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Eun Hee-Jyung · Novel
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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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의 다섯번째 소설집이자, 열두 권째 작품집. 수록된 여섯 편의 소설들은 느슨하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유사한 인물들과 동일한 공간들이 여러 소설들에서 겹쳐지고, 에피소드와 모티프가 교차한다. 그리고 여섯 편의 소설들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마지막 작품 '금성녀'에 이르면, 그것들이 단지 희미한 유사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작품집은, '눈송이 연작'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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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_009 프랑스어 초급과정 _043 스페인 도둑 _073 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_113 독일 아이들만 아는 이야기 _149 금성녀 _183 해설_이소연(문학평론가) 낯선 슬픔은 오래된 지혜를 꿈꾼다 _227 작가의 말 _245

Description

그 이름만으로 하나의 ‘장르’이자 ‘브랜드’인 작가 은희경, 그 다섯번째 소설집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1995년 데뷔, 등단 20년차인 작가에게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이하 『눈송이』)는 그의 다섯번째 소설집이자, 열두 권째 작품집이다.(소설 외에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이 있다.) 연재를 하고 계절마다 단편을 쓰고, 그것들을 모으고 정리해 책을 내는 시간들을 생각하면, 작가는 그동안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고 작품을 쓰고 책을 묶었다. 20년, 작가의 첫 책 『새의 선물』에 열광했던 이들의 딸들이 자라 다시 그의 책을 집어드는 시간이다. ‘은희경’은 엄마와 딸이 함께 읽는 브랜드/장르이다. 어떤 시간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 시간을 견뎌낸 자들만이 발견하는, 별자리처럼 반짝이는 삶의 진실들 풍경은 늘 그렇게 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조금은 다를 것이다. 결국 시간이 개입된다는 뜻이겠지. 풍경을 보기 위해 내가 간다. 대체로 헤맸다. 익숙한 시간은 온 적이 없다. 늘 배워왔으나 숙련이 되지 않는 성격을 가진 탓이고 가까운 사람들이 자주 낯설어지는 까닭이다. 왜 그럴까. 시간이 작동되는 것이겠지. 내 탓도 네 탓도 아니다. 내가 어떻게 그곳에 닿느냐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고 여겼을 때는 그랬다는 말이다. 지금 이 풍경 앞에서 생각한다. 내가 풍경으로 간 것이 아니라 실려갔다. 떠밀려간 것도 아니고 스침과 흩어짐이 나를 거기로 데려갔다. 이런 생각을 하던 시간들이 이 책 속 이야기가 되었다. 쓸 수 있다, 고마운 일이다. _은희경, 작가의 말 ‘작가의 말’에서 그는 ‘시간’과 그 시간이 데려간 ‘풍경’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떠밀려간 것이 아니라 스침과 흩어짐이 데려”간 그곳에 대해. 류보선 이번 소설집에 실린 소설들 대부분은 압축적이고 단일하며 통일적이라기보다 굉장히 긴 시간, 그러니까 한 인간(혹은 한 집단)의 긴 인생사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의 소설들이 한 사람의 생애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한 사건, 한 순간을 통해서 그 사람의 인생을 압축적이고 통일적으로 그려냈다면, <눈송이>의 소설들은 한 인간의 수많은 굴곡들과 삶의 파노라마들을 냉정하면서도 차분하게 따라가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 제겐 <눈송이>의 소설들이 택한 변화가 대단히 매혹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의 단편소설들이 (…) 인생을 결정짓는 지속적인 계기들 혹은 시간을 견뎌낸 자들만이 발견하는 삶의 진실들 같은 것에 굉장히 인색하다면, <눈송이>의 소설들은 이례적으로 유한한 인간이 시간의 압력 속에서 자기의 고유한 욕망을 발견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을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은희경 사실 시간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많아요. 시간에 따라서 왜곡되고 변형되고 스러지는 것들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사유가 그쪽으로 많이 통해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의 흐름, 소멸, 그리고 존재의 유한함 같은 거. _은희경+류보선, 『문학동네』, 2014년 봄호 우리의 몸과 마음을 관통하고 지나간 날실과 씨실의 흔적들_‘눈송이 연작’ “시간의 흐름, 인연, 스치고 흩어지면서 어디선가 함께 흘러가는 것들, 그런 걸 생각했던 것 같아요.” _은희경, 『문학동네』, 2014년 봄호 그래서일까. 우리를 관통하고 지나간 그 시간의 흔적들을 그가 쫓아간 때문일까. 『눈송이』에 수록된 여섯 편의 소설들은 느슨하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유사한 인물들과 동일한 공간들이 여러 소설들에서 겹쳐지고, 에피소드와 모티프가 교차한다. 그리고 여섯 편의 소설들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마지막 작품 「금성녀」에 이르면, 그것들이 단지 희미한 유사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작품집은, ‘눈송이 연작’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스쳐가듯 소소한 에피소드로 연결되고 있는 <눈송이>의 결속력은 약해 보이지만, 그 느슨한 결속력은 연작 전체를 관통하는 작가의 문제의식에는 오히려 더 부합한다. 이 연작의 표제가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즉 ‘눈송이 연작’이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서 멀지 않다. 당겨 말해, <눈송이>는 구조를 전제한 ‘종합’이나 ‘통일성(모든 눈송이)’이 아니라, 단편 각각의 ‘고유성(단 하나의 눈송이)’을 보존하는 보다 개방적인 형태의 ‘연결(아주 비슷하게 생긴)’을 추구하고 있다. _차미령, 『문학동네』, 2014년 봄호 각각의 단편으로 흩어져 있을 때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연결고리들은 이렇게 함께 모여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홀로 빛나는 듯 보이던 별들이 모여 다시 제각각의 별자리를 이루듯, 날실과 씨실이 교차되면서 하나의 “선”이었던 시간은 “면”을 이루어나간다. 그 안엔, 우리의 시간들도 함께 엮여들어간다. 당신이 겪어낸 시간은, 곧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기도 하다.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 견뎌낸 시간들. 그 시간들은 힘이 세다. 그래서 이렇게 농익은 이야기로, 때론 촘촘하게 때론 느슨하게, 그러나 결국은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된다.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살지만 끊임없이 타인과 스치고 있어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삶과 어떤 식으로 얽히고 스치고 풀어지는 순간이 있었을 테고, 또 그것이 인생을 바꿔놓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_은희경, 『문학동네』, 2014년 봄호 “선으로 면을 만들어나가는” 뜨개질처럼, 엉킨 실타래 한쪽 끝에는 들쑥날쑥하더라도 한 코 한 코, 쌓아올린 시간들이 (어쩔 수 없이) 차곡차곡 쌓여나간다. ‘눈송이 연작’은 어쩌면, 그 시간의 흔적들, 그것들이 그려나간 궤적들, 그 부피들의 총체이다. 그것들은 각각 홀로이며 또한 모두인 동시에, 다시 홀로이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처럼, 우리는 모두 비슷하지만 결국 단 하나의 ‘나’이듯. 각자 비슷한 인생의 시간들을 보내지만, 각기 다른 목도리를 짜나가듯. 그리고 그 각각의 별자리들이 모여 하나의 큰 밤하늘을 만들어 보이듯. 겨울에서 봄으로, 그 시리고도 따뜻한 봄눈 같은 이야기들 그의 소설이, 단언컨대 한 번도 설익은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집에 실린 여섯 편의 소설들은, 곧장 따서 한 입 베어물면 입술을 타고, 팔목을 타고 과즙이 흘러내릴 것 같은 잘 익은 과일과도 같다. 시간과 비와 바람과 햇빛을 견뎌내며 품어안은 향기는 이미 봄의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공기가 부드러워지고 땅이 물기를 머금기 시작했다. 겨울을 보낸 마른 나뭇가지에도 조금씩 물기가 돌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봄으로 가고 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 한편, 왠지 아직은 겨울을 완전히 떠나보내기는 아쉬운 날들, 문득, 봄눈이 내리는 날이 있다. 겨울에 안녕을 고하고 봄을 맞는 그 눈송이들, 시리고도 따뜻한 각자의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눈송이들 하나, 날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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