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

신동옥 and 12 others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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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아주 특별한 시대를 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닥친 전대미문의 코로나19는 기존의 사회질서를 무너뜨리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삶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만남이 중지되고 사람 간의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있다. 이 사회적 대전환의 시기에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13명의 젊은 소설가와 시인들이 코로나 시대와 맞닥뜨린 자신의 경험을 집필한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가 출간되었다.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는 강요된 거리두기, 중단된 일상,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바뀌어가는, 바뀔 수밖에 없는 사회적 관습에 대한 성찰의 기록들이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고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코로나 시대는 우리 삶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당황과 혼란 속에서 개인 간의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그 때문에 더욱 소중해진 가족, 친구, 이웃과의 소통과 관계에 대한 희망을 조심스럽게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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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여름 …… 11 김엄지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 …… 25 손보미 내 이웃과의 거리 …… 41 김유담 0의 발견 …… 63 김혜나 코로나 시대의 하루 일기 …… 81 김안 아파트 …… 95 김진규 지난 이야기 …… 113 최미래 노란 딱지 …… 131 정무늬 그렇게 오늘을 살아요 …… 149 이병국 사랑하는 P에게 …… 165 최지인 장례 …… 177 임성순 그것이 아직 병이라 불리기 전까지는 …… 197 신동옥 코로나 속에서 발견한 작은 행복 …… 213 장은아

Description

코로나 팬데믹 시대 현대인의 고독, 우울…… 거리는 멀지만 마음만은 가까이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아주 특별한 시대를 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닥친 전대미문의 코로나19는 기존의 사회질서를 무너뜨리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삶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만남이 중지되고 사람 간의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있다. 이 사회적 대전환의 시기에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13명의 젊은 소설가와 시인들이 코로나 시대와 맞닥뜨린 자신의 경험을 집필한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누려왔던 모든 사회적 규범들은 자연스럽던 것이 부자연스러워졌고, 당연하던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 코로나19는 경제, 윤리, 종교, 문화를 비롯한 우리 삶, 전 방향을 통제하고 있다. 이 재난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 어쩌면 유일하게 가능한 예측일 것이다. 적어도 코로나 이전처럼 살지 못하리라는 건 확실하다. 우리는 이런 시대를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상황에 어떻게 맞서야 할지 알지 못한다. 다르게 사고하고 다르게 행동하고 다르게 살 것을 강요받는 이 대전환의 시기에, 우리는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할지 몰라 우울하고 혼란스럽다. 이번에 출간된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는 강요된 거리두기, 중단된 일상,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바뀌어가는, 바뀔 수밖에 없는 사회적 관습에 대한 성찰의 기록들이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고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코로나 시대는 우리 삶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당황과 혼란 속에서 개인 간의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그 때문에 더욱 소중해진 가족, 친구, 이웃과의 소통과 관계에 대한 희망을 조심스럽게 피력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코로나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다른 삶의 방식’은 실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히려 우리가 알고 있던 것, 알고 있었으나 소홀히 했던 것, 그래서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들을 회복하는 것이 아닐까.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그처럼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 이 문장 안에 소박하지만 간절한 그 희망의 말이 응축되어 있다. - 수록 작품 여름 / 김엄지 베란다 밖 풍경이 일제히 초록이 되고, 저렇게 해가 쨍한데, 바이러스가 산산조각날 것도 같은데. 봄에 나는 6월 즈음 코로나 종식을 예감하고 있었고. 내 예감은 곧잘 빗나간다. 뭐가 지나가고 뭐가 다가오는지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여름일까. 지금 여름이라기엔 너무 시원한데. 고개 숙이고 뭔가 예감해보기도 했다. 이 계절의 시작과 끝을 나는 모르고, 이미 지나간 것들이 더 먼 곳으로 가고 있었다. 여름에서 여름까지 지난하고 쏜살같은.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 / 손보미 올해 3월에 케이는 곤혹스러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회사는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음식이 떨어져 가는데 사러 나가는 게 겁난다고 했다. 마스크를 껴야 하는 건지, 끼지 말아야 하는 건지도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곤혹스럽기는 서울에 사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내가 시간강사로 일하는 학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개강일은 계속 미뤄지고, 모두 우왕좌왕했다. 비대면 수업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왔을 때는 덜컥 겁이 났다. 내 이웃과의 거리 / 김유담 아기의 어린이집 입소만을 기다려 왔던 정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재앙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1월 말부터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수도권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월 중순으로 예정되었던 어린이집 입소도 무기한 연기됐다. 상우가 격일로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정윤은 더 우울해졌다. 0의 발견 / 김혜나 부다페스트에서의 밤 산책은 매일 이어지는 나의 일상이 되었다. 다행히 내가 머무는 숙소가 다뉴브 강과 인접해 있어 걸어서 10분이면 강변에 나가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답답하기는 다들 마찬가지인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홀로 나와 강을 따라 걷거나 벤치에 앉아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폭이 좁기는 하나 기다랗게 이어진 다뉴브강을 따라 걷다보면 갑갑하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는 듯했다. 코로나 시대의 하루 일기 / 김안 나란히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잡고 딸아이와 동네를 한 바퀴 걸었다. 멀리서 할머니 두 분도 비슷한 모양새로 나란히 걸어왔다. 마스크에 모자, 어깨띠. 어깨띠에는 ‘슬기로운 혼자생활’이라 적혀 있다. 딸아이와 코로나 시대, 몇 가지 규칙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미 나보다 더 잘 알고 있구나 싶다. 호탕한 웃음소리에 뒤돌아보니, 할머니들이 두른 어깨띠 뒷면에 쓰인 글귀가 보였다.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 몸의 거리. 우리의 몸은 떨어져야 한다. 마음의 거리. 그런데 마음은 더 가까워지라고 한다. 아파트 / 김진규 우리는 같은 곳에 사는 이웃이니까요. 이렇게 힘든 시기에 이웃끼리 돕고 살아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모르는 사람이 나를 본다. 쓰고 있는 마스크를 코까지 당겨쓴다. 마스크나 끼세요. 아 예예, 나는 입을 가리고 미소 짓는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뭐 그런 종류의 말이 아니었을까. 거울 속 조용하던 내가 입을 틀어막고 웃는다. 조용하다. 물론 나는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다. 그 사람도 그렇다. 지난 이야기 / 최미래 코로나가 터지고 요식업계, 공연계, 여행 관련 업종에 종사했던 친구들이 줄줄이 백수가 되었다. 거리에 나가보면 어느새 문을 닫은 음식점도 쉽게 눈에 띄었다. 얼마 전 직장을 잃은 친구는 내 생활을 응원하며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부가적인 걸 잘 챙겨 먹어야 해. 너도 그렇고 물론 나도 그렇고. 술, 그래 너 술 좋아하잖아. 돈 없다고 좋아하는 거 포기하지 말고 꾸역꾸역 사 먹어. 노란 딱지 / 정무늬 정신과도 코로나 특수 업종이었구나. 의외다 싶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 시국에’정신과 말고 붐비는 곳이 또 있을까? 아무런 예고 없이 일상이 무너졌다. 새롭게 익혀야 할 규범은 너무 많았다. 악수도 안 되고, 포옹도 안 됐다. 줌인지 뭔지 하는 화상통신 어플까지 능숙하게 다뤄야 했다. 적응하지 못할까 봐 불안했다. 다시 돌아가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예전처럼 살 수 없을 거라고,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전문가들이 충고했다. 그렇게 오늘을 살아요 / 이병국 실패의 기록으로 점철된 일상이더라도 그것이 반복되어 변주되는 한 삶을 무너뜨리진 못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산다. 우울과 낙담과 절망 속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음 한켠에 새겨 넣으면서. 느슨한 긴장과 간단한 소외가 뒤엉켜 희석되는 방에서 일어나는 일.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서글픈 읊조림과 아직은 안 된다는 자조가 주변에 넘쳐흘러도, 삶은 스스로를 지켜낼 것이다. 사랑하는 P에게 / 최지인 여름의 끝이야, 벌써. 우리 둘은 회사를 그만두고 거의 매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네. 작년 12월 신년 다이어리 첫 장에 올해 목표를 아홉 개나 적어놓았는데…… 이렇게 될 줄 알았겠어? 올 초만 해도 팬데믹이 곧 끝나리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이젠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재난의 끝이 오긴 할까?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닥을 향해 가라앉고 있는 기분이야. 바이러스를 핑계로 눈앞에 닥친 현실을 회피하고 있는 게 아닐까. 장례 / 임성순 장례식장을 향하는 길에 들른 휴게소 TV에선 뉴스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뉴욕 무슨 섬의 광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