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Ki-won ·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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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진정성과 표현의 진정성”이 빛나는 작품세계로 동인문학상을 비롯해 굵직한 문학상들을 휩쓸었던 송기원 작가의 8년 만의 신작. 명상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장편 《숨》은 소설가이자 구도자로서 그가 도달한 세계의 정점을 보여주는 자전적 작품이다. 이 소설은 백혈병으로 딸을 먼저 떠나보낸 화자가 초기불교의 수행법인 ‘사마타(삼매)’와 ‘위빠사나(지혜)’ 명상을 통해 자기혐오와 죄의식, 상실의 고통을 뛰어넘어 완전한 평온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명상하는 아버지의 시선과 이승을 떠나 영혼으로 떠도는 딸의 시선이 교차하는 구조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의 화자는 수년 전 딸의 죽음을 겪은 작가 자신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죽음으로부터 딸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명상 속에서 딸의 실존의 흔적을 만나려는 아비의 몸부림이 더욱 절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작품을 탈고한 작가는 “비로소 내 삶의 마지막 숙제를 마쳤다”고 소회를 담담히 털어놓았다. 앞으로 그의 신작을 또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진중한 주제의식을 담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그가 평생에 걸쳐 채우고 또 비워낸 눈부신 문학적 성취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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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들어가는 글 사마타 위빠사나 존재의 부재 마음 실존의 흔적 1 아나빠나 사띠 바로 여기 실존의 흔적 2 니밋따 실존의 흔적 3 색계 사선정 실존의 흔적 4 우실라 사야도 실존의 흔적 5 뼈의 흰색 까시나 실존의 흔적 6 죽음에 대한 명상 실존의 흔적 7 자애심 명상 실존의 흔적 8 무색계 선정 실존의 흔적, 마지막 사대요소 명상과 깔라파 나는 어디에 무엇으로 사라진 것일까 나가는 글 작가의 말

Description

문학 인생 50여 년, 송기원의 문학이 마침내 도달한 깊고 고요하고 순정한 세계 “경험의 진정성과 표현의 진정성”이 빛나는 작품세계로 동인문학상을 비롯해 굵직한 문학상들을 휩쓸었던 송기원 작가가 8년 만에 신작을 냈다. 명상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장편 《숨》은 소설가이자 구도자로서 그가 도달한 세계의 정점을 보여주는 자전적 작품이다. 이 소설은 백혈병으로 딸을 먼저 떠나보낸 화자가 초기불교의 수행법인 ‘사마타(삼매)’와 ‘위빠사나(지혜)’ 명상을 통해 자기혐오와 죄의식, 상실의 고통을 뛰어넘어 완전한 평온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명상하는 아버지의 시선과 이승을 떠나 영혼으로 떠도는 딸의 시선이 교차하는 구조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의 화자는 수년 전 딸의 죽음을 겪은 작가 자신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죽음으로부터 딸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명상 속에서 딸의 실존의 흔적을 만나려는 아비의 몸부림이 더욱 절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작품을 탈고한 작가는 “비로소 내 삶의 마지막 숙제를 마쳤다”고 소회를 담담히 털어놓았다. 앞으로 그의 신작을 또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진중한 주제의식을 담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그가 평생에 걸쳐 채우고 또 비워낸 눈부신 문학적 성취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문학은 내가 여전히 더러운 피를 간직한 채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와도 같았다.” 1974년 일간지 신춘문예에 시와 소설이 나란히 당선되며 출발부터 비범한 천재임을 알렸던 작가. 이후 단편집과 장편소설, 시집을 꾸준히 출간해 신동엽창작기금, 동인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한 송기원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경험의 진정성과 표현의 진정성”이 빛나는 작품세계로 굵직한 문학상들을 휩쓸었던 송기원 작가가 오랜 침묵을 깨고 8년 만에 신작을 냈다. 명상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장편 《숨》은 소설가이자 구도자로서 그가 도달한 세계의 정점을 보여주는 자전적 작품이다. 어느덧 반세기 가까운 문학 인생을 맞이하는 송기원 작가는 삶의 궤적이 여느 작가들과 판이하게 달랐다. 건달의 사생아이자 가난한 장돌뱅이 어머니의 자식이라는 사실은 그를 방황과 출분으로 내몬 운명의 굴레였다. 이 꼬리표는 저주였으나 역설적이게도 그에게 문학적 자산이 되었다. 자기혐오와 자기연민으로 굴절된 삶을 통과하며 그는 밑바닥의 삶을 보듬는 작품세계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다. 네 차례나 투옥되며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 있었던 그는 90년대 들어 국선도와 단전호흡, 요가, 명상에 빠져들었다. 인도와 히말라야 언저리, 미얀마의 명상센터, 계룡산 토굴 등에서 구도적 삶을 이어간 일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게 성찰을 거듭해온 작가는 드디어 이 소설 《숨》에 이르러 운명의 굴레를 스스로 툭 끊어내고 고요와 평온이 충만한 세계에 도달했음을 우리에게 알린다. 한마디로 이 책은 작가가 온몸으로 써내려간 치열한 구도기나 다름없다. 사마타와 위빠사나 명상으로 찾은 ‘닙바나의 눈부신 보물’ 이 소설은 백혈병으로 딸을 먼저 떠나보낸 화자가 초기불교의 수행법인 사마타(삼매)와 위빠사나(지혜) 명상을 통해 자기혐오와 죄의식, 상실의 고통을 뛰어넘어 완전한 평온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명상하는 아버지의 시선과 이승을 떠나 영혼으로 떠도는 딸의 시선이 교차하는 독특한 구조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의 화자는 바로 수년 전 딸의 죽음을 겪은 작가 자신이다. 운명과 비로소 화해한 그에게 느닷없이 닥친 딸의 죽음은 또 한 번 그를 고통 속에 몰아넣는다. 자신의 “더러운 피”가 딸에게 전이되어 결국 죽음으로부터 딸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던 그는 명상을 통해 딸의 실존의 흔적을 만나려 애쓴다. 백혈병에 걸린 딸이 마지막으로 앓았던 병은 섬망이다. 그에게는 명상에서 만나는 선정과 섬망이 다르지 않다. 선정에 들 수 있다면 딸이 마지막으로 들어간 섬망의 세계에 자신도 다다라 딸의 실존의 흔적을 만날 수 있으리라 염원한다. 열대 수림 속 명상센터에서 들숨과 날숨에 마음을 집중하여 깊은 내면으로 들어간 그는 암흑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추악한 괴물”과 맞닥뜨린다. “제멋대로 여러 사람을 파멸시키다가 급기야는 딸의 목숨까지 빼앗은 한 마리 늙은 괴물.” 그 괴물이란 “한 번도 훈련이라는 것을 하지 않고 제멋대로 방치한” 마음이다. 황홀감과 기쁨, 행복, 고요가 찾아드는 사선정에서 딸의 실존의 흔적을 만난 그는 몸과 죽음에 대한 명상을 고통스럽게 수행한 뒤 마침내 “닙바나의 눈부신 보물”을 찾아낸다. “자신이 순간마다 변하는 과정이 바로 무상이고, 그런 순간의 변화에 어지러움과 현기증을 느끼는 과정이 고통이며, 그런 순간의 고통 속에서 어디를 둘러보아도 나라는 존재는 보이지 않는 과정이 무아가 아니고 무엇이랴.” _p.311 작가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명상의 세계를 놀라우리만치 생동하는 언어로 독자의 눈앞에 펼쳐 보인다. 들숨과 날숨을 그저 지켜보는 아나빠나 사띠를 시작으로 색계 사선정, 몸의 32부분에 대한 명상, 죽음에 대한 명상, 자애심 명상, 사대요소 명상, 깔라파 명상 등 화자가 단계적으로 수행하는 명상체험이 고스란히 독자의 체험인 듯 생생하게 전달된다. 방황과 구도의 삶 끝에서 안으로 안으로, 더 깊고 고요하게, 노작가의 회광반조 선사(禪師)들의 어록 가운데 ‘회광반조(廻光返照)’라는 말이 있다. 빛을 돌이켜 스스로를 비추어 본다는 뜻인데, 이 소설이야말로 노작가의 ‘회광반조’가 아닐까 싶다. 궁극으로까지 자신을 몰아치는 명상수행을 통해 작가는 끝끝내 자기 안의 괴물을 대면하고, 그 존재를 인정하고, 마침내 생사고生死苦까지도 초월한다. 작가 자신의 사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했으나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인 ‘생사고’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갖는 작품이다. 해남에 자리한 백련재 문학의집에서 이 소설을 탈고한 작가는 “비로소 삶의 마지막 숙제를 마쳤다”고 담담히 소회를 밝혔다. 앞으로 그의 신작을 또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진중한 주제의식을 담아낸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그가 평생에 걸쳐 채우고 또 비워낸 눈부신 문학적 성취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아비보다 먼저 딸이 이승을 떠나고, 그렇게 집을 떠나 부유하듯 돌아다닌 시간이 10년 가까이 된다. 더 이상 글을 쓰리라는 작정도 없이 절필 비슷하게 지낸 것도 같은 시간이다. 그런데 쑥스럽게도 ‘작가의 말’을 쓰고 있다. 나름대로는 이승에서 마지막 업을 지우는 일이라고 변명한다. (…) 인연이 되어 책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면, 한두 번이 아니라 열 번, 백 번을 펼쳐서 그이들 깊은 곳에 못 박힌 고통까지 녹아나게 되기를.” ― ‘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