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스테이시 앨러이모 · Social Science
3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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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신 포스트휴먼 이론의 지형에서 가장 빈번하게 출현하는 이론가 중 한 명인 스테이시 얼라이모의 세 번째 책으로써 포스트휴먼 시대 신물질론적 페미니즘의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 정치학을 주장한다. 얼라이모는 이 책에서 ‘노출’과 ‘쾌락,’‘횡단-신체성’이라는 키워드로 문학, 영화, 단편 동영상, 시각예술, 나체 시위 등 다양한 매체를 분석한다. 이 책은 인간의 몸을 포함하여 모든 존재는 다른 생명체와 비생명체 물질과 장소에 노출되고 뒤엉켜 생성한다는 존재론, 관점 의존적이며 착근된 인식론, 호방하고 유쾌한 상호연결의 윤리학, 그리고 이러한 존재론/인식론/윤리학을 기반으로 변화를 촉발하는 집단적 정치학을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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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한국 독자를 위한 저자 서문 006 목차 011 서론 소멸하는 가운데 거주하기 013 1부 포스트휴머니즘의 쾌락 035 1장 거주의 윤리학: 쾌락이 관건이다 037 2장 포획에서 벗어나기: 퀴어 동물의 과학, 문화, 쾌락 071 2부 반란을 일으키는 노출 105 3장 나체의 언어: 환경 시위에서 단어 쓰기, 나체되기, 욕망하기 107 4장 기후 시스템, 고탄소 남성성, 페미니스트 노출 145 3부 인류세 바다의 낯선 행위능력 171 5장 인류의 해양 기원설, 플라스틱 액티비즘, 바다의 신물질론 173 6장 산성에 잠긴 당신의 껍질: 물질 속에 잠김, 인류세가 녹다 219 결론 세상에 속한 물질로서 생각하기 257 옮긴이의 말 289 색인 301

Description

[ 저자서문 ] 나의 책 『노출: 포스트휴먼 시대 환경 정치학과 쾌락』(2016)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영광이다. 이 책은 『몸적 자연: 과학, 환경, 물질적 자아』 (2010)에 뒤이어 출간된 책이다. 『몸적 자연』도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몸적 자연』의 ‘횡단-신체성’Trans-corporeality이란 개념은 인간을 ‘환경’으로부터 분리하는 입장에 반대한다. ‘횡단-신체성’은 우리 몸을 횡단하는 물질과 세력을 강조하고, 우리를 세상의 물질과 연결한다. 산업화된 세계 안에서 인간의 물리적 상호연결성은 울리히 벡Ulrich Beck이 주장하듯이 개개인은 스스로 처한 안전과 관련된 위협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물, 공기, 음식, 가구와 의류의 독성, 미세 플라스틱, 방사능 등은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건강에 끼치는 해악만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인간중심주의를 재강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횡단-신체성은 몸과 세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림으로써 사실상 인간을 탈중심화한다. 횡단-신체성은 ‘환경’이 분리되어 멀리 외부에 있거나, 우리가 언제든지 원할 때만 선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횡단-신체성은 스스로 탈신체화되어 있다고 상상하는 서구 인본주의적/자본주의적/개인주의의 지배 주체를 거부한다. 지금 화학 오염과 다른 독성 물질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윤리학과 정치학이 보다 물질적이고 포스트휴먼적 방식으로 재고되어야 할 때, 인간은 중심 형상figure이고 환경은 배경ground이라는 기존의 관계는 시대착오다. 횡단-신체성은 현대 이론가들이 신물질론new materialisms이라고 부르는 것의 환경론적 형태다. 신물질론은 세상이 언제든지 활용되고 통제될 수 있는 불활성의 수동적 ‘자원’이 아니라, 종종 놀라운 결과를 야기하는 살아있고, 능동적이며, 상호 연결된 물질이라고 주장한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몸, 장소, 통제 불능의 물질이 서로 횡단하는 교차로에 거주한다. 일상에서 예상치 못한 기이한 행위능력을 발휘하는 독성은 봉준호 감독의 탁월한 영화 『괴물』과 같은 공포 영화에 잘 극화되어 있다. 이 영화에는 주한 미군이 독성 화학 물질을 한강에 실제로 버림으로써 생겨난 돌연변이 괴물이 등장한다. 이 영화는 비가시적 위협을 가시적 힘으로 변환시킴으로써 독성으로 가득한 세상에 거주하는 낯선 위협을 극화한다. 괴물로 인하여 일상 현실에 대한 소위 ‘정상적’ 수용이 흔들린다. 괴물은 영화의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등장 인물들을 빠르고 요란하게 파괴하지만, 실제 독성은 천천히, 조용히, 보이지 않게 우리를 공격한다. 이 책 『노출』은 횡단-신체성 개념을 인류세로 확장한다. 인류세anthropocene란 인간종이 지질학적 규모로 지구를 변형시켰다는 사실을 특징으로 하는 시대다. 인류세에서 개인, 주체,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세의 ‘인류’anthro는 인간종의 엄청난 세력을 강조하는 반면, 실제로 우리 대다수는 힘, 행위능력,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느낀다. 사회적 압박, 상상을 뛰어넘는 불평등, 식량과 식수 부족, 기후 변화, 오염, 해양 생태계의 파괴, 여섯 번째 대멸종의 가공할 만한 위력을 마주하고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횡단-신체성이 인류세의 주체성과 인간의 행위능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방법을 제시한다고 주장한다. 횡단-신체적 주체는 다양한 규모의 생물학적,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시스템, 과정, 사건에 뒤엉켜있으며 이들을 통해서 생성된다. 모든 종이 상호 횡단하여 영향을 끼치고 변화하는 모습의 지도를 그리는 것은 횡단-신체적 윤리학과 정치학의 서곡이다. 이 책 『노출』은 페미니즘과 환경 운동이 주도하는 “반란을 일으키는 노출”insurgent exposure을 옹호한다. 즉 취약함을 공유하는 것이 윤리적 연결과 정치적 행동의 기반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인간, 다른 생명체, 생태 시스템이 서로 즐겁게 연결된 양태를 탐구한다. 즐겁게 상호 연결하는 것이 인간과 다른 것 사이에 놓인 실질적이고 비유적인 벽을 허물게 한다. 그런 벽은 망상인데도, 환경적 관심과 위기를 불식하고 부정하게 만든다. 대다수 학문적/대중적 책이나 시각물은 마치 인간이 망가진 행성 위에서 안전하게 부유하는 듯 인류세를 외부적 시각으로 묘사하는 반면, 이 책은 앎, 존재, 행위를 보다 몰입하는immersive 방식으로, 즉 우리가 영향을 끼친 그 세상에 바로 우리 자신이 깊이 잠겨있음을 지각하는 방식을 취한다. 『몸적 자연』이 기본적으로 환경 보건과 환경 정의 운동에 초점을 맞췄다면, 『노출』은 “반란을 일으키는 노출”과 더불어 횡단-신체성 개념을 다양한 현장과 주제로 확장한다. 즉 야생 동물을 위한 공간이 있는 곳에 거주하는 즐거움, ‘퀴어’ 동물의 존재 인정, 나체 시위 운동, 기후 변화의 젠더화, 플라스틱 오염, 해양 산성화, 인류세를 상상하는 대안적 방식과 같은 주제로 확장한다. 한국 독자들은 태평양에 가까이 사는 까닭에 이 책의 3부에 특히 관심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3부는 전 세계 바다와 인간이 맺는 관계와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3부의 한 장은 플라스틱 오염에 관련된 액티비즘 미디어에 반대하여 생명이 바다에서 기원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적 서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때 해양의 익족류 껍질이 용해되는 환각적인 이미지를 소개한다. 위기와 변화의 조류가 밀려드는 21세기 초반 어디에도 안전한 지반은 없다. 인간이 마구 착취할 수 있도록 가만히 있는 것도 없다. 이 책은 인간이 이 세상에 잠겨있으며 서로를 연결된 존재로 인식할 것을 요청하고, 그런 인식이 우리의 윤리학과 정치학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출』은 코비드-19 팬데믹 이전에 출간되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 “노출”은 코로나 이후인 지금 색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에도 불구하고 노출은 여전히 우리 신체가 언제든지 투과될 수 있음을 자각하게 만든다. 투과적 존재성에 대한 자각이야말로 원치 않는 바이러스의 투과로부터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도 팬데믹 중 얼굴에 마스크 쓰는 문제가 정쟁화되었다. 팬데믹을 부정하는 보수 진영은 내가 이 책에서 명명한 “고탄소 남성성”을 주장했다. 즉 그들은 마스크 쓴 얼굴이 취약해 보인다면서 마스크 쓰기를 거부하고, 마스크가 다른 사람에 대한 윤리적 책임인데도 이 책임을 공격적으로 부정했다. (이 책에서 미국 특정 그룹의 고탄소 남성성을 기술할 때엔 이런 만화 같은 버전의 공격적 언사를 일삼는 사람이 곧 미국의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기후 변화를 부정하듯 팬데믹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비가시적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안전하고, 자아의 견고한 경계 안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있으며, 자신이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되어 있다고 상상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한다. 그들은 취약함을 공유하기보다 남을 지배하는 데서 ‘힘’을 찾는다. 그러나 팬데믹의 인식론적 불확실함은 특히 팬데믹 초기 과학적 정보가 뒤범벅일 때 인류세가 처한 광범위한 곤경을 확실시했다. 인간이 기후학적, 생태적 시스템을 망가뜨리면서 세상은 전보다 더욱 불확실해졌다. 인수 공통 질병이 증가하면서 인간과 비인간 모두가 이제 똑같이 위협 받고 있다. 이 책의 부제인 “쾌락”pleasure은 “노출”이란 용어와 충돌한다. 바이러스, 화학 물질, 핵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이 전혀 유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 이외의 세상을 경험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쾌락 쪽으로 방향을 틂으로써 다른 종에 대한 관심과 돌봄의 실천을 권장하고 격려할 수 있다. 이는 내게 해당되는 말이다.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것이 폐쇄되었을 때 나는 우리 집 앞마당과 뒷마당을 토종 동식물이 거주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생각과 에너지를 쏟았다. 나는 오레곤의 토종 식물을 찾아냈고, 새, 꿀벌, 나비, 기타 곤충이 살 수 있는 거주지를 만들어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고립, 산불, 기후 변화, 여섯 번째 대멸종을 경험하면서 나는 식물과 동물이 생존하도록 도울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