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은… 너의 몫이란다.”
자유를 바라는 인어, 영원한 권력을 갖고픈 여왕,
그리고 사랑이 전부인 피에로.
서로 다른 바람을 가진 이들이 원고지의 바다에 풀어내는
매혹적인 이야기
원고지 위에 펼쳐지는 최초의 ‘디렉팅 에세이’
서로 다른 바람을 가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예측 불허의 이야기
『인어를 사랑한 피에로』는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형태의 책이다. 모든 글과 그림은 원고지 위에서 펼쳐지고, 작가가 손으로 쓴 글씨와 직접 그린 그림이 개성을 더한다. 특색 넘치는 인물들, 묘한 매력의 글과 그림, 여기에 여러 가지 조명, 소품, 효과 등을 통한 각종 ‘디렉팅’이 합쳐지면서 이 책만의 매력이 완성된다.
흡사 그림 동화와 닮았지만 독자들은 무엇이라 정의할 수 없는 자극과 재미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등장인물들은 당장이라도 종이를 뚫고 나올 것만 같고,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는 전개와 결말을 향해 나아가면서 독자를 깊은 여운에 빠뜨린다.
원고지의 바다에 펼쳐지는 ‘디렉팅 에세이’
‘낯설다’, 아마도 이것이 이 책을 본 우리가 처음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디렉팅 에세이’라는 말에 거의 모든 독자는 고개를 갸우뚱해 할 것이다. 말 그대로 연출이 들어갔다는 의미다. 우선 『인어를 사랑한 피에로』는 모든 배경이 원고지다. 책의 높이보다 너비가 긴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글과 그림은 원고지 위에 등장한다. 작가는 손으로 이야기를 만들었고, 직접 그린 그림으로 인물들을 탄생시켰다.
원고지의 특성상 글자 수와 그림 영역이 제한되어 있기에 단어 하나에도 깊은 고민이 담겼고, 때론 글이 못다 한 말을 그림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인물의 개성, 상황 설명, 감정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소품, 조명, 효과, 장치 등을 사용했다. 1차원의 글에 2차원의 그림이 더해지고 3차원의 ‘연출’로 비로소 완성되었다. 이것이 디렉팅 에세이라고 이름 붙인 까닭이다. 책의 부분들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이야기의 강한 흡인력과 인물들의 매력, 그리고 각종 디렉팅이 주는 묘미는 책을 온전히 곱씹은 다음 독자의 가슴을 강하게 울릴 것이다. 그때 ‘낯설다’가 무엇으로 바뀔지 기대해 봄 직하다.
옛날 옛적에 피에로와 인어, 여왕이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옛날 옛적에’라는 익숙한 구절로 시작되는 이 책의 줄거리는 이렇다. 한 피에로가 첫눈에 인어와 사랑에 빠진다. 처음 느껴 보는 특별한 감정에 피에로의 머릿속은 온통 인어로 가득하다.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고, 바라는 것 없이 무엇을 해 주고 싶다. 인어 역시 조금씩 피에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바랄 것 없는 둘. 그런데 이 둘이 살고 있는 세상의 지배자인 여왕이 병에 걸리면서 행복에 금이 간다. 누군가 인어를 태운 재가 여왕의 병을 고칠 유일한 방법이라고 고한 것이다.
사실 피에로에게는 단 한 번, 단 한 가지의 소원을 들어주는 모자가 있다. 물론 여왕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마침내 오랜 고민 끝에 피에로가 여왕을 찾아가는데…. 이야기의 결말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될 것인가? 하나만 말하자면 깜짝 놀랄 반전에 분명 책장을 다시금 앞으로 넘길 것이다.
인어를 사랑한 피에로, 자유를 원하는 인어, 권력을 갖고픈 여왕
『인어를 사랑한 피에로』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피에로와 인어, 그리고 여왕이다. 피에로는 순수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사랑의 힘을 상징한다. 여왕을 비롯한 만인의 사랑을 받는 그는 인어를 만남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사랑을 깨닫고,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 줄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사랑의 힘을 체득한다.
피에로로 하여금 사랑의 힘을 깨치게 하는 인어는 ‘자유’를 뜻한다. 인어는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서도 신비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그려지는데, 이 작품 속 인어가 특별한 것은 자신이 바라는 것을 정확히 알면서도 다른 이에게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마지막으로 여왕은 ‘권력’ 그 자체다. 이미 누구도 넘볼 수 없을 만큼 가졌는데도 더 많이 갖고 싶어 한다. 사사로운 권력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에 의한 권력이다. 그것을 어떻게 피에로의 사랑과 인어의 자유에 대한 갈망보다 불순하다거나 옳지 못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세 사람의 가치와 이상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이 때문에 갈등이 생겨난다. 인어는 자신의 자유를, 피에로는 자신의 사랑을, 여왕은 자신의 권력을 최우선에 두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과정에서 스스로는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이의 사랑이나 자유, 권력을 방해할 수도 있다. 얽히고설킨 갈등의 매듭을 푸는 것은 피에로지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또 내가 인어 혹은 여왕이었다면…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