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 7년

Kim Eui-sung and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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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김의성이 사석에서 뱉는 말은 겸손하다. 그가 '나 같은 놈'이라 말할 때 '나 같은'이란, 특별한 재능이나 남다른 열정, 혹은 놀라운 성실을 쏟는 인간이란 뜻과는 거리가 멀다. '나 같은'은 지극히 평범할 뿐 아니라 조금은 속물이고, 못난 자신을 말한다. 그는 지난 7년간 대부분 악당을 연기했다. 영화의 배역이란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 그게 모조리 악당이었다. 이 책의 출발은 악당 역할만 해온 '나 같은 놈'이 본 세상 이야기다. 김의성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영화, 그리고 정치와 사회를 포함한 세상사에 대해 더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엮은 재주꾼 인터뷰어 지승호가 구슬을 꿰어 빛나는 보석을 만들듯 <악당 7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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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 / 4 배우는 기다리는 것 / 9 익숙함과 거리두기 / 69 악당, 누구나 쓰임새가 있다 / 139 조금 다른 단계의 고민 / 217 자기 나름의 담론 / 275 에필로그 / 321

Description

악당으로 살아온 배우 김의성 그가 인생, 영화, 세상사를 털다 악당 김의성이 사석에서 뱉는 말은 겸손하다. 그가 ‘나 같은 놈’이라 말할 때 ‘나 같은’이란, 특별한 재능이나 남다른 열정, 혹은 놀라운 성실을 쏟는 인간이란 뜻과는 거리가 멀다. ‘나 같은’은 지극히 평범할 뿐 아니라 조금은 속물이고, 못난 자신을 말한다. 그는 지난 7년간 대부분 악당을 연기했다. 영화의 배역이란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 그게 모조리 악당이었다. 이 책의 출발은 악당 역할만 해온 ‘나 같은 놈’이 본 세상 이야기다. 김의성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영화, 그리고 정치와 사회를 포함한 세상사에 대해 더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엮은 재주꾼 인터뷰어 지승호가 구슬을 꿰어 빛나는 보석을 만들듯 《악당 7년》을 만들었다. 인생은 반전과 역전의 연속 혼·분식을 장려하던 어린 시절, 너무나 가난했던 김의성의 도시락엔 흰쌀보다 잡곡이 많았다. 그러나 선생님은 “도시락엔 이렇게 보리가 많아야 해”라며 뜻밖의 칭찬을 했다. 대가족이었고, 형들과 나이 차도 많았던 그는 어려서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특히 《삼국지》는 반복해서 읽던 작품이었다. 공부는 곧잘 했지만,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강했기에 고등학생 시절부터 술·담배를 시작으로 유흥 생활에 젖어 세월을 보냈다. 고3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린 그는 수학은 포기하고 나머지 과목을 달달 외워 서울대에 합격한다. 그의 입지전적 이야기는 훗날 “너희 선배 중에는 이런 사람도 있다, 포기하지 마라”는 선생님의 표현처럼 역전의 모델이 된다. 사회 참여 연극에 눈뜬 서울대생 김의성이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중반은 군사정권의 폭압으로 얼룩진 비극의 시대였다. 자연히 그는 학교 공부에서 멀어졌고, 지식인의 사회 참여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보았다. 놀기 좋아했던 그는 사회 운동으로서의 연극에 참여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 했다. 군에 입대했다 제대해 학교로 돌아온 그가 처음 했던 일은 이한열 열사의 노제 참여였다. 그걸 보곤 세상이 뒤집혔다고 생각했다. 복학 후에도 여전히 공부엔 관심이 없어 시험은 친구들이 봐주었다. 이른바 ‘서울대 프리미엄’의 혜택을 누린 점도 없진 않지만, 실상 그가 대학 생활에서 얻은 자산은 연극을 시작한 것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이었다. 홍상수, 다시 홍상수 연극을 하다가 영화를 시작하면서 그가 처음 중요한 배역을 맡은 작품은 홍상수의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었다. 이 작품은 김의성에게도 중요했지만, 홍상수에게도 중요했다. 그의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과거 배우로 활동할 때 그는 스스로 치열하지 못했다고 회상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 해외에서 영화 사업에 눈을 돌리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스크린에 복귀한 계기 역시 홍상수의 작품〈북촌방향〉이었다. 먼 길을 돌아 다시 홍상수의 영화로 돌아왔을 때만 해도, 그는 다시 배우로 살아야겠다는 절실한 의지가 없었다. 하지만 〈북촌방향〉을 통해 김의성이라는 배우의 얼굴과 연기가 우리 영화판에 필요하다고 느낀 사람들은 많았다. 이는 이후 〈부산행〉에서 보여준 연기에도 충분히 드러난다. 진짜 악당은 누구인가 김의성은 어떤 ‘주의’에 함몰된 사람이 아니다. 그 정도로 어딘가에 깊이 빠져들 만큼 치열하게 세상을 파고들지도 않았다. 다만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고, 그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에 취하길 원하는 사람이다. 그런 기질은 현실 사회에서 여지없이 작동한다. 쌍용차 관련 1인 시위에 참여했을 때도, 그는 노조가 절대적인 선(善)이라고 여겨서 그런 게 아니었다. 다만 ‘아는 놈이 크레인에 올라갔으니, 내려올 때까지 나도 뭔가 해보자’고 생각했을 따름이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그를 세상은 선입견을 품고 바라봤다.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배우는 캐스팅에서 배제되기 일쑤였던 지난 정권에서, 김의성은 악역을 맡아 열심히 연기했다. 또 배우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대중을 향해 거침없이 이야기를 쏟아냈다. 악이 판치는 세상에서 진짜 악당은 누구인가. 이 책은 그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을 곱씹어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