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장편실화소설 『조국』 살아있는 역사의 증언 이 책은 남파 공작원 김진계 옹이 구술한 이야기를 토대로, 젊은 시절 김응교 작가가 집필한 장편실화소설이다. 『조국』 속에는 한설야, 이기영, 이태준 같은 문인들부터, 독립투사 김두봉, 지리산 항미 빨치산 정순덕, 대전교도소 시절의 신영복까지, 20세기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저자의 문장은 이들을 단순한 인명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역사의 증언자로 불러낸다. 2025년 현대가 알 수 없는 치열한 투쟁의 시간을 저자의 생생한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세 번의 전쟁을 건넌 사내, 김진계 -일제 27년, 해방 이후 남로당 활동 5년, 전쟁 3년을 포함한 북에서의 생활 20년- 흔히 ‘거제도 다대포 간첩’으로 알려진 그는 체포되어 18년 동안 옥고를 치른다. 이후 나이든 그가 석방되어 젊은 작가 김응교를 만나 나눈 대화가 이어졌고, 1991년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그의 극적인 삶이 『조국』에 담겼다. 『조국』은 개인의 파란만장한 운명을 통해, 이념과 분단, 전쟁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 현대사 전체를 응축한 작품이다. 바로 오늘, 다시 읽는 이유 새로운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했다. 사라졌던 남북대화를 회복하고 새롭게 통일이 논의되어야 하는 시기다.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한국전쟁 이후 북쪽의 동포들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1990년 초판 당시 이 책은 보안사·북한대학원에서 교재로 사용되었고, 동시에 평양과 조총련에서도 남북 상호 이해를 위한 책으로 추천된 바 있다. 남과 북, 좌와 우, 체제와 이념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드문 기록문학이자, 통일시대를 향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증언을 바탕으로 쓴 보고문학의 미덕 국가보안법으로 수감되었던 김응교는 29세에 석방되어, 도서출판 현장문학사의 박승옥 대표, 소민영 편집장의 소개로 장기수 김진계 옹을 만난다. 그 후 강원도 사천 이설당에서 함께 머물며 김 옹의 미리 써놓은 원고와 구술을 정리했고, 이를 소설적 구성과 결합해 『조국』이 탄생했다. 이 책은 증언 70%, 문학적 구성 30%의 비율로 이루어진 보고문학이다. 증언자의 말은 절대 수정하지 않고, 문학적 재미를 더하는 부분만 소설적 기법으로 채워졌다. 특히 저자가 김진계 옹과 함께 지낸 체험은 책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10부)에 기록되어, 증언자의 삶과 그 의미를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김진계 金振桂, Kim Jin-gye 1918년 강원도 명주군 이설당 마을에서 태어나 일제 시대는 징용살이를, 해방 후에는 남로당원으로 경찰 생활을 한다. 1950년 인민군 군관으로 한국전쟁을 겪고, 1953년 제대하여 평안북고 안주군 평률리에서 민주선전실장으로 일한다. 1958년 북의 공작원이 되어 수차례 남파되어 활동하다가, 1970년 10월 6일 거제도 다대리에서 체포된다. 무기징역이 확정되어 18년간 대전·대구교도소에서 복역, 1988년 12월 71세로 석방된다. 이후 여생을 고향인 이설당 마을에서 지내다가 1991년 12월 22일 전쟁이 없는 영원한 세상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