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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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의 제20대 국왕 경종景宗시대의 재뱔견과 그 뒤를 이은 영조英祖 간의 형제애를 주제로 하고 있다. 경종은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병약하고 줏대 없는, 한마디로 ‘존재감 없는’ 왕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 책에서는 기존의 이런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말한다. 이른바 ‘바보 왕’ 경종이라는 이미지는 짧은 재위기간, 노론에 의한 핍박과 기록의 왜곡, 독살설에 휩싸이면서 조작된 것이며, 경종 스스로 노론의 틈바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의도를 은폐하고 무기력함을 가장함으로써 반사된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경종이 노련한 막후정치를 펼친 구체적인 과정, 뚜렷한 철학으로 일의 경중을 판단하고 자신과 뜻이 맞는 신하들을 등용해나가는 과정, 동생 영조와의 정치적 대립지형을 우애로써 넘어섬으로써 18세기 탕평정치의 토대를 이룩해낸 점 등을 분석하고 ! 파헤친다. 특히 노론과 소론으로 양립된 당파싸움의 긴장된 국면 속에서 배다른 두 형제(경종과 영조)의 운명이 파탄나지 않고 지켜질 수 있었던 일에 있어서 경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그리고 이것은 역사 속에서 확인되는 부자간, 형제간 권력싸움과 비교해 볼 때 얼마나 예외적인 가치의 구현이었는지 등을 심도 깊게 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전혀 돌아보지 않았던 국왕 경종을 재발견함으로써 단순히 ‘신임사화라는 살육당쟁’의 기간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18세기 초엽의 조선을 역동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공간으로 바꾸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