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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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아우름’은 다음 세대에 말을 거는 샘터의 인문교양서 시리즈입니다. 젊은 세대를 보듬고 성숙으로 이끄는 것은 공동체의 책무라는 생각에서 아우름 시리즈는 출발했습니다. 각 분야에서 성실히 자기 길을 걸어온 전문가들에게 “다음 세대에 꼭 한 가지만 전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습니까?”라고 묻고, 청소년과 젊은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답했습니다. 다음 세대가 묻다 “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나요? 최재천이 답하다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고, 손잡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생명, 알면 사랑하게 된다 최재천 교수가 좌우명처럼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있다. ‘알면 사랑한다.’ 사인을 할 때도 이 글귀를 적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생명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용만 하고 유린하며 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연의 본 모습을 속속들이 알고 나면 차마 어쩌지 못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심성이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다. 그렇다면 생명이란 무엇일까? 생명의 보편적인 특성은 죽음이다. 하지만 유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생명은 한 번도 죽은 적이 없다. 유전자를 통해 그의 형질이 자손대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앞마당의 닭들이 짝짓기도 하고 알을 낳기에 생명의 주체가 닭들이라고 생각하지만, 닭은 임시적인 존재일 뿐 달걀 속에 있는 DNA가 영원한 존재다. 이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들은 모두 태초에 우연히 생성된 어느 성공적인 복제자로부터 분화되어 나왔다. 나와 개미, 개미와 까치, 까치와 은행나무 이 모두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하나의 DNA에서 나온 한 집안인 것이다. 이렇듯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는데도 우리 인간은 다른 생명체를 무참히 없애고 그들이 사는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만이 답일까? 그는 인간이 진화의 정점에 서 있다는, 적자생존의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고 난 결과가 완벽한 인간의 등장이라는 인간 중심주의적인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불과 25만 년 전에 등장해 맹수에게 쫓기며 아프리카 초원을 헤매던 하잘것없는 한 종의 영장류였던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종을 짓밟고 올라섰기 때문이 아니다. 들판에 말없이 피고 지던 잡초에 불과하던 식물들을 경작하는 대규모의 공생 사업을 벌여 성공한 데 기인한다.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은 맞붙어 상대를 제거하는 것 외에도 포식, 기생, 공생을 고안해 냈다. 저자는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고 말한다. 꽃과 벌, 개미와 진딧물, 과일과 먼 곳에 가서 그 씨를 배설해 주는 동물처럼 살아남은 모든 생물들은 짝이 있다. 스스로 자연과 더 이상 아무 상관없는 존재라고 착각하고 살지만, 지금 이 순간도 인간은 6천 종이나 되는 생물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살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앎의 다음 순서는 공감과 공생이다. 자연을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알게 배우다 보면 우리 자신을 더 사랑하고, 다른 동물이나 식물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앎을 통해서 공생하는 인간, 호모 심비우스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 지구에서 가장 짧고 굵게 살다 간 종으로 기록되지 않으려면, 자연이 공생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해하고 우리 삶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끼리, 같은 종 내에서 또 다른 종과 더불어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더불어 생물학자를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조언도 함께 실려 있다. ‘시작할 권리’를 잃어버린 이 시대 청년들에게, 그리고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경쟁만이 살 길이라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생명과 자연이 전하는 공생의 지혜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