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작품은 영혼을 파고드는 분석과 예술적 강렬함으로 인간의 삶을 해석해 냈다.
_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자유를 억압하는 숨 막히는 집안 분위기 속에서 남편의 몰이해와 의사 단절로 인해 고통 받으며 살아가던 테레즈는 남편을 독살하기 위해 그가 상용하는 심장병 약 속의 비소량을 조금씩 늘린다. 하지만 비소의 양이 지나치게 늘어난 처방전을 수상히 여긴 약제사의 제보로 독살은 미수에 그치고 만다. 체포된 테레즈는 체면을 중시하는 집안사람들의 허위 진술 덕분에 공소 기각 판결을 받고 풀려나지만, 평생 동안 의좋은 부부를 연기하며 유폐 생활을 할 것을 강요당한다. 절대 고독 속에서 테레즈의 생명은 서서히 좀먹어 들어가는데…….
이 소설은 테레즈가 독살 기도 사건에서 공소 기각 판결을 받은 날로부터 15년 후의 이야기이다. 유폐 생활을 끝내고 파리에 정착하지만 테레즈는 또 다른 의미의 절대 고독 속에서 살아간다. 어느 날 열일곱 살 난 딸 마리가 찾아오며 테레즈는 다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모리아크가 『테레즈 데케루』에서 결혼, 가정, 사회의 금기들에 반항하는 인간 테레즈의 내적 욕구와 마음속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는 범죄 본능을 그려냈다면, 『밤의 종말』에서는 운명의 수레바퀴에 짓눌린 창조물에게 주어진 힘, 그들을 짓누르는 관습법 앞에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강한 힘을 지닌 인간을 그리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리아크가 가장 사랑했던 여인 테레즈,
『테레즈 테케루』, 15년 후의 이야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최고의 역작
모리아크의 가장 유명한 여주인공의 운명을 그리고 있는 소설 『테레즈 데케루』와 그 속편인 『밤의 종말』이 펭귄클래식에서 출간되었다. 모리아크는 스물한 살 때 보르도 중죄재판소에서 본 독살을 시도한 여인을 통해 작중 인물을 창조해냈고 피고석에 선 여인의 파리한 얼굴에서 영감을 받아 가족과 가정에 갇혀 숨 막혀 하던 한 이지적인 여인이 남편을 독살하려 시도했던 비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에서 모리아크는 예리한 필치와 시간의 구성을 뒤집는 환상적인 문체로 사랑의 부제와 신을 잃어버린 인간의 고뇌를 그려냈다. 끊임없이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벌어지는 음울하고 준엄한 이 한 편의 심리드라마는 젊은 부인에 의한 남편의 독살 미수가 외형적 줄거리이지만 그 속에는 인간의 외적 행위로 표출되지 않은 내면의 범죄의사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담겨 있다. 모리악은 이 소설을 통해 예술에 있어서 원숙한 경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눈에 띄지 않는 내적 욕구나 우리의 마음속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는 본능을 묘사함으로써 진실의 추구에서 빚어지는 불안과 혼란을 그리고 있다.
평생 모리아크를 떠나지 않았던 여인, 테레즈
『테레즈 데케루』를 발표하고 나서도 테레즈는 모리아크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니코틴으로 누렇게 변색된 손톱, 삭은 얼굴을 가진 이 여인은 모리아크의 곁에 머물러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주장했다. 그는 단편 「의사의 집에서의 테레즈」,「호텔에서의 테레즈」를 쓰고 1935년 『밤의 종말』을 써서 자신의 여주인공에서 구원의 가능성을 부여하길 원했다. 모리아크는 그의 가련하고 슬픈 주인공을 사랑했다. 그는 남편을 독살하려 했던 테레즈 데케루를 사랑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그녀를 사랑하도록 만든다.
“테레즈는 생을 마감해야만 이 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부류의 인간이다. 참으로 대단한 종족이 아닌가! 그런 이들은 이 밤을 체념하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이성적인 독자에게, 그리고 내가 다시금 그녀를 지옥으로 떨어지게 두었음에 놀라게 될 독자에게 당부하고 싶다. 모든 문학 작품은 영혼의 승천을 단계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그리고 나의 여주인공은 이미 지나간 내 인생의 한 시절에 속한 인물이며, 빛바랜 근심의 증인이라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말이다.”_모리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