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소로

John Kaag and other · Essay/Humanities
2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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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인문 고전 『월든』으로 200여 년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삶을 새롭게 해석한 『일터의 소로』가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숲속으로 들어간 은둔자이자 사색가 소로에게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간 노동자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고 주목한다. 월든에서 소로는 사색하고 글만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부지런한 갓생을 사는 N잡러였다. 그런 삶을 기반으로 다져졌기에 소로의 철학은 시공간을 넘어 우리에게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 잠에서 깨어 자유로운 하루를 맞이하길 바라지만, 먹고살아야 하기에 매일 출근길에 오르는 우리에게 소로는 말한다. 영혼도, 시간도, 삶도, 그 어떤 것도 희생하지 말라고. 일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죽어 간다고. 의미 없는 출퇴근의 나날 속에 절망하면서도 한 줄기의 빛을 향해 마음을 열고자 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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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서문: 먹고사는 일 1 퇴사 2 출근 도장 찍기 3 육체노동 4 기술 발전과 일 5 농담과 일 6 무의미한 일 7 불성실과 부도덕 8 월급의 기회비용 9 불행의 동반자 10 보람 있는 일 결론: 삶이라는 일 소로의 직업 인생 연대기 소로의 물건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Description

삶이라는 일의 본보기이자 안내자 세기를 건너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 이유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 문명에 대한 첨예한 비판을 담아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대표작 『월든』은 200년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문명은 예전과 비교도 안 되게 나아졌지만, 일상에 발을 붙이고 키워낸 소로의 진정성 가득한 삶의 태도와 사상은 오늘날 우리의 삶에 여전히 영감과 의미를 불어넣는다. 매사추세츠 로웰대학교 철학 교수이자 미국 NPR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에디터스 초이스로 다수 선정된 저자 존 캐그는 철학자이자 연구자인 조너선 반 벨과 함께 소로를 새롭게 바라보고 그의 삶과 철학을 파헤친다. 그들은 소로가 현실을 뒤로하고 은둔한 초월주의자라기보다 오히려 조금의 타협도 허용하지 않고 사회적 관습과 전통적 권력에 맞서 삶을 꾸려나간 지극히 현실적인 노동자이자 살림꾼이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소로는 월든의 호숫가에서 2년 2개월 동안 일기만 쓰지 않았다. 그는 평생에 걸쳐 가르치고, 자급자족하고, 토지를 측량하고, 오두막을 짓고, 농사짓고, 연필을 제조하고, 글을 썼다. 그러면서도 푼돈에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팔지 않았고, 권력에 자존심을 굴복시키지 않았으며, 다른 이의 희생적인 노동에 결코 기생하지 않았다. 이렇게 현실 위에서 실천하고 체득했기에 소로의 철학에는 고유한 힘이 깃들어 있다. 소로는 삶이라는 일을 어떻게 해나갈 수 있는지, 우리가 무얼 갈망해야 하는지 보여준 본보기이자 안내자다. 짧고도 부지런했던 소로의 삶이 주는 교훈들 “생은 짧고, 오직 한 방향으로, 끝을 향해, 아주 빨리 움직인다.” 현대인들은 밥벌이와 자아실현 사이에서 고민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일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특히 한국은 평균 노동 시간도 긴 편이다. 2023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근로 시간은 OECD 회원국의 연평균 근로 시간보다 122시간 많다.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일에 관해 진지하면서도 집요하게 물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잠에서 깨어 진정으로 자유로운 하루를 맞이하길 바라지만, 돈 없이 먹고살 수 없기에 매일 출근길에 오른다. 소로에 따르면 그렇게 도착한 일터에서 우리는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매 순간 자신으로부터 소외된다. 내가 버는 돈은 내 시간에 대한 보상이자, 내 자유에 대한 보상이고, 내 자존감에 대한 보상이며, 밤에 편히 잘 수 없는 것에 대한 보상이다.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 우리는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며 보내지만, 어쩌면 그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전혀 모른다. 『일터의 소로』는 생계 앞에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생각할 용기를 준다. 일을 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에게 소위 ‘먹고사니즘’에 함몰되지 않고 자기답게 일하며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일하지 않고 먹고살 수 없다면 우리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 노동은 정녕 피할 수 없는 형벌일까? 돈과 시간과 자아를 지키며 일하는 것이 가능할까? 몸을 지탱하고 마음을 고양시키는 일을 하며 먹고살 수 있을까? 그리하여 우리에게도 월든이 있을까? 이 물음들에 대한 소로의 대답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이러하다. “생은 짧고, 오직 한 방향으로, 끝을 향해, 아주 빨리 움직인다.” 보람 없는 노동의 진정한 대가란 결국 우리의 삶, 일의 의미를 잃으면 삶은 끝이다 소로의 가장 큰 우려는 삶의 끝에 다다랐을 때서야 진정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었다. 하버드를 갓 졸업한 소로는 당시로서 꽤 훌륭한 연봉인 500달러를 받기로 하고 센터 스쿨 교사로 취직했다. 그가 일을 시작하고 겨우 2주가 막 지났을 무렵 한 관리자가 소로의 교실로 찾아왔다. 그는 수업을 지켜볼수록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는데 아이들이 교사인 소로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수업이 끝난 후 관리자는 소로에게 체벌을 하라고 지시했다. 소로의 관대한 교육관은 이미 콩코드 지역에 소문나 있었으므로 이 지시는 일종의 시험이었던 셈이다. 소로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부도덕한 명령이라도 따를 것인지를 시험한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소로는 무작위로 학생 몇 명을 불러내 때렸다. 다음 날 소로는 학교에 출근해 더 이상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소로는 직업상의 부도덕한 행위가 조직의 상명하복식 구조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했고, 이 체제에 가담함으로써 이것이 얼마나 부당한지 극적으로 보여주었다. 소로는 사표를 던지고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소로는 “직업이란 일터에서 보내는 인생”이며 “일하고 있는 동안에도 당신은 죽어간다”고 말한다. 소로의 삶은 우리로 하여금 어쩌면 그동안 외면해왔던,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마주하게 만든다. 나를 좀먹는 일을 계속하는 게 더 치명적일까? 그 일을 그만두고 나의 길을 찾아 나선 대가가 더 위험할까? 보람 없는 노동과 그 노동을 거부함으로써 내가 처하는 위태로운 상황 중에 어떤 것이 나를 더 큰 위험에 처하게 하는지 스스로 묻게 만든다. 이는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어야 하는 질문이며, 이것에 대해 고민하는 삶이 바로 소로가 노동으로 몸소 보여준 의식적인 삶, 철학하는 삶이다. 이처럼 『일터의 소로』는 의미 없는 출퇴근의 나날 속에 절망하면서도 한 줄기의 빛을 향해 마음을 열고자 하는 사람에게 필요와 숙명에 삶을 내바치지 말라는 귀중한 한마디를 건넨다. 월급이라는 보상만큼 일의 의미를 찾아가고 싶다면, 점점 빨라지고 가혹해지는 현대 자본의 세계에서 자기만의 중심을 잡으려 애쓰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영혼도, 시간도, 삶도, 그 어떤 것도 희생하지 말자. 소로의 말처럼 일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죽어가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