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호도는 2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어린 시절 이혼했다. 다섯 살 땐 아빠와 새엄마와 함께 살았는데, 새엄마는 아빠가 없으면 옷방에 호도를 가뒀다. 생선을 구우면 꼬리만 먹게 했다. 새엄마가 자고 있는 침대에 오줌을 싸서 엄마에게 보내졌다. 엄마는 호도를 많이 때렸다. 때려도 너무 많이 때렸다. 엄마뿐 아니라 외할머니, 이모들도 호도와 동생을 때렸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왕따를 당했다. 키만 크고 모든 것이 느렸던 호도는 아이들의 타깃이 되었다. 다른 반 애들도 찾아와 때렸다. 그래도 엄마는 “네가 잘못한 게 있겠지.”라며 호도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어른들이 돌봐주지 않는 호도는 밖에서 성추행을 많이 당했다. 추행을 하는 사람 중에는 몇 살 많은 남자애들도 있었고, 신문 돌리는 아저씨도 있었다. 가정 폭력, 방치, 왕따, 이웃의 성적 착취, 나쁜 소문, 데이트 폭력, 호도를 둘러싼 세상은 폭력과 비극이 꼬리를 물고 하나의 고리가 되어 돌아가고 있었다. "내 삶은 계속 나쁜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 저주 받은 세계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상처 받고 상처 주는 삶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그림을 그렸다. 그 중에서도 가족은 호도의 삶을 바닥까지 파괴하는 가장 친근한 적이었다. 그림만이 유일한 출구였다. 사람에게 상처 받았지만, 사람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상처 주는 사람과 세상을 끊어내고 그림에 집중하도록 도와준 것은 결국 또 사람이었다. 방황과 어리석은 선택에도 끝까지 호도를 품어준 남편의 도움으로 호도는 가까스로 자신의 삶을 일으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상처 속에서도 조금씩 자라 어른이 된 호도는 더 이상 세상이 자신을 상처 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을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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