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냉소마저 매혹적인 남자, 레트 버틀러 그의 눈을 통해 ‘또 하나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만난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보고 싶은 명작, 세기의 로맨스, 불멸의 고전,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1936년에 출간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애틀랜타 출신의 작가 마거릿 미첼(1900~1949)은 1926년부터 약 10년에 걸쳐 이 작품을 집필했고 출간된 해에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 미국 남북전쟁의 패배로 몰락해가는 남부 조지아 주의 대지주 가문을 배경으로 성숙해가는 여인의 삶을 대서사시로 펼쳐낸 이 작품은 출간 이후,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오늘날까지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뻔뻔스러우면서도 강한 여자, 미워할 수 없는 악녀 스칼렛과 냉소적이고 자유분방한 로맨티스트 레트 버틀러의 어긋난 사랑은 이 소설을 더욱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라 할 수 있다. 2007년 11월 이후, 미국은 다시 한 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작품의 정통 후속작 『레트 버틀러의 사람들』이 출간되었기 때문. 이 작품은 원작의 스토리에 충실하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 번째, 시대적 배경이 훨씬 방대하다. 원작보다 훨씬 앞 시대인 1843년 레트 버틀러의 어린시절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며, 뒷 이야기도 원작보다 길게 전개되어 총 20년이 넘는 시간을 더 다루고 있다. 두 번째, 원작이 스칼렛의 이야기라면 이 작품은 남자 주인공인 레트 버틀러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반항적이고 자유분방한 성격이 형성되기까지 깊은 영향을 주었던 권위적인 아버지 랭스턴 버틀러, 전쟁의 상처 속에 KKK단으로 변해버린 남편 앤드루에게 분노하며 새롭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현명한 여인, 로즈메리 버틀러(레트의 여동생), 스칼렛을 사랑하는 레트의 등만 바라보며 쓸쓸하게 살아가는 여인 벨 워틀링, 벨 워틀링을 임신시킨 장본인이자 레트를 곤경에 빠뜨린 남자 앤드루 래버넬 등 원작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레트 주변의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여 작품의 읽을거리를 다양하게 제시한다. 독자들은 자유로운 아웃사이더인 레트 버틀러의 눈을 통해 남북전쟁 당시 미국의 시대상,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 간의 사랑과 증오, 질투와 반목, 삶에 대한 의지 등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레트 버틀러의, 레트 버틀러에 의한, 레트 버틀러를 위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또 다른 주인공, 레트 버틀러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스칼렛을 남자로 바꾸어놓은 것 같은 인물’이다. 자유분방하고 예의와 격식을 무시하고 불같은 열정을 품고 있는 그는 스칼렛을 보자마자 숨 막힐 정도로 강렬하게 이끌린다. 그것은 그 안에 숨어 있던 아니마(남성의 무의식에 들어 있는 여성적 요소)에 딱 맞아떨어지는 여성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원작에서 스칼렛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레트 버틀러가 이번에는 소설 전반에서 되살아났다. 신비로운 불사신처럼 나타났다가 다시 홀연히 사라지곤 했던 그의 존재가 생생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 소설은 1843년, 그러니까 레트 버틀러가 열두 살이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가 어떻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유명한 장면(트웰브 오크스의 서재에서 스칼렛과 애슐리의 대화를 엿듣는 장면)에 등장하게 되는지 알려준다. 어린 시절부터 권위적이고 극렬한 인종주의자인 아버지에게 반항하던 레트 버틀러는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이방인이자 넓은 세상을 보러 돌아다니기를 즐기는 모험가이다. 마치 『모비딕』의 주인공 이스마엘이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주인공 허크처럼 자신이 속한 문명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있는 매력적인 아웃사이더인 것이다. 또한 항상 약자들에게 선의를 베푸는 휴머니스트이자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이익을 창출해내는 유능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어떤 심각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건넬 수 있는 여유로움, 세상이 갖고 있는 각종 편견에서 자유로운 사고방식,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열정, 친구의 명예를 소중히 다룰 줄 아는 넉넉함. 이런 요소들이 소설 전반에 드러나며 레트 버틀러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창출해내고 있다. 한 마디로 이 소설은 버틀러의, 레트 버틀러에 의한, 레트 버틀러를 위한 ‘또 하나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 할 수 있다. 남북전쟁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작품성 1991년에 출간되어 인기를 모았던 『스칼렛』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첫 번째 속편으로 상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작품성 면에서는 엄청난 비난을 받은 전력이 있다. 반면 『레트 버틀러의 사람들』은 마거릿 미첼 위원회의 공식 승인을 받은 두 번째 속편으로서 『스칼렛』이 남겼던 때 묵은 숙제를 말끔하게 해결한 수작이라 평가받고 있다. 미첼 위원회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남북전쟁에 정통한 작가를 찾아냈고 레트 버틀러에 숨결을 불어넣어 장장 12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성공적인 속편으로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작가 도널드 매케이그는 전작 『야곱의 사다리』로 ‘남북전쟁에 관한 작품 중 가장 훌륭하다’(<버지니아 쿼터리>)는 극찬을 받은 작가답게 역사소설로서의 가치를 한층 높여주었다. 미국의 숙명적 짐인 남북전쟁은 일반적으로 노예제 폐지에 대한 남부의 반발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북부 산업주의와 남부 농본주의의 경제적 갈등, 북부 연방제와 남부 연합제의 정치적 충돌 때문에 일어났다. 『레트 버틀러의 사람들』이 대하 역사소설로서 그 가치와 작품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남북전쟁의 특성을 명확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하퍼스 페리 병기창을 습격하여 남부의 연방 탈퇴를 주장하는 과격파들에게 힘을 실어준 광적인 노예제 폐지론자 존 브라운 이야기(존 브라운은 노예제 폐지론자들과 함께 병기창을 습격했고, 흑인 노예들과 함께 노예제에 대항하는 항거를 일으키려 했지만 병기창 습격 이틀 만에 붙잡혀 처형당하면서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노예제를 주장하던 남부의 농장주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남부에서 과격파들이 득세하는 빌미가 된다.), 전쟁에서 패한 후 겉으로는 점잖은 남부 사람들이 너도나도 가입하여 활동했던 KKK단의 실체, 농업이 중심이었던 남부의 몰락, 경제 기반이 다른 북부인들에게 대한 남부인의 분노와 갈등 등을 촘촘하게 묘사해놓은 장면들이 바로 그러한 특징을 잘 말해주고 있다. 냉소마저 매혹적인 남자, 레트 버틀러의 7가지 매력 1. 자유로운 아웃사이더 제멋대로이고 예의와 격식을 무시하는 남자, 위선과 편견을 혐오하는 레트 버틀러. 그는 권위적인 아버지에게 반항하다 호된 매질을 당했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는 강단을 지녔다. 위선적인 남부 귀족 사회의 문제아로 오르내리던 그는 결국 부자의 연을 끊고 집을 떠나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북부의 여러 도시들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방랑하며 넓은 식견을 갖게 된다. 2. 약자를 위해 눈물 흘리는 휴머니스트 “레트, 넌 백인 소년이라기보다는 잘생기고 멋진 검둥이였어.” 아이제이어 워틀링은 레트 버틀러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이 한 마디는 레트 버틀러의 성품이 어떠한지 잘 말해준다. 그는 유색인을 좋아하며 세상 사람들이 하대하는 낮은 계급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그들을 돕는다. 3. 열정적인 로맨티스트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기 싫어하는 레트 버틀러도 평생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스칼렛 오하라. 그러나 문제는 그녀가 남부의 고상한 귀족 애슐리만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레트 버틀러는 한눈에 그녀가 자신과 같은 부류라고 알아보았고 평생 동안 자신을 내던지듯 열정을 다 바쳐 사랑한다. 4. 섹시한 유머 감각 커다란 고양이처럼 미끈하고 섹시한 레트 버틀러. 남녀를 불문하고 그의 능청스러운 미소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