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기

기리노 나쓰오 · Novel
3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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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3개국이 참여해 각국의 신화를 현대 시점에서 재해석하는 대형 프로젝트 '세계신화총서' 11권.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의 거장 기리노 나쓰오가 독자적인 여성상을 통해 일본 창세신화를 재해석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 <고지키>에 등장하는 남녀 구애의 신 이자나미와 이자나키의 일화에 오키나와 지방의 토속문화와 풍습을 접목해 흥미롭고도 애달픈 인간과 신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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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장 오늘 이날은 7 2장 황천국으로 89 3장 세상 다하는 날까지 141 4장 참으로 아름다운 여인이로구나 197 5장 정말 멋진 분이시군요 291 옮긴이의 말 327

Description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의 거장 기리노 나쓰오 독자적인 여성상을 통해 일본의 창세신화를 재해석하다! 제19회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 수상작 영국 캐논게이트 출판사가 기획하고 전 세계 33개국이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 ‘세계신화총서’ 11권. 현재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이 모여 각국의 신화를 현대 시점에서 재해석하는 이 기획에 일본에서는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의 거장 기리노 나쓰오가 장편소설 『여신기』로 참여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 『고지키古事記』에 등장하는 부부 신 이자나키와 이자나미의 전설에 오키나와 지방의 토속문화와 풍습을 접목해 흥미롭고도 애달픈 인간과 신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머나먼 남쪽 ‘바다뱀 섬’에는 한 집안의 자매를 무녀로 모시는 풍습이 있다. 해와 낮의 세계를 맡아 각종 제사를 관장하는 언니 가미쿠와, 달과 어둠의 세계에서 죽은 이들을 지켜야 하는 동생 나미마. 자신의 운명을 비관한 나미마는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섬에서 도망치지만 곧 허무한 죽음을 맞아 황천국으로 떨어진다. 그곳에는 역시 남편에게 버림받고 황천국에 갇혀버린 여신 이자나미가, 하루 천 명의 인간에게 죽음을 내리며 분노를 달래고 있었는데…… 배신한 연인을 용서치 않는, 불합리한 운명에 대응하는, 강인하고 잔혹한 여신을 경배하라! 기리노 나쓰오는 데뷔 당시부터 독특한 개성의 여자 주인공을 입체적이고 심도 있게 그려내어 주목받아왔다.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한 데뷔작 『얼굴에 흩날리는 비』에서 이어진 여탐정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하드보일드 팬들을 사로잡으며 기리노 나쓰오가 미스터리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어주었고, 대표작으로 꼽히는 『그로테스크』와 『아웃』에 등장하는 네 여자는 각기 다른 사연과 동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한 그늘을 적확하게 대변한다. 한 여자가 삼십여 명의 남자와 무인도에 고립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도쿄 섬』, 미스터리의 틀을 벗어나 중년 여성의 자아 찾기를 그린 『다마모에』도 화제를 모았다. 그런 작가가 신화의 재해석이라는 주제 아래 여신의 이야기를 써낸 것은 필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 신화 최초의 부부 신이자 지금도 남녀의 인연을 맺어주는 신으로 널리 숭배되고 있지만, 그리스신화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연상시키는 비극적인 사연을 지닌 황천의 여신 이자나미가 기리노 나쓰오가 택한 『여신기』의 주인공이다. 일본 국토를 창조한 부부신, 이자나키와 이자나미 신화 이자나키와 이자나미는 천지창조와 함께 태어나 부부의 연을 맺고 일본 열도를 이루는 섬들과 여러 신들을 낳았다고 전해진다. 이자나미가 불의 신을 낳던 중 화상으로 목숨을 잃자 슬퍼하던 이자나키는 직접 황천으로 찾아가고, 이자나미는 이미 황천의 음식을 먹어버렸으니 돌아갈 수 없다, 방법을 찾아볼 테니 당분간 자신의 모습을 보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이자나키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횃불을 밝혔다가 구더기에 뒤덮여 흉하게 썩어가는 이자나미의 몸을 보고서 놀라 도망치고 만다. 그리고 뒤쫓아오는 이자나미를 피하기 위해 거대한 바위로 황천의 입구를 막아버린 뒤 절연을 선언한다. 이에 분노한 이자나미는 하루 천 명의 목숨을 거두겠다고 선언하고, 이자나키는 대신 하루 천오백 명의 인간을 새로 태어나게 하겠다고 반박한다. 이렇듯 두 신이 저승과 이승으로 갈려 영원한 이별을 맞는 신화의 결말과 달리, 『여신기』는 뒤이어 미청년의 모습으로 인간계를 방랑하는 이자나키와 그의 화려하고도 허무한 여성편력을 그린다. 그리고 고립된 섬 안에서 운명에 거스르려 발버둥치는 무녀 나미마의 눈을 빌려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질투와 분노로 서로를 공격하는 신들의 갈등을 지켜본다. 이윽고 인간 세상에서 어지러이 얽히는 운명을 맞닥뜨린 인간과 신은 각자의 방식으로 오랜 싸움에 종지부를 찍는다. ‘이자나미 님은 여자 중의 여자, 이자나미 님이 받은 시련은 곧 여자들의 시련’이라는 나미마의 말처럼, 『여신기』의 이자나미는 남편 이자나키와 달리 출산으로 목숨을 잃고 신으로서의 권위를 박탈당한 것에 대해 분노와 슬픔을 숨기지 않는다. 용서와 화해 대신 상대의 파멸을 원하는 듯한 잔혹함은 관습의 벽에 부딪히고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해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나미마의 복수를 대신 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풍부한 감정을 지닌 여러 신을 통해 인간군상을 그려냈던 고대인들처럼, 기리노 나쓰오는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독자적인 여성상을 죽음의 세계를 지배하는 무자비한 여신 이자나미에 투영해 자신만의 현대적 신화로 재탄생시켰다. 영미권과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강렬한 필치와 장르를 넘나들며 쌓아온 대중성을 발휘한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세계 최고의 작가들에게, 작가가 원하는 신화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다시 말하게 하는’ 세계신화총서 프로젝트의 의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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