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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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닮은 과학자 칼 세이건의 꿈과 비전, 그의 과학과 통찰을 응축한 과학 고전 2018년은 인류의 우주 탐사 및 개발의 역사에서 재도약의 해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먼저 지난 2월 6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개발한 초대형 로켓 팰컨 헤비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보다 많은 중량을 보다 싸게 우주 공간에 보낼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또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은 4월 18일에 태양계 밖 외계 행성 탐사 우주 망원경인 TESS를, 5월 5일에 화성 지질 탐사 착륙선인 인사이트를, 그리고 8월 12일에는 인류 최초의 태양 탐사선인 파커 솔라를 발사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도 달, 소행성, 화성 등을 탐사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수십 년간의 침체 상태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는 우주 탐사 및 개발의 최대 관심사는 화성이다. 팰컨 헤비 발사는 2024년 유인 화성 탐사선을 보내기 위한 준비 작업이며, 인사이트를 비롯한 화성 탐사 착륙선들은 화성 생명의 확정적 증거를 탐색할 것이다. 화성 탐사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타잔을 탄생시킨 소설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화성의 공주』 같은 화성을 무대로 한 SF 소설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퍼시벌 로웰의 ‘화성 운하 가설’이 대서특필되던 1910년대 이후 100년 만에 ‘화성 붐’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공상 과학’이 아닌 과학의 형태로 말이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코스믹 커넥션: 우주에서 본 우리(Carl Sagan’s Cosmic Connection: A Extraterrestrial Perspective)』는 바로 이 화성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과학자, 칼 에드워드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년 11월 9일∼1996년 12월 20일)의 책이다. 1973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출간 첫해 50만 부 팔리며 칼 세이건을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의 첫 대중 과학서이며, 출판과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통해 20세기 후반 이후 최고의 교양 과학 콘텐츠로 군림하고 있는 『코스모스』의 원형이다. 50년의 세월에도 바래지 않는 칼 세이건의 통찰 최고의 과학 베스트셀러 『코스모스』의 원형이자 칼 세이건의 첫 천문학 베스트셀러! 이 책은 과학 교양서의 모범적인 형식을 잘 보여 준다. 현대 천문학과 우주 탐사가 가져다줄 새로운 세계관, 또는 인간과 지구에 대한 통찰을, 1970년대 초반 칼 세이건 본인이 참여한 파이오니어 계획이나 매리너 계획의 (당시로서는) 최신 과학적 성과를 버무려서 소개하고, 이것을 다시 외계 생명체 또는 지성체 탐사라는 (당시로서는) 미래적 연구에 대한 대중적, 사회적, 공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대중 설득의 근거로 삼는 좋은 과학책의 구성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마셜 맥루한, 아이작 아시모프, R. 버크민스터 풀러, 그리고 스탠리 큐브릭 같은 베스트셀러 저술가들과 공동 작업을 통해 50권이 넘는 도서를 저술하거나 제작한 작가이자 출판 기획자인 제롬 에이절(Jerome B. Agel)이 기획, 제작한 이 책은 칼 세이건을 학계의 상아탑에서 일반 독자들을 위한 출판 시장으로 끌어낸 책이기도 하다. 이 『코스믹 커넥션』 출간 전까지 칼 세이건은 그가 개척하고 있던 우주 생물학 분야 연구 논문과 (구)소련 학자의 번역서, 그리고 UFO 관련 논쟁을 기록한 논문집 정도만 출간한 이론 천문학자였다. 그러나 모던한 편집 디자인과 메시지로 당시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이제는 현대 미디어 이론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마셜 맥루한의 『미디어는 마사지다』를 기획, 제작한 에이절의 제안으로 출간한 이 책은 출간 첫해에만 50만 부가 판매되며, 당시까지 교양 과학서가 올린 판매고를 모두 갈아치웠고, 칼 세이건을 100만 달러 단위의 금액으로 출판 계약을 체결하는 출판계의 거물 저자로 변신시켰다. 저명한 SF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코스믹 커넥션』을 읽고 “이 책의 단어 하나하나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세이건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칼 세이건이 보여 준 과학자의 “진솔한” 글쓰기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 책 곳곳에서 7년 뒤에 출간된 『코스모스』의 원형이 된 주제와 형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칼 세이건의 팬들이라면 우리말로 처음 번역된 이 책에서 그의 ‘우주적’ 사상과 아이작 아시모프가 세이건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 같다.”고 평가한 글쓰기가 진화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울 것이다. 『코스믹 커넥션』은 1973년 초판 출간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신장판 하드커버, 페이퍼백 등 다양한 판본으로 출간되었다.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한 이 책은 제롬 에이절이 말년에 2000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된 판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2000년판을 출간하면서 제롬 에이절은 전설적인 이론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과 칼 세이건의 미망인 앤 드루얀, 칼 세이건의 첫 박사 학위 제자 데이비드 모리슨의 글들을 받아 이 책 출간의 전후 사정은 물론이고, 이 책에 담긴 칼 세이건의 메시지가 50년의 세월에도 바래지 않는 이유를 재조명한다. 특히 데이비드 모리슨은 이 책의 초판 출간 이후 30년 동안 진행된 천문학과 우주 탐사의 성과를 개괄하고 있다. 또 칼 세이건의 다양한 과학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에서 미술 담당자로 참여했고, 초판에 실린 삽화를 담당했던 우주 일러스트레이션의 개척자 존 롬버그의 초판본 당시 그림뿐만 아니라 칼 세이건이 이 책 저술 시 신경 써서 고른 도판들을 모두 실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유기적 융합을 강조했던 칼 세이건의 글쓰기 철학과 감각을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칼 세이건의 메시지이다. 칼 세이건은 이 책 곳곳에서 자신과 우리가 속해 있는 시대가 매우 독특한 시대임을 강조한다. “어떤 세대 사람들에게 그들이 젊었을 때 봤던 행성들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빛의 점이었다. 그리고 달은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의 상징이었다. 중년이 되었을 때 그들은 자기 동시대인들이 달 표면을 걷는 것을 보았다. 아마 노년이 되었을 때에는 화성의 모래투성이 표면을 방랑하는 사람들을, 그리고 포보스의 울퉁불퉁한 표면이 그들의 발걸음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인류의 1000만 년 역사 속에서 그런 변화를 겪을 세대는 하나뿐이다. 그 세대는 바로 우리이다.” 50년만 먼저 태어났어도, 5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할 수 없었던 우주관 변화의 시대를 공유했던 이 ‘코스모스 세대’에게 칼 세이건은 인간과 사회와 행성 지구와 우주에 대한 관점 자체를 “우주적 관점”에서 성찰하기를 권한다. 우주적 관점에서 성찰한다면, 유사 이래 인류를 지배해 온 민족주의, 부족주의, 국가주의, 엘리트주의 등의 이름으로 불려 온 “쇼비니즘”에 이별을 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세이건의 핵심 메시지이다. 또한 이 책은 현대 천문학계에서 큰 흐름을 이루고 있는 태양계 행성학, 외계 행성 탐사, 우주 생물학, 외계 지성체 탐사(SETI 등) 등 칼 세이건이 창시했거나 개척했던 학문 분야들의 출발점과 핵심 사상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칼 세이건의 예측과 전망, 그리고 예언 들 중 어떤 것은 실현이 되었고, 또 어떤 것은 폐기되었다. 과학은 수많은 폐기된 예언들을 양분 삼아 발전한다. 실제로 화성 생명의 신봉자였던 칼 세이건은 평생 화성 생명의 증거를 단 하나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 책 출간을 전후해서 진행되던 금성과 화성의 탐사 계획들을 소개하면서 칼 세이건은 외계 생명체에 대한 자신의 가설이 실험 앞에 깨져 가는 것을 진솔하게 보여 준다. 그리고 그 사실을 담담히 인정하면서도,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가능성을 찾아 새로운 가설과 이론을 세워 새로운 연구를 격려한다. 이 책을 통해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