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미래 사회의 문제를 다룬 사이언스 픽션
복제 인간 제작에 대한 찬.반 논리는 우리 사회의 큰 이슈 중 하나로 부상했다.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2003년 겨울, 미국 클로네이드사가 ‘이브’라는 이름의 복제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하여 전세계를 흔들었고, 최근 우리 나라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체세포 복제에 성공하여 인간 복제의 성공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더 이상 연구를 진행시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부모님께 형이나 언니를 낳아 달라거나, 쌍둥이 형제나 자매를 만들어 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 안에서 인간이 과학 기술로 ‘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그다지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설레고 기대되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
《복제 인간 사냥꾼》은 복제 인간에 대한 가능성이 막 제기되기 시작했던 무렵부터 복제 인간 제작의 찬.반 논의, 그 필요성과 효용성, 실용화되어 가는 과정, 복제 인간을 만들고, 키우는 모습을 이야기 속에 유기적이고 치밀하게 녹여 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과학적.기술적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한 소재를, 추리.탐정 소설의 형식을 빌어 만든 이 작품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근원에 깔린 복제 인간에 대한 논란과 미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해 준다.
작가는 이처럼 문제를 제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와 똑같이 ‘살고 싶고’, ‘사랑할 줄 알고’, ‘인격을 가진’ 복제 인간들의 반란과 삶에 대한 집착을 통해 복제 인간을 만들어 장기 은행으로 사용하는 게 얼마나 비인격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인지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 그것은 미래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가 온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권리이다. 작가는 인간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 ‘인권’과 ‘사랑’의 승리로 결론짓는다.
탄탄한 구성력을 바탕으로 독자와 사냥꾼이 함께 추리해 나가는 재미
주인공 아서 던은 복제 인간 사냥꾼이다. 겉으로 보기엔 통통하고 평범한 외모를 가진 밋밋한 인물이지만 복제 인간을 사냥하는 실력은 단연 세계 최고이다. ‘살고 싶은’ 복제 인간과 아서 던과의 속고 속이는 머리 싸움, 쫓고 쫓기는 추적이 탄탄한 구성력을 기반으로 숨가쁘게 펼쳐진다.
케이트 부인으로 변장한 케이트 부인의 복제 인간, 메리 몬터규는 완벽한 화장과 연기를 하지만 아서 던은 그 손에 주름이 없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다. 한밤중에 언덕에서 양을 걱정하는 노먼 몬터규의 이상한 행동, 경의 복제 인간 빌리 2호가 예상치 않은 때에 아서 던을 쳤던 일 등 작품 곳곳에 놓여 있는 장치들은 아서 던과 독자가 숨을 죽이고 사라진 복제 인간을 함께 찾아가는 단서가 된다. 그리고 독자는 책을 끝까지 읽었을 때 ‘아, 그 때 그 일, 그 단서!’ 하고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앞.뒤와 인과관계가 딱딱 들어맞는 탄탄한 구성, 치밀한 관찰력과 추리 능력으로 사건을 추적해 가지만 때때로 오히려 사건을 끌고 나가는 아서 던의 탁월한 능력에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다. 독자와 아서 던이 관찰력과 치밀함으로 사건을 함께 풀어나가는 재미가 이 작품이 가진 구성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