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하루는 어떻게 충만해지고 삶은 어떻게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어떤 날은』은 이 질문을 좇는 작은 영감의 목록이다.
우리가 나날의 삶에서 틈을 내어 심고 가꾸며 소중히 여겨야 할 일들이
실은 이토록 소박하고 평범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_박서영(무루)(번역가,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저자)
삶의 반짝이는 순간을 포착하고 간직하는 방법에 대한
파올라 퀸타발레와 미겔 탕코, 두 작가의 찬란한 시도
일분일초, 한 시간, 하루, 한 달, 일 년.... 눈앞으로 스쳐 지나는 매일의 반짝임을 우리는 어떻게 간직할 수 있을까요? 오랜 시간 그림책 편집자로 일하며 아이들과 다양한 도서 활동을 해 온 파올라 퀸타발레와 『쫌 이상한 사람들』 『대단한 무엇』 등 밝고 자유로운 그림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미겔 탕코가 『어떤 날은』을 통해 그 찬란한 시도를 전합니다.
“씨앗을 심어요. 그리고 자라는 걸 지켜봐요. 가끔은 망칠 수도 있어요. 비밀을 소중히 여기고 두려움 앞에 마주 서 봐요.” 두 작가가 발견한, 삶의 반짝이는 순간을 포착하고 간직하는 방법은 대단히 거창하지도 위대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멈추어 서는 것. 그렇게 세상과 마주한 찰나의 틈에서 용기 내고, 기다리고, 손을 맞잡고, 함께 추억하는 우리의 마음과 태도가 반짝이는 모든 ‘어떤 날들’을 만듭니다.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삶을 일구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
책 속에 나열되는 어떤 날들은 공간의 틈이기도, 시간적인 순간이기도 하고, 때론 마음속 풍경과 긴밀히 연결되기도 합니다. 미겔 탕코는 이 은유적인 삶의 풍경들을 그림을 통해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전합니다. 진실을 감추는 일은 케이크를 입속에 냉큼 숨기는 일과 같고, 호기심에 잘라 본 머리가 어느새 금세 자라듯, 망치는 것을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요. 맞잡은 손을 놓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친구들과의 장난, 비에 흠뻑 젖어 보는 일, 도처의 행운을 발견하는 아이들의 시선은 삶의 본질과 가장 닮아 있습니다. 이 책에는 특별한 주인공이 없습니다. 자유롭게 춤추는 선과 노란색만을 사용한 미겔 탕코의 그림은 따뜻하고 환한 삶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펼쳐 냅니다. 반짝이는 삶은 누군가 특별한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듯, 세상을 있는 그대로 환영하고 상호작용하는 어린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삶을 실감하게 합니다.
용기 냈던, 마주 보았던, 손을 잡았던
우리의 그 모든 어떤 날들이 모여
그렇게 맞이하는 하루 끝, 캄캄한 밤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고요한 이 밤이 반가운 이유는 따뜻하고 작은 빛의 온기를 알아보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기 때문이지요. 팀으로 함께 논의하며 여러 그림책을 번역해 온 번역가 정원정, 박서영(무루)은 그림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원어의 개념적인 의미와 장면 사이의 연결을 꼼꼼히 살펴, 우리말로 정교하게 다듬어 냈습니다. 그 섬세한 번역의 과정이 또 하나의 반짝임이 되어 소담히 빛나는 문장으로 책 속에 담겼습니다. 문득 지나치거나 덮어 두었던 삶의 작은 순간들에 냉큼 자리를 내어주도록 하는 이 작고도 단단한 책을 만나고 나면, 또 어떤 날 새로운 틈에서 작은 빛 하나를 발견하게 될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