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량의 약 성분이 통증을 가라앉히고, 혈압을 낮추며, 세균을 박멸한다니, 신기한 노릇입니다. 과다 복용하면 오히려 해롭고, 때로는 두 가지 혹은 여러 가지 성분이 상호 작용해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걸 생각하면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약은 분명 병을 낫게 하지만, 그렇다고 꼭 몸에 좋다고만 할 수는 없지요. 득이 되는 약과 독이 되는 약의 차이는 뭘까요? 동네 약국이 모두 문을 닫은 일요일 저녁에 갑자기 두통이 도져서 괴로운데, 집에 있는 진통제를 찾아보니 유효 기간이 두 달 지났다면, 이걸 먹어도 될까요? 몸이 좀 안 좋긴 한데 가정상비약을 먹고 견딜지, 병원에 가야 할지, 누가 좀 정확히 알려주면 좋을 텐데요.
《약의 과학》을 쓴 크리스티네 기터는 2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하며 수많은 사람에게 복약 설명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약에 관해 어떤 점을 궁금해하고, 또 어떤 점을 불안해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약에 관해 잘 모르는 채로 부작용을 걱정하거나 효능을 의심하며 마지못해 복용하는 사람과, 자기가 처방받은 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조금이라도 알고 올바르게 복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어느 쪽의 치료 성공률이 높을까요? 저자는 약에 관해 올바로 알고 마음 편하게 복용할 때 약도 잘 듣는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약의 과학》을 쓴 이유입니다. 현직 약사가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약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궁금증이 풀리고, 약에 관해 잘 몰라서 불안해했던 마음도 떨쳐 버리게 될 것입니다.
“저는 독자들이 약에 관한 궁금증을 풀고 불안감을 떨치기를 바라며, 그리하여 더욱 현명하게 치료에 임하기를 기대하며 이 책을 썼습니다. 약은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 긴밀하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언제 어떻게 복용하는지가 치료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의사에게 처방받아야만 살 수 있는 전문 의약품이든, 약국에서 간편하게 살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든, 제대로 복용해야 효과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독자들이 안전하고 정확하게 약을 이용하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 - 크리스티네 기터(지은이)
《약의 과학》은 누구나 한 번쯤은 품어 봤을 약에 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책입니다. 알약을 삼키고, 피부에 연고를 바르거나 패치를 붙이며, 코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일상적으로 약을 사용하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약이 체내에서 작용하는 원리와 신약 개발 과정, 약효를 내는 성분 외에 다른 첨가물을 넣을 수밖에 없는 이유 등 유용한 약에 관한 상식도 키울 수 있습니다. 아울러 3D 프린터로 약을 출력할 수 있다는 사실이나, 환자가 약을 먹으면 그 정보를 의사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주는 디지털 알약의 존재처럼 재미있고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약을 먹을 때 물 대신 우유나 과일 주스 같은 다른 음료를 마시면 정말 안 되는지, 약 먹는 동안 특정 식품을 피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약이 너무 커서 삼키기 힘들 때 반으로 쪼개서 먹어도 되는지, 약 먹는 시간은 꼭 지켜야 하는지, 공복 상태란 정확히 어떤 때를 가리키는 것인지 등 약을 사용하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일상적인 궁금증을 풀어 줍니다.
2부에서는 약이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전문가처럼 약의 작용 원리를 속속들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약을 삼킨 뒤에 몸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대략이라도 알면 약을 구매할 때 약사의 복약 설명을 듣고 이해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더불어 부작용을 걱정하느라 약 먹기를 꺼리거나 무분별하게 약을 오남용하는 사례도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3부에서는 약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약의 비밀을 엿봅니다. 신약 개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흔히 접하는 약은 왜 대부분 알약이나 캡슐 형태인지, 약품 이름에는 어떤 정보가 담겨 있는지, 수많은 약품에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는데 엄격한 채식주의자이거나 특정 종교의 율법을 따르느라 동물성 성분을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약에 관한 상식을 폭넓게 알아봅니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4부에는 가정상비약을 갖추기 위해 알아야 할 사항들을 소개했습니다. 똑같이 두통이 찾아오더라도 이부프로펜이 잘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편이 더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무턱대고 종합 감기약을 먹기보다는 목감기인지 코감기인지에 따라 적합한 약만 선택해서 복용해야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이 책은 통증과 열, 감기, 속 쓰림, 피부 질환 등 많은 사람에게 흔히 일어나는 증상에 관해 간단하게 짚어 보고, 저마다 꼭 필요한 상비약을 알차게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