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병과 생에 대한 처절한 탐색의 미학 박진성 시인의 [목숨]을 수정.증보한 개정판 [자서] 지난 여름과 가을, 중환자실에서 호흡하면서, 투병이라는 말을 밀어냈다. 투병. 나는 어떤 것과 싸우고 있단 말인가. 病, 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그 공간이 너무 좁았다. 겨우 몸을 추슬러서 시집을 엮는다. 이제 病은, 내가 싸워야 할 어떤 대상이 아니라 내가 끌어안고 동시에 내가 거느려야 할 뿌리임을 알겠다. 그걸 공병(共病)이라고 하면 될까. 내 목숨은 병과 함께 나아가겠지만, 내 시만은 골병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병원 안팎에서 나를 지켜봐 준 ‘그이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