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시대

이병한 · History
4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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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지금은 'G2시대' 혹은 '중국 패권의 시대'가 아니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적 세계체제 자체가 끝나가고 있다. 중국만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부상과 더불어 인도와 이슬람 등 지역 세계들이 약진하고 있다. 이는 동/서와 고/금이 크게 반전(反轉)하여 세계가 근대 이전, '유라시아의 초기 근대'로 회생하는 과정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반전의 시대'이다. 저자는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오키나와, 티베트, 신장, 광둥, 베트남, 러시아 등 유라시아 지역의 정치와 근현대사를 탈근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반전의 시대'적 기운을 입증한다. 그리고 새 시대를 준비할 새 논리로 천하(天下), 덕치(德治), 동학(東學)을 제시한다. 동시에 서방에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동방의 옛 질서에서 미래의 대안을 찾는 이때, 한반도만이 유독 식민지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과거와 단절된 자기소외의 자충수를 두고 있음을 꼬집는다. 전통에 무지한 채 근대화로만 내달렸다는 점에서 좌/우 모두 무능했음을 역설하며, 새 시대에는 좌우 합작뿐 아니라 동서 합작, 고금 합작이 절실하다고 호소하는 젊은 역사학자의 메시지는, 40여 년 전 한반도의 시대인식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선사했던 리영희 선생을 향한 오마주-'반전시대의 논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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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여는 글 전환시대에서 반전시대로 12 1부 천하 : 중화세계의 논리 01 천하와 복합계 23 UN과 天下 | 천하와 복합계 | 부강과 건강 02 진화하는 일국양제 _홍콩 31 홍콩의 선택 | 진화하는 일국양제 03 제국의 진화 _대만 37 남북과 양안 | 제국의 진화 | 백년대계 04 오키나와에서 류큐로 _오키나와 45 복귀, 반환, 재병합 | 국제질서와 중화질서 | 오키나와에서 류큐로 05 오래된 미래 _티베트 54 근대의 독배 | 전장과 시장 | 연기(緣起)와 네트워크 06 두 개의 하늘 _신장 62 조화사회 | 조화세계 | 천주와 천하 07 네트워크 경제 _광둥 70 광둥 모델 | 광둥 네트워크 | 네트워크 경제 | 껍데기는 가라 08 ‘문명의 충돌’ 77 임진년 영토대란 | 미일안보조약과 중일공동성명 | 탈중화 vs 재중화 09 대동아와 대중화 _일본 84 전쟁의 이름, 이름의 전쟁 | 대동아의 논리와 심리 | 대동아와 대중화 | 포스트-대동아 10 붉은 제국 _인도차이나 94 대남제국과 인도차이나 | 코민테른과 인도차이나 | 붉은 대남제국 11 동방의 무인 _베트남 100 붉은 나폴레옹 | 1975 : ‘동방’에서 ‘동구’로 | 도이모이 : 다시, ‘동방’으로 12 ‘만달라’ 질서 _아세안 109 인도차이나와 아세안 | ASEAN Way | 만달라의 환생 | 대승(大乘)적 뉴에이지 13 유라시아와 북방 _러시아 118 유라시아주의 | 제4의 정치이론 | 북방과의 재회 14 구세계의 갱신 125 성(盛)과 쇠(衰) | Renewal : 신세계와 구세계 | 왕도와 패도 15 미국식 조공 체제? 133 역사의 환생 | 대분단체제, 샌프란시스코체제, 미국식 조공 체제| 이론(Theory)과 사론(史論) 16 중화세계의 근대화 139 중화세계의 문명화 | 중화세계의 근대화-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 | 반정(反正)과 경장(更張) 17 재균형 : 남해(南海)와 동해(Biển Đong) 147 내인(內因) : 계급과 성별 | 외풍(外風) : 축의 이동 | 재균형 : 비정상의 정상화 18 재균형의 축 (1) : 실크로드 157 중원과 서역 : 오프라인 실크로드| 푸사와 한자 : 온라인 실크로드| 평평한 세계 : 비정상의 정상화 19 재균형의 축 (2) : 유라시아 166 북방과 서부 | 우크라이나 : 카인과 아벨| 고금(古今)의 재균형 20 재균형의 축 (3) : 브릭스 176 페레스트로이카 | 금융 재건 | 지리 재편 | 국가 개조 21 유라시아의 세기 185 유라시아의 대륙풍 | 일대일로(一帶一路) | 동/아시아와 동/유라시아 2부 덕치 : 동방형 민주정치의 논리 01 정치유학 : 제국의 정치철학 193 유학 르네상스 | 제국의 정치철학 | 민주주의의 민주화 02 동양 전제와 동방 민주 201 서구 민주 | 동양 전제 | 계약과 향약 | 동방 민주 03 정치와 덕치 209 정의와 공정 |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 새 정치와 옛 정치 04 혁명에서 자강으로 _중국 218 보시라이 이후 | 문혁이라는 유령 | 중국의 고뇌 05 중국공산당 : 거대한 학습조직 _중국 225 시진핑 시대 | 중국공산당 : 혁명당에서 집정당으로 | 당교 체제 : 거대한 학습조직| 정치 개혁 : ‘중국화’ 06 아베 신조 : 반동과 반전 사이 _일본 232 오래된 전후(戰後) | 진보와 진화 | 보수의 품격<

Description

‘중국 패권의 시대’라는 결정적 오해 패권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패러다임 자체가 반전하는 것이다 시대인식에 다시 한 번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올 개안의 유라시아사 시대를 앞서가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1974년 5월, 리영희 선생은 《전환시대의 논리》를 세상에 내놓으며 코페르니쿠스를 언급하였다. 역사를 앞서간 사람들은 늘 지탄받았고, 리영희 선생의 고단한 삶은 그들의 괴로움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여기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꾀하는 또 한 명의 지식인이 있다. 그는 지금이 ‘G2시대’ 혹은 ‘중국 패권의 시대’가 아니라고 목청을 높인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적 세계체제 자체가 끝났다. 그리고 새 시대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동/서와 고/금이 크게 반전(反轉)하여 근대 이전, ‘유라시아의 초기 근대’가 회생한다. 그 미래는 낯설지 않다. 수백년 근대에 앞서 수천년을 지배해온 중화세계의 귀환이자 갱신이다……. 사방에서 눈을 흘긴다. 누가 철 지난, 그것도 사대주의적인 ‘중화’를 입에 올리는가? 또 중국의 시대가 아니라면서 중화세계가 돌아왔다는 건 무슨 궤변인지? 그는 열변을 토해낸다. 중화세계는 ‘제국주의’가 아닌, ‘제국’ 그 자체이다. 그 세계에서는 제국 아래 지역 간 교류와 유대가 활발했고, 사대(事大)뿐 아니라 사소(事小) 또한 중요했다. 한 나라가 일방적으로 지배하지 않는 다극화된 세계였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 이슬람이 흥기하며 지역이 되살아나는 지금은 바야흐로 대반전의 시대. 귀환한 역사에 걸맞은 새 논리가 필요하다……. 이 책은 역사학자 이병한이 2012년부터 《프레시안》에 연재한 칼럼 ‘동아시아를 묻다’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패기 넘치는 소장학자답게 동서고금의 역사를 종횡무진, 거침없이 융합하여 시대인식을 뒤집는 파격적 사유를 선보인다. 이러한 파격은 그가 ‘주변부 콤플렉스’를 극복한 ‘관찰자’이기에 가능하다. 전후 세대도 80년대 세대도 아닌, 외환위기 이후 대학을 다닌 세대로서 식민지 왜소증과 좌우 이데올로기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으며 문화적 상대주의도 체화하였다. 또한 그는 대상을 밖에서 관찰하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가 직접 체험하며 응시하는 내재적 접근방식을 취한다. 중국 상하이자오퉁대학교 국제학대학원, UCLA 한국학연구소 방문학자, 베트남 하노이 사회과학원 연구원, 인도 네루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으로 공부한 후 현재는 유라시아 전역을 답사하며 견문기를 쓰고 있다. 남한이라는 국지적 공간에서 벗어나 8개국어에 달하는 언어를 익히며 현지 지식인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중심/주변, 제국/식민이라는 편견을 깨고 한반도,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지평에서 사유하는 안목을 배웠다. 속박과 편견에서 자유로운 학문적 태도는 자연스레 탈식민주의적 글쓰기로 이어졌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다소 서운(?)하게 들릴 수도 있는 그의 발화는 그러나 분명 또렷하고 균형감각이 생생한 외침이다. 한반도는 또 한 명의 코페르니쿠스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까. 다행히 먼저 그를 알아본 선학(先學)들이 있다. 중화질서에 대한 오독과 오해 ‘중화세계가 귀환’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G2로서의 중국과 중화세계의 제국으로서의 중국을 구별한다. 우선 중화세계와 제국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두자. 실제 중화세계는 다극화된 세계였다. 중국과 조선, 일본, 베트남뿐만 아니라, 류큐, 대만, 홍콩, 티베트, 신장 등 국가가 아닌 다양한 정치 구성체들까지 유기적으로 작동하던 ‘복합계’였다. 사대-사소-교린은 상대적 질서였고, 중국이라는 제국 아래 각 공동체는 차등적 의례 속에서 공존하였다. ‘제국’은 ‘제국주의’와 다른 말이었다. 저자는 홍콩, 대만, 오키나와, 티베트, 신장, 광둥, 인도차이나, 베트남, 아세안, 러시아까지 유라시아 지역의 근현대사를 두루 살피며 오독된 중화질서의 본모습을 드러낸다. 대표적인 예로 대청제국과 티베트의 관계를 들 수 있다. 대청제국 시절 북방에서는 중원과 달리 토착 지배자를 통한 간접 지배가 행해졌다. 물론 베이징에 번부를 관리하는 이번원(理藩院)을 두었고, 번부에 중앙관료를 파견하기도 하였으나 어디까지나 ‘관리’의 차원이었지 ‘통치’의 차원은 아니었다. 티베트는 지역의 승려가 지배했고 티베트 불교는 독자적인 문화로 보존되었다. 심지어 대청제국의 지배층은 티베트 불교 신자였고, 강희제의 무덤은 오로지 티베트어로만 기록되었다. 제국 아래 중국과 티베트는 공존하였고, 대국과 소국 간 ‘사대’(事大)의 질서만큼 ‘사소’(事小)의 존중도 살아 있었다. 오히려 제국주의와 패권주의는 중화질서가 아닌, 서구 근대질서의 논리였다. 티베트가 왕년에 누리던 고도의 자치와 자율을 상실하게 된 것은 청일전쟁(1894) 즈음이다. 근대를 몸에 익힌 일본이 ‘조공국’ 조선은 ‘자주적’이고 중국의 ‘속국’이 아니므로 일본의 식민지로 삼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그러자 청조 역시 티베트의 자치를 허락하기 어려워졌다. 더 많은 조공국과 번부를 잃을까 두려웠던 것이다. 이때부터 중국 또한 중화질서를 버리고 근대국가의 논리에 편승하며 패도를 부리기 시작한 셈이다. 이후 티베트는 독립을 꾀하는 ‘냉전의 전사’이자 ‘평화의 사자’로 비춰지게 된다. 양자 간 공존의 역사는 잊혀지고 피의자 중국과 피해자 티베트만 남았다. 이를 배후에서 연출한 것은 미국이었다. 근대가 씌운 안경을 벗고 대반전의 시대로 중화질서를 근대질서와 저울질하며 저자가 던지는 질문의 핵심은 이것이다. 우리가 합리적이라 맹신해온 서구 근대질서는 과연 그 이전의 질서보다 유능한가? 진정 ‘진보’적인가? 근대는 자유, 평등, 독립, 성장, 발전을 내세우며 모든 공동체를 ‘국가’로 ‘독립’시킨 후 규모와 문화, 풍속의 차이를 무시한 채 한 경기장에 몰아넣었다. 그리고 서양 강대국을 기준 삼아 ‘만국이 만국에 투쟁’하게 했다. 그렇게 전 세계적 ‘전국시대’가 열렸고 그 결과가 바로 우리가 목도하는 지금의 세계다. 거대자본은 시민을 착취하기 시작했다. 체제 유지의 기회비용을 외부화할 공간(식민지, 자연)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개개인의 욕망에만 충실한 과잉 성장 문명의 질서로 전락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로 대표되는 서구 근대 문명은 폐해만 남긴 채 임계점에 다다랐다. 2001년 9.11과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3.11은 비로소 근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증거했다. 따라서 지금의 시대 변화를 G2, 즉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패권 이행기로 오독해서는 곤란하다. 근대질서의 논리를 그대로 계승하는 G2는 전형적인 미국발 담론이다. 실상은 미국의 단일 패권이 복수의 지역대국이 경합하는 다극화 세계로 전환하는 것에 가깝다. 중국의 부상과 더불어 인도와 이슬람 등 지역 세계들이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질서를 거스르며 재등장하는 지역 세계들이야말로 근대 문명의 종언을 증언한다. 물론 그 선두에 중국이 있으나, 그 역할은 패권국이 아닌 사소(事小)의 예를 갖춘 제국이며 그래야만 한다. 시대가 근대 이전으로 크게 반전한다. 그 모습은 누천년 중화세계의 형상을 닮았다. 저자는 이 시대를 ‘반전(反轉)의 시대’라 명명한다. 새 시대의 논리 - 천하, 덕치, 동학 비자본주의적 대안세계를 실현할 웅대한 상상력 새 시대에는 새 논리가 필요하다. 기존 질서의 관점으로 보아서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한계에 다다른 신자유주의가 패악을 부리는데도, 모두가 아래로 아래로 착취하며 버티는 이유는 달리 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식의 지평을 넓힐 것을 권한다. 근대라는 찰나의 안경을 벗으면, 누락되고 오독되어온 역사가 다시 읽히고 다른 방면의 출로가 보인다. 저자가 ‘오래된 미래’에서 찾은 새 시대의 논리는 천하(天下), 덕치(德治), 동학(東學)이다. 1부 천하에서는 중화질서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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