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도끼 ·더콰이엇 ·빈지노 ·팔로알토 ·제리케이 ·스윙스 허클베리피 ·산이 ·딥플로우 ·JJK ·타이거JK ·MC메타 최고가 만들어낸 최고의 것, 그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힙합 아티스트 12인이 말하는 “내 힙합의 모든 것” 힙합. 삶의 태도이자 방식으로서의 힙합. 그 멋과 맛, 무대와 일상, 베테랑의 작법과 영감의 원천들. 그리고 예술과 비즈니스 사이에서 독보적인 길을 낸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자타공인 힙합 전문가와 최고의 힙합 아티스트의 예사롭지 않은 만남 힙합, 그 밑바닥까지 파고든 유일무이한 인터뷰 “12명의 래퍼를 선별하는 일은 차라리 고통이었지만 기준은 명확했다. 베테랑일 것. 부지런히 이 길을 걸어왔을 것. 자기만의 입장과 철학이 있을 것. 훗날 한국 힙합 역사에 기록될 성취를 가지고 있을 것. 무엇보다, 힙합을 ‘살아왔을’ 것.” _서문에서 래퍼 딥플로우는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에 대해 “래퍼가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힙합을 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저자 김봉현이 서문에서 밝힌 래퍼 12명의 선정 기준은 그런 의미에서 바로 김봉현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자 힙합과 관련된 책만 벌써 10여 권을 출간하며 리스너와 독자는 물론 힙합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자타공인 힙합 전문가로 통하는 김봉현이 또 하나의 사건을 냈다. 이 책은 “내공 있는 평론가와 야심 있는 창작자”가 만나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 장르를 정리해낸 결과물이다.”(신기주 〈에스콰이어〉 편집장) 힙합이라는 강렬한 개성을 지닌 ‘음악 장르’ 혹은 ‘삶의 방식’을 두고 평론가와 아티스트가 한자리에 마주앉아 이토록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 적이 있었을까? 그들은 서로에게 묻고 답하고 토론하며 독자들에게 ‘힙합’을 손에 잡힐 듯 구체화시켜 보여준다. 다른 음악과 다른 힙합의 멋과 예술성은 무엇인가? 힙합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음악에 어떤 철학과 기술을 담아내는가? 힙합이 이토록 젊음을 사로잡고 뒤흔든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은 독자와 리스너들이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음악하는 사람들’이 터놓고 나눈 생생한 대화의 기록이다. 최고가 만들어낸 최고의 음악, 밀리언달러 힙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래퍼인 동시에 최전선의 젊은 예술가이자 청년 세대의 아이콘”(p.96)인 빈지노. 오늘의 그를 있게 한 히트곡 〈아쿠아맨〉의 톡톡 튀는 가사는 이를테면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노래 가사는 무용과 여자애들을 생각하면서 쓴 거예요. 제가 예술고등학교를 나왔는데 무용과 여자애들이 예쁘고 콧대가 높다, 뭐 이런 이미지가 떠올랐거든요. 원룸에 며칠 동안 박혀서 가사를 썼어요. 무용과 여자애가 단서 중 하나였으니까 어장관리라는 단어가 생각났어요. 당시 그 단어가 유행이었거든요. 그 말에서 어항이라는 단어가 생각났고, 어항 속에 갇힌 것부터 노래가 시작됐죠.” _p.119 딥플로우의 대표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두〉의 라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나는 랩을 뱉는다’라는 느낌보다 ‘나는 라이밍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랩을 설계한다는 딥플로우의 말이다. “제가 싫어하는 몇 가지 규칙이 있어요. (…) 일단 라임이 보통 짝수로 한 묶음이 되는데 둘 다 명사면 안 된다는 기준이 있고요, 또 ‘뭐뭐했지, 뭐뭐겠지, 뭐뭐했어? 뭐뭐하겠어’ 이런 라임을 좀 싫어하는 편이에요. 반면 제가 베스트로 생각하는 라임은 이런 기준을 다 지키면서 라임만 읽었을 때도 내용이 다 머릿속에 들어오는 형태예요. 16마디 가사가 있는데 그중 라임만 읽어도 내용이 연상되는 거요. (…) (〈작두〉의 후렴에서) ‘작두’랑 ‘싹둑’이 라임을 이루는데 하나는 명사고 하나는 의성어잖아요. 라임도 맞고 단어 성분도 다르고 의미도 통하고. 이런 게 제가 생각하는 좋은 라임이에요. _p.354 저자 김봉현이 “한국 힙합에서 가장 나이 많은 래퍼가,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가장 많이 할뿐더러, 에너지 레벨은 하늘을 찌른다”(p.444)고 평가한 MC메타의 랩 작법은 그의 역사만큼 변화를 거듭해왔다. 그는 요새 이렇게 가사를 쓴다. “요즘은 아예 스튜디오 안에서 즉흥적으로 가사를 써요. 일부러 생각을 많이 안 해요. 주제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다보면 가사가 자꾸 안정적인 모양새가 되더라고요. 안정적인 건 좋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진부하기도 하잖아요. 반면에 실험적인 것은 불안하지만 신선하죠.” _p.455 래퍼들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야기를 먼저 쓸까, 라임을 먼저 쓸까? 자기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개성 있는 랩톤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라임을 쓸 때 자주 활용하는 한국말의 법칙 같은 것이 있을까? 《밀리언달러 힙합의 탄생》은 우리 시대의 흐름이 된 한국 힙합이 말 그대로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를 한국 힙합을 만들어온 최고의 아티스트들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최초의 시도이다. 이때 ‘밀리언달러 힙합’은 자기만의 세계와 철학, 그리고 음악성으로 한 세대를 열광시킨 힙합에 대한 하나의 메타포로 작용한다. 힙합 아티스트들의 작업실과 공연장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창작의 비밀과 영감의 원천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예술과 비즈니스 사이, 〈쇼미더머니〉에 대한 뒷이야기 힙합이 우리 사회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힙합을 소재로 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연달아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힙합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반론도 역시 존재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힙합 아티스트들은 어떤 생각들을 품고 있을까? 도끼, 더콰이엇, 팔로알토, 스윙스, 산이, 타이거JK 등 힙합 방송〈쇼미더머니〉에 프로듀서로 출연했던 래퍼들로부터 이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듣는다. ‘일리네어 레코즈’의 수장으로서 최근 방영된 〈쇼미더머니 6〉에도 프로듀서로 출연한 도끼는 일단 〈쇼미더머니〉라는 시스템을 인정하고 그 시스템을 적극 이용하기로 한다. “어차피 우리가 외친다고 방송국 시스템이 사라질 것도 아니고, 아무리 저항한다고 해도 〈쇼미더머니〉가 사라지지 않는단 말이에요. 대한민국 힙합 신에서 〈쇼미더머니〉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고. 그 와중에 우리가 제대로 한번 이용해보자, 이런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_p.27 〈쇼미더머니〉가 시작할 때 제작진의 요청으로 회의에 참여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는 타이거JK는 최종적인 프로그램의 모습이 자신의 생각과는 동떨어져 씁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전 〈쇼미더머니〉라는 이름 자체를 증오했었어요. 힙합 문화에는 더 중요한 게 많은데 이 모든 걸 다 돈이라는 단어로 말해버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프로그램에서 빠지기로 하고 〈쇼미더머니〉의 반대 방향만 보고 가자고 다짐했죠. 그런데 결과적으로 착각이었어요. 힙합 팬들이 저를 지지해주고 따라올 줄 알았거든요.” _p.419 반면〈쇼미더머니〉가 시즌 6까지 진행된 아직까지도 이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거의 유일한 래퍼인 제리케이는 〈축지법〉이란 곡을 통해 〈쇼미더머니〉 현상을 날카롭게 꼬집기도 했다. “〈축지법〉은 〈쇼미더머니〉를 비롯해 그 비슷한 콘텐츠에 나가서 짧은 시간 안에 유명세를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노래예요. (…) 애들끼리 멋없는 싸움을 하고 그걸 통해서 버즈(buzz)를 얻고, 그걸 통해서 알려지고 하는 게 정말 축지법을 쓰듯이 무리해서 확 나가려고 하는 느낌이랄까.” _p.191 〈쇼미더머니〉에 대한 힙합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의견과 뜨거운 찬반양론은 결코 가볍거나 단순하지 않다. 타이거JK의 표현에 따르면 이제 〈쇼미더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