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당신이 경험한 성교육, 어떤 모습이었나?
당신의 기억 속 성교육 장면을 한번 떠올려 보라. 2차 성징, 정자와 난자의 만남, ‘낙태’의 위험, 즐거움과 기쁨보다는 왠지 모를 두려움과 걱정을 심어 주는 용어와 이미지들…. 생식기 구조나 임신과 출산의 과정은 배웠지만 동의, 경계, 존중, 쾌락, 권리를 말할 자리는 없었다. 이성애자, 비장애인이 아닌 존재의 성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학교에 다니는 학생일 때, 아동·청소년기 일부에 경험한 것이 전부다. 아직 너무 이르다는 이유로, 입시 공부에 밀려, 성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알 것이라는 암묵적인 전제 때문에 성교육은 여전히 일종의 이벤트로 남아 있다.
포괄적 성교육?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는 것일까?
하지만 우리는 성적 존재로 태어나 성적 존재로 죽는다. 또한 ‘성’의 범위는 한 사람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에 대한 지식을 훨씬 넘어선다. 성은 관계·권리·문화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식은 물론 기술·태도·가치로 우리 삶에 등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우리”에는 영·유아, 학교 밖 아동·청소년, 노인,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이 모두 포함된다. 모든 사람은 평생에 걸쳐 이렇게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성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포괄적 성교육’의 지향이자 필요다. 포괄적 성교육에 대해 처음 들어 보는 사람도 그 목적부터 방법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이 책은, 포괄적 성교육의 디딤돌이 된다.
교사·강사·양육자·기업인·활동가의 실천이 한자리에
유네스코의 『국제 성교육 가이드』는 포괄적 성교육을 위한 좋은 지침서다. 하지만 말 그대로 ‘국제’적 ‘가이드’일 뿐, 한국 사회와 교실의 맥락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은 아직 과제로 남겨져 있다. 이 책을 쓴 이들은 한국 학교 안팎에서, 학교 담장 너머에서 그 과제를 해결하려 애쓰고 있는 교사·강사·양육자·기업인·활동가다. 학업 중심 학교 문화에서 학생·교사·학부모가 어떤 성교육을 경험하고 있는지(1장), 전문강사가 넘기 어려운 학교의 벽은 무엇인지(2장), 가정에서는 어떤 포괄적 성교육을 할 수 있는지(3장), 학교나 강사와 달리 소셜 벤처가 할 수 있는 포괄적 성교육은 어떤 모습인지(4장), 포괄적 성교육을 위해 필요한 법, 제도, 문화는 무엇인지(5장) 이어 말한다. 이를 통해 “자유와 해방의 감각”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