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돌멩이를 치우는 마음 vs 돌멩이를 혼내는 마음
학교폭력 문제는 길바닥에 박힌 돌멩이와 같다. 이미 수많은 학생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고, 그때마다 돌멩이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심리치료, 봉사활동, 학급교체, 강제전학, 퇴학…. 처벌도 다양하다. 하지만 지금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학생은 수없이 많다. 길바닥에 박힌 돌멩이를 ‘때찌때찌’ 혼내기만 할 뿐 치우지 않고 그냥 두었기 때문이다.
『돌멩이를 치우는 마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하다. 돌멩이를 치우면 누구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일이 없다. 작가가 말하는 ‘돌멩이’는 가해 학생이나 그가 저지른 어떤 잘못이 아니라 그 잘못으로 인한 피해와 그 피해를 회복하는 일일 것이다.
『돌멩이를 치우는 마음』은 마치 우리 집이나 이웃집 누군가 겪었을 법한 익숙한 이야기를 통해 학교폭력 문제는 교육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비책이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 이웃의 ‘애정’과 ‘관심’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차근차근 보여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돌멩이를 혼내는 마음이 아니라 치우는 마음이다.
소설로 풀어내는 ‘학교폭력’ 문제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겪었고, 겪고 있지만 누구도 정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게 학교폭력 문제. 현재의 학교폭력 대책은, 대부분 가해 학생을 징계하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소설 『돌멩이를 치우는 마음』은 소설 속 다양한 인물들의 입을 통해 ‘징계’로는 어떤 문제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본질적으로 갈등은 교육적 기회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해자와 피해자, 교사와 학부모 등은 모두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만 학교폭력을 대하는 입장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소설 『돌멩이를 치우는 마음』의 가장 큰 장점은 장이 바뀔 때마다 화자(내레이터)가 달라지면서 각각의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을 실감 나게 들려준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가해 학생과 학부모, 피해 학생과 학부모, 방관자 학생,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까지 직접 그들의 입을 통해 들려줌으로써 학교를 둘러싼 지역 사회 전체를 마치 드론으로 내려다보듯 뚜렷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아울러 영화처럼 섬세하고 생생한 장면 연출과 심리 묘사는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