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에 반대한다

정희진 and 4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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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는 양성평등을 지향하는가? 이분법적 젠더 규범 밖에서 다시 만나는 페미니즘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양성평등(gender equality)’은 가부장제 비판과 남녀 차별 극복의 바탕이 되는 개념으로서 여성주의의 주요 전략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화인 ‘여성 혐오(misogyny)’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움직임이 ‘남성 혐오’로 명명되면서, 성을 ‘남성/여성’의 대칭적 이분법으로 파악하는 양성평등 담론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문화(性文化) 연구 모임 ‘도란스’가 내놓는 기획 총서의 첫 번째 책 《양성평등에 반대한다》는 양성평등이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이 한국 사회의 성차별 인식을 결코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남녀 평등의 이름 아래 여성에게만 지워지는 이중 구속의 현실을 들추어내고, ‘비정상’ 혹은 ‘소수자’라 불리는 젠더 규범 외부의 존재들을 억압하는 권력을 드러내며, 한국 개신교의 유별난 동성애 반대의 감추어진 이유를 밝히고, 미성년자 의제강간법을 통해 규제 중심의 청소년 섹슈얼리티를 분석하며, 메갈리아 미러링 논쟁을 통해 새로운 페미니즘 주체의 출현 가능성을 엿본다. “페미니즘은 여성 특권주의, 여성 우월주의이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양성평등”이라는 남성들의 모순된 주장은 어떻게 나온 것인가? ‘양성평등’ 담론은 여전히 성차별적인 현실을 어떻게 은폐하는가? 여성과 남성은 ‘메갈리아’와 ‘일베’로 대표되는 상호 혐오를 통해 마침내 ‘평등’해진 것일까? 성 소수자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양성 담론은 어떻게 남성 중심 사회의 이익에 기여하는가? 이 책은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첨예한 젠더 이슈들을 제시하고, 이분법적 젠더 규범의 틀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회로의 이행을 제안한다. 본래 언어는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이데올로기’지만, 최근 ‘양성평등’이라는 말처럼 반대 진영에 의해 완벽히 전유된 경우는 드물다. 그 효과도 엄청났다. 지난 30여 년간의 여성 운동의 경험과 역사는 재검토가 불가피해졌고, 많은 여성 운동 단체들이 전망을 모색하느라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여성주의는 성차별이 있는 현실을 다시 증명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여성 운동은 “여자 일베, 미러링이라는 또 다른 혐오……”로 폄하되었다. 양성평등이라는 ‘무기’는 여성이 쥐었을 때는 칼날이었지만, 남성이 쥐었을 때는 무소불위의 칼자루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양성평등 담론이 대칭적인 논리로 오용되는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와 더불어, 논리 자체의 모순에 주목한다. 또한 오랫동안 ‘미루어져 왔던’ 혹은 당연하게 유통되어 왔던 한국 여성주의의 주요 인식론인 양성평등의 실체를 분석하고자 한다. …… 양성평등 담론에 대한 비판은 남성/여성의 범주와 개념 자체의 허구성을 밝힘으로써 개인이 좀 더 젠더 규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가능성(성차별에 대한 저항)을 모색하는 작업이다. 동시에 성적 소수자로 불리는 이들의 존재와 투쟁을 분석함으로써 기존의 젠더 개념을 해체하고 재구성하고자 한다. 이성애 제도가 가부장제의 전제임을 인식하지 않는다면 성적 소수자 억압은 물론 젠더 문제도 풀 수 없다. - <들어가는 글>(정희진) 중에서 양성평등 패러다임의 틀을 뛰어넘어 한국 사회의 첨예한 젠더 이슈들을 읽는다! 양성평등은 여성에게 유리한 담론인가? 양성평등 개념은 여성에게 저항 가능한 논리를 제공하고 있는가? 아니, 오히려 여성의 노력과 저항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의 저자 정희진, 루인, 권김현영, 류진희, 한채윤은 이 책에서 다루는 당대 한국 사회의 이슈가 기존의 양성평등 패러다임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현실이라 보고, 젠더와 관련한 기존의 논쟁 구도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저자들은 여성주의는 남성과 대립하고, 남성을 대체하고, 남성에 대항하는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로의 이행을 제안하는 사유임을 보여준다. 여성주의는 다양한 인식자의 위치를 드러내고, 그 입장과 조건을 경합하는 사유이다. 이 책이 그러한 여정에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정희진)는 양성평등 개념에 대한 기본적인 해제에 해당하는 글이다. 동성애자 · 양성애자 · 트렌스젠더 · 인터섹스(간성間性) 등 성적 소수자의 존재를 구체화하면서 남성과 여성을 구분 짓는 이분법적 양성 개념이 허구임을 입증하고, ‘남성’을 기준으로 하는 평등 담론의 문제점을 논한다. <음란과 폭력을 다시 생각한다>(루인)는 속칭 ‘바바리맨’ 사건으로 분류된 한 고위직 남성 공무원의 ‘성추문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음란이 범죄가 되는 과정을 깊이 분석한다. 또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하여 인간이 양성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고 믿는 사회에서 퀴어(queer)란 어떤 존재인지,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가시화되는지를 다룬다. (권김현영)는 오직 연령만을 기준으로 삼아 ‘양성’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미성년자 의제강간법의 모순을 드러낸다. 저자는 이러한 모순을 파고들면서 기존의 양성 개념에서 연령이 어떻게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지를 탐색한다. (류진희)은 양성평등 패러다임 이후 새로운 여성 주체의 등장을 다룬다. 기존 페미니스트들에게 혼란과 성찰의 계기를 가져다준 온라인 페미니즘의 대명사 ‘메갈리아’를 2000년대 이후 여성 정치 주체의 계보 속에서 살펴본다. <왜 한국 개신교는 동성애 혐오를 필요로 하는가>(한채윤)는 동성애자를 사회의 뿌리인 이성애 가족을 위기에 빠트리고 성 윤리의 타락을 불러오는 집단으로 낙인찍는 한국 개신교의 논리에 맞서, ‘동성애와 개신교’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전복하고 재해석한다. 이러한 시각은 곧 이성애 커플과 가족을 당연시하는 양성 중심의 젠더 개념을 재구성하고 해체할 것을 요구한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 남녀 구분을 전제로 하는 ‘양성’ 개념의 허구성 “여성부는 있는데 왜 ‘남성부’는 없는가?”, “여성 전용 주차장은 남성을 차별하는 제도 아닌가?”, “매 맞는 남편도 있다”, “평등을 원하면 여자도 군대 가라”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한국 여성들이 이미 ‘여성 상위 시대’에 살고 있으며, 여성들의 불평등한 현실을 개선하려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역차별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양성평등을 넘어 마침내 여성 상위 시대가 열린 것일까? 남성과 여성의 관계는 이처럼 대칭적 이분법으로 다룰 수 있는 문제인가? 정희진은 “인간은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양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통념을 반박하고, 그동안 한국 여성주의와 여성 운동의 바탕이 되어 온 양성평등 개념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평등의 기준이 남자일 때 여성에게 그것은 평등이 아니라 이중 노동이 되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한다. 남성과 여성, 그들은 누구인가?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남자는 군대에 다녀와야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는가? 여성은 출산을 경험해야 ‘여성으로서의 생물학적 의무’를 다한 것인가? 정희진에 따르면, 모든 ‘남성’이 군대에 가는 것 같지만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남성의 비율은 1986년 51%, 2014년 89%, 2020년 이후에는 90%(추정)로 시대에 따라 다르다. 또한 비혼으로 인한 저출산, 딩크족의 출현, 원래 전체 여성의 20% 정도는 불임이라는 의학적 사실을 고려해볼 때, 여성의 출산 역시 생물학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성 역할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정상적인 남성과 여성’의 범주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모든 것이 성별화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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