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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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환경 파괴의 시대, 정의란 무엇인가? 내일은 없는 기후 비상사태, 굶주리는 사람들과 쫓겨나는 원주민들, 자본주의의 거짓 해결책에 맞선 생태사회주의의 대응! 녹색을 더 적색으로, 적색을 더 녹색으로! 기후 부정의를 넘어 기후정의로! 또 기후변화? 이제는 기후정의! 가뭄 때문에 케냐에서는 1000만 명이 기아에 직면했고, 아르헨티나에서는 소 150만 마리가 죽었다. 전세계 바다는 만년설이 녹아 1970년대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지구의 계절은 달력을 앞서가고 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기후변화 위기의 징후들이다. 《기후정의 -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에 맞선 반자본주의의 대안》은 위기에 직면한 지구를 위해 ‘우리’가 사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던 기존의 기후변화 담론과 달리 ‘우리’보다 먼저 ‘정치’와 ‘경제’가 바뀌어야 하고, 지구를 파괴하며 거짓 해결책으로 우리를 회유하는 자본주의에 맞서야 한다고 얘기한다. 생태사회주의자 이안 앵거스가 엮은 《기후정의》는 피델 카스트로와 우고 블랑코부터 기후정의네트워크와 비아캄페시나까지, 1990년대 초반부터 2009년까지 전세계 반자본주의 활동가와 단체들이 기후변화에 관해 논의한 저술, 기사, 성명서, 연설문 등을 주제별로 모아놓은 책이다. 출범할 때부터 줄곧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 담론과 정책을 생산하고 전파하는 데 집중해온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들은 기후변화에 관한 진단과 처방을 순수한(?) 환경 문제로 접근해온 한국 환경운동에 균형 잡히고 진일보한 담론이 형성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번역했다. 99퍼센트를 위한 기후정의의 관점에서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 식량 위기 등의 근본 원인과 진정한 해결책을 찾아 나선 것이다. 녹색 자본주의에 맞서는 생태사회주의 1부와 2부에서 피델 카스트로, 이안 앵거스, 옥스팜 인터내셔널, 비아캄페시나, 식량주권을 위한 닐레니 포럼 등은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가난한 국가들과 민중들이 겪고 있고 앞으로 겪게 될 기후변화의 피해에 관해 얘기한다. 특히 피델 카스트로는 소비사회가 잔혹한 환경 파괴의 근원적 원인이며, 부의 불평등한 분배와 부정의에서 굶주림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3, 4, 5부는 기후변화 대응의 주류적 견해에 관한 비판적 접근을 통해 기술적 해결책과 탄소시장 등 자본주의적 해결책의 문제점에 주목한다. 먼저 사이먼 버틀러는 세계의 빈곤층이 너무 많이 출산하고, 인구 조절이 지구 온난화의 해결책이라는 신맬서스주의를 비판한다. 그리고 이안 앵거스는 1968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이래 “사회과학자들이 천연자원 문제를 평가하는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된 <공유지 비극>을 비판한다. 또한 선진국과 다국적 기업의 주도 아래 벌어지고 있는 바이오연료 생산 붐과 탄소 포집ㆍ저장 기술을 분석하며 환경 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오염자들끼리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는 탄소시장 창출에서 희망을 찾는 많은 환경주의자들을 비판한다. 자본주의는 녹색화될 수 없으며,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자본주의에 내재한 성장과 오염의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6부에서는 ‘남반구의 외침’을 들을 수 있다. 기후변화의 주된 피해자는 남반구의 민중과 전세계의 원주민이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구 대지를 보호하라”며 호소했고, ‘라틴아메리카 운동’, ‘원주민 기후변화 국제포럼’, ‘기후변화 원주민 지구회의’는 기후변화 해결에서 원주민의 의견과 참여를 배제하지 말라고 주장하며 완전하고 유효한 참여를 요구했다. 주로 제3세계 사회·농민·원주민·여성 그룹과 선진국의 좌파 세력이 참여하고 있는 ‘기후정의네트워크’도 기후회의에서 사라진 것은 ‘정의’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아메리카를 위한 볼리바르 대안’은 5차 미주정상회의 결과를 용납할 수 없다며 전면적인 토론을 제안했고, 볼리비아는 부유한 국가들이 생태 부채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우고 블랑코는 인류를 구원하려면 우리의 뿌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7부와 8부는 기후변화 위기의 진정한 해결책으로 생태사회주의에 주목한다. 녹색운동 내부에서 마르크스주의 사상의 전파와 마르크스주의 좌파 내부에서 생태 사상의 전파라는 두 개의 평행한 정치 조류 사이에서 자라난 생태사회주의의 목표는 자본주의를 다른 사회로 대체하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 수단의 공동 소유가 자본주의적 소유를 대체하고 생태계의 보전과 회복이 모든 활동의 중심이 되는 사회를 지향한다. 또한 생태사회주의는 아주 다양하게 펼쳐지는 반주본주의 운동으로, ‘녹색을 더 적색으로 그리고 적색을 더 녹색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회의실과 조약 협상으로는 환경 파괴를 멈출 수 없으며, 대중운동과 정치행동, 계급투쟁만이 지구를 구할 수 있다. 유엔과 몇몇 국가만 참여하는 국제 기후정치 시스템은 이미 무능하다는 것이 증명됐으며, 그 대안으로 전세계적으로 기후정의가 확산되고 있고, 그 중심에 생태사회주의가 있다. 1퍼센트를 위한 ‘과학’이 아니라 99퍼센트를 위한 ‘기후정의’ 아이티 사람들은 ‘진흙 과자’를 먹고, 캐나다에서는 정부가 농부들을 부추겨 일부러 도축을 해 돼지들을 버린다. 한쪽에서는 ‘밥값’이 너무 비싸서 굶고, 한쪽에서는 너무 싸서 식량을 버리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지구 온난화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민중과 원주민이 배제된 자본주의적 해법은 지구에 재앙이 되고 있고, 자본주의는 그 자체로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원인일 뿐이다. 부정의한 세계에서 한쪽은 돈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느라 타인의 삶을 무시하고, 한쪽에서는 삶의 터전을 잃은 채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생태계를 보호하고, 원주민의 권리를 되찾아주고, 노동자를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소비에트 연방이 제공하던 석유가 끊긴 뒤 유기농 퍼머컬처와 재생 가능 에너지 정책을 도입해 생존한 쿠바의 경험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생태적 지속 가능성의 전제 조건은 소수를 위한 ‘과학’이 아니라 다수를 위한 ‘정의’다. 따라서 기후변화 문제를 1퍼센트를 위한 ‘과학’이 아니라 99퍼센트를 위한 ‘정의’의 문제로 바라보자는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분명하다. “우리의 임무는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