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김봄 · Essay
1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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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김봄의 첫 산문집. 첫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를 통해 "청소년이 맞닥뜨린 폭력의 현장을 섬세한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은 김봄 작가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로, 문화예술 기획자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종로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을 밀착취재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수많은 의견 대립들이 '좌파'냐 '우퍄'냐 극단의 프레임으로 짜이곤 한다. 그리고 그 극단의 프레임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가장 첨예한 '싸울 거리'로 등장하곤 한다. 김봄 작가는 이 웃기고 슬픈 현실을 직시하며 에세이 쓰기를 결심했으며,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70대 엄마와 40대 딸이 일상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에 접근한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과연 '좌우'의 시각으로만 판단 내려질 수 있는 것인가 질문하며, 대한민국의 축소판과도 같은 '가족사'를 통해 공생(共生)의 전략과 해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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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부 손 여사와 김 작가 돌봄은 애프터서비스가 아니야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COME BACK HOME 애 잘 낳는 여자 빨래 2부 누굴 닮았기에 우리 딸은 천사 내 형제들은 내가 지킨다 너를 믿는다 육성회와 촌지 전교조 선생님 쥐 때문이야 3부 너무나 사소한 정치성 과호흡 나의 내면 아이에게 간택 두 번째 고양이 바라 4부 옥탑방 고양이 이식받은 보수 셋째 딸은 소고기가 싫다고 했어 순수 보수의 마음 전라도 사위는 안 돼! 아버지의 전향 1 돈은 돌고 돌아 돈이다 아버지와 회초리 아버지의 전향 2 5부 Primave, 미완의 봄 땅은 배신하지 않아 저마다 다른 하루의 속도 나도 열 살, 나의 엄마도 열 살 인연 손 여사와 김 작가 따로 또 같이 좌파 딸을 부탁해 작가의 말

Description

보수 엄마와 진보 딸의 좌충우돌 공생기 “좌파들, 정말 무섭네. 이렇게 진실 보도를 안 하니.” “엄마 무슨 학원 다녀, 그런 말을 다 어디서 배웠어?” 혀를 차며 진심 어이없어하는 손 여사를 보고 있자니, 더 갖다 붙일 말이 없었다. -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부분 이 짧은 대화 한 토막에서 보듯 우리 사회에서는 수많은 의견 대립들이 ‘좌파’냐 ‘우퍄’냐 극단의 프레임으로 짜이곤 한다. 그리고 그 극단의 프레임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가장 첨예한 ‘싸울 거리’로 등장한다. 김봄 작가는 이 웃기고 슬픈 현실을 직시하며 에세이 쓰기를 결심했으며,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70대 엄마와 40대 딸이 일상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에 접근한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과연 ‘좌우’의 시각으로만 판단 내려질 수 있는 것인가 질문하며, 대한민국의 축소판과도 같은 ‘가족사’를 통해 공생(共生)의 전략과 해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한다. 선거 때마다 싸우는 가족들의 버라이어티한 풍경들 “가족끼리는 정치 얘기 하는 거 아니야.” 언젠가부터 이런 말이 유행했고, 지금도 유효하다. 제아무리 피를 나눈 부모 자식 사이도, 형제 간도 ‘표’를 찍을 땐 각자의 지지자와 지지 정당이 존재하므로 정치적 대립은 피할 수 없는 일. 선거를 앞두고 집안에서 정치 이야기로 논란이 불거지다가 고성이 오가고, 결국에는 치고받고 싸우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건 TV 드라마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 가정 속 풍경이다. 하다못해 TV 채널 하나 가지고도 가족 간 알력 다툼이 벌어지고, 진보냐 보수냐가 나눠진다. 김봄 작가는 오래전 기억 속의 이야기, 그리고 사소한 일상 속 대화들을 채집해내어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들이 살아가는 ‘정치 풍속도’를 친숙하고도 실감 있게 그려낸다. “엄마! 다 가짜뉴스라니까. 그걸 진짜 믿는 사람이 있네, 있어. 그거 유튜브 같은 거 계속 보고 그러니까 지금 세뇌돼서 그러는 거 아냐!” 내 목소리가 커지자, 손 여사는 한 대 쥐어박기라도 할 듯이 주먹을 들었다 말았다. “이 빨갱이. 너도 큰일이다.” 손 여사는 개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 정치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겠어! 이제부터 엄마랑은 절교야.” 그때 손 여사 왈, “빨갱이 좌파 고양이는 안 봐줘.” -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부분 푸르다 못해 시커멓게 든 멍은 보름이 지나도 빠지지 않았다. 그걸 본 손 여사는 고민이 깊어진 얼굴이 되고 말았다. 수학 선생님은 연년생인 남동생의 담임이었다. 얼마 후 수학 선생님이 결혼을 했는데, 손 여사는 그 결혼식장에 다녀왔다. 남동생이 부반장이어서 다녀왔다고 했지만, 나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봉투에는 얼마를 넣었을까. 선생님이 아이들 앞에서 나를 본보기로 때린 것은 분명 돈을 요구하는 선생님만의 방식일 거라고, 나는 한동안 그런 생각을 품었더랬다. 그리고 그에 응해준 손 여사에 대한 짜증과 불쾌함도 어느 정도 품고 있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 「육성회와 촌지」 부분 손 여사는 둘째 언니가 형부와 교제할 때만 해도 형부의 ‘적籍’이 전라도라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어떻게 봐도 괜찮은 남자였던 형부에게 이상한 프레임을 씌워서 판단하고 있는 게 뻔해 보였다. 손 여사는 자주 회유하듯 둘째 언니를 얼렀다. “선거철마다 싸울래? 정치가 다르면 다들 싸운다니까.” - 「전라도 사위는 안 돼!」 부분 오늘도 손 여사는 정부를 비판했다. 재산세가 얼마나 올랐는지 모른다고, 세금 때문에 죽게 생겼다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없는 돈을 모아 땅을 산다.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언젠가는 오를 거라고 믿는다. 나는 그런 삶에 반대한다. 미래에 성취될 이익 때문에 오늘을 저당잡혀 산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 「땅은 배신하지 않아」 부분 당연하다는 듯 촌지를 주고받는 학무모와 교사, 출신 지역에 따라 정치적 편향이 정해지는 사람들, “전라도 사위는 안 돼!” 하고 대놓고 외치는 부모,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신념으로 삼는 중산층,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나 성 소수자를 향한 삐딱한 시선들……. 그들은 결국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이며 가장 친밀한 얼굴들이다. 그러하기에 책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작가의 고백은 더 울림 있게 다가온다. “나는 보수 부모의 돈으로 자랐다. 그 돈으로 학원에 다녔고, 책을 사 읽었다.” 작가는 그 덕에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되었”으며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좌충우돌하며 삐걱거리지만 결국 타협하며 한 발씩 나아가 공생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알 것 같으면서 전혀 모르겠는 가족 이야기이자, 대한민국 현대사가 부려놓은 시트콤 같은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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