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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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현재 안에 생애의 모든 단계를 함축하고 있다”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세대・성별・시대를 아우르는 한국인의 생애 경로 열다섯 장면! 우리 삶에는 연습이 없다. 매일 새로운 날들의 연속이다. 유년기라고 해서 삶에 대한 고민이 없지 않으며, 불혹의 나이를 지났다고 해서 자기 삶에 흔들림이 없지 않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저마다 알 수 없는 미래 앞에서 암중모색하고 고군분투하며 좌충우돌한다. 『모멸감』 『눌변』 『돈의 인문학』 『문화의 발견』 『사회를 보는 논리』 등의 유수한 책들을 펴내며, 그동안 꾸준히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빚어내는 일상의 문법을 추적해온 사회학자 김찬호. 그가 이번에는 유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세대・성별・시대를 아우르며 한국인의 생애 경로를 폭넓게 조망한 책을 펴냈다. 바로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생애의 발견―한국인은 어떻게 살아가는가』가 그것. 이 책은 한국이라는 사회적 지평 속에서 남녀노소의 다양한 삶을 모두 열다섯 장면으로 포착해 조망한다. 저자는 우선 ‘유년기’ ‘사춘기’ ‘공부’ ‘20대’ ‘30대’를 키워드로 한국인의 성장 및 자립 과정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그다음으로 ‘연애’ ‘싱글’ ‘결혼식’ ‘부부’ ‘외도’를 키워드 삼아 성별에 따른 서로 다른 경험 세계를 다루는 한편, ‘어머니’ ‘아버지’ ‘중년 여성’ ‘중년 남성’ 그리고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전반적인 생애 경로를 폭넓은 시선으로 아우른다. 그를 통해 지나온 세월을 재해석하고 미지의 경험을 상상하면서 인생 항로의 얼개와 좌표를 잡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발달심리학에서 방대하게 연구해온 생애 주기 이론이나, 사회학에서 종종 내놓는 세대론과는 궤를 달리한다. 저자는 한국인의 생애 주기에 관한 단순한 이론적 접근을 뛰어넘어, 보다 구체적인 삶의 목소리들을 이 책에 담고 있다. 수많은 인터뷰와 자료를 비롯해 그가 현장에서 겪은 다년간의 경험들, 신문기사 및 영화와 소설, 연구서와 논문들의 인용 등 다양한 실례들을 이 책에 실어 독자들에게 더욱 생생하고도 흥미진진한 ‘생애의 발견’을 가능하게 한다. 이 책이 말하는바 무릇 “모든 세대의 현존은 앞 세대의 발자취이거나 다음 세대의 가능성이다. 지금 이 순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일생을 경험하거나 상상할 수 있다면, 그만큼 존재의 부피는 커질 것이다. 다른 삶에 대한 관심을 통해 자기 삶을 새롭게 해석하면서, 향후 생애 경로를 폭넓게 구상할 수 있다.” 비록 연습도 정답도 없는 불안한 삶이지만, 세대・성별・시대를 아우르며 남녀노소의 생애 스펙트럼을 흥미롭게 펼쳐 보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다양한 인생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생애 주기를 통해 만나는 한국인의 삶의 풍경들 저자 김찬호는 2009년 『생애의 발견』(인물과사상사)을 처음 펴낸 바 있고, 쇄를 거듭하며 당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10여 년 만에 문학과지성사에서 다시 출간된 개정판으로,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통계를 업데이트하고 시의성이 떨어지는 사례들을 교체했으며, 전반적으로 글을 새롭게 다듬어 펴냈다. 새로 개정판을 내기까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의 변화가 있었음에도, 저자의 문제의식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바로 “우리 인생에 삶이 없다”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에 따르면 “삶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다. 물리적인 시간과 생리적인 연명을 넘어 의미를 빚어내는 것이 삶이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인이 불행한 까닭은 그러한 “삶의 부재” 때문이며, 시간에 쫓기고 거대한 체제에 의해 관리되는 생활 속에서, 그리고 불가해한 탐욕과 두려움에 끌려 다니면서 우리가 모든 ‘순간’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과연 인생에서 진정한 ‘살맛’을 느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 책에서 저자는 다름 아닌 “시간의 연속성 속에서 자신을 발견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경험을 이야기로 빚어내고 그 의미가 타인에게 공명될 때, 인생은 살맛이 난다”라고 이야기한다. 유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는 인생 여정을 따라가면서 거기에서 만나게 되는 정황들을 추려내 되짚어보고 있는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성찰과 소통을 위해 씌었다. 특히 지금 한국인들이 통과하는 생애 경로는 비슷한 경로의 반복이 아니다. 다시 말해, 윗세대가 겪은 경험을 아랫세대가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지금 모든 세대는 생애의 매 단계마다 윗세대가 경험하지 않았던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다. 산업의 성격, 인구구조, 정치 지형, 행정 시스템, 지역사회, 소비 감수성, 미디어 환경 등 모든 것이 급변하는 가운데, 계속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거나 적응해야 한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다른 세대나 성性의 경험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그로써 자신의 실존을 비춰볼 수 있다. 그러한 공감과 이입을 통해 여러 간극을 가로질러 공통의 문화가 형성될 수 있고, 자기를 해석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비로소 생겨날 수 있으며, 서로의 삶을 가치 있게 격상시켜주는 이야기들로 풍요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 이 책 『생애의 발견』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김찬호는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이야기를 위해 생애의 매 단계를 크게 열다섯 장면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먼저, 1부에서는 유년기부터 30대까지를 「성장과 자립」이라는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마음껏 뛰어놀 유년기가 사라지고, 입시에 온전히 인생을 저당 잡힌 청소년기가 지나면 뒤늦은 사춘기를 보내다가 높은 취업 시장의 진입 장벽으로 인해 청춘을 박탈당한 20대에 이른다. 그러다 30대가 되면 삶은 바빠지고 일상은 덧없어지되 여전히 꿈과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삶의 모습이 생생한 언어로 전해진다. 2부 「남과 여」는 ‘연애’ ‘싱글’ ‘결혼식’ ‘부부’ ‘외도’라는 다섯 장면으로 구성된다. 연애도 어렵고 혼자 살기는 더욱 어렵고, 결혼을 해도 삶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특히 이 부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 절정, 그 이후의 상실감과 파괴적인 감정까지 남녀 간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감정의 스펙트럼을 흥미진진하고 탁월하게 짚어낸다. 3부 「양육과 노화」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한국의 40대를 비롯한 중・장년에게는 제2의 인생, 즉 인생의 이모작을 준비하라는 말이 쏟아지지만, 정작 현실은 미래의 삶을 준비하기는커녕 지금의 삶을 유지하기에도 벅차다. 어디 그뿐인가.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 우리 사회에서 인생의 황혼기를 준비해야 할 노년기는 생활고와 외로움이라는 이중고에 허덕이고 시달린다. 이렇듯 우리 삶, 특히 한국인의 삶은 고달프다. 그러나 “누구나 현재 안에 생애의 모든 단계를 함축하고” 있듯, 각자의 생애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 그 발견이 다른 세대, 다른 성별, 다른 이의 삶으로까지 확장될 때, 그것은 모두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그 의미들이 커질수록 각각의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살맛’을 느끼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그러한 생애의 발견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