리를 과감히 선보이며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천둥신 토르의 귀환과 함께 오클라호마 브록스턴의 평원, 즉 미국 한가운데 아스가르드를 가져다 놓은 것만 봐도 앞으로 이 이야기가 평범하게 흐르지 않을 거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만화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이즈너상 최우수 연재물 부문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J. 마이클 스트라진스키의 <토르>는, 북유럽 신화를 스탠 리와 잭 커비가 변주해 만들어 낸 천둥신의 역사에 남을 만한 역작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