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

노명우 and 12 others · Essay
3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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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질문 제1권.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한국의 실천적 학계를 대표하는 김동춘, 천정환, 진태원, 노명우, 권명아를 비롯한 열세 명의 인문사회학자가 세월호 참사가 불러온 인문사회학적 충격과 한국사회를 성찰한 책이다. 지은이 모두는 홍세화가 「여는 글」에서 쓴 바대로, 416 이후는 이전과 달라야 한다는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인간에 대해 묻고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제에 관해 답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출간된 민변의 기록, 유가족의 기록, 법정 기록에 학자들의 글을 더하는 것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실현이자, 커다란 질문 앞에서 고뇌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유의 장을 열어가고자 하는 학자들의 숙연한 의지이다. 지은이들은 학자이자 지식인으로서, 목격자이자 살아남은 자들로서 이 책에 참여했다. 이 책은 세 부로 나뉜다. 1부 ‘인간과 기억에 관한 물음들’, 2부 ‘국가와 사회의 진동’, 3부 ‘새로운 정치적 주체의 가능성’이라는 각 부의 표제가 기리키듯, 416 이후 시민들이 가졌던 보통의 질문들, 그러나 가장 거대하고 근본적인 질문들을 다룬다. 각각의 글들은 분과학문의 체계로 보자면 서로 앞뒤로 묶이거나 한 주제로 엮일 수 없었던 글이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라는 우리가 당면한 시대와 요구가 앞서자 글의 결이나 성격과 분야는 뒤섞일 수 있었고 상호 소통이 가능했다. ‘인문학협동조합’은 세월호 참사 이후 네 차례의 토론회 및 관련 인문학 강좌를 열어온 결실로서 이 책을 기획했으며, 강부원, 권창규, 오영진 등 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이자 신진 연구자들이 글을 실어 의미를 보탰다. 이하에서 각각의 글에 대한 짧은 소개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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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여는 글 | 괴물적인 것에 맞서, 가만히 있지 않기 위하여 - 홍세화 (가장자리협동조합 이사장) 여는 글 | 누가 슬픔을 분노로 만드는가 - 최경덕 (416 가족협의회 심리생계지원분과장) 1부 인간과 기억에 관한 물음들 1장 | 역사가 될 수 없는 이야기의 묵시: 2014년 4월 16일이라는 원년에 대한 기억 - 노명우 2장 | 사건 이후의 인간학: 혼의 투쟁에 대하여 - 권명아 3장 | 남은 자의 침묵: 세월호 이후에도 문학은 가능한가? - 이광호 4장 | 인간성, 가족, 그리고 기억하는 행위에 관하여 - 이현정 2부 국가와 사회의 진동 5장 | 세월호라는 이름이 뜻하는 것: 폭력, 국가, 주체화 - 진태원 6장 | 국가 부재와 감정정치: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사회 - 김동춘 7장 | 애도의 한계와 적대에 대하여: 무감·비공감·반애도의 매개(자)들 - 천정환 8장 | 소문의 힘과 일상 미디어의 가능성: 세월호와 언론 보도 - 강부원 9장 | 세월호가 묻다 - 권창규 3부 새로운 정치적 주체의 가능성 10장 | 세월호, 새로운 민주주의 담론의 시금석 - 허경 11장 | ‘애도의 정치’에서 민주주의로: 4?16 이후 안산 지역의 촛불행동 - 정원옥 12장 | 사람은 울면서 웃는다 - 오영진 13장 | 이 시대의 정신승리법: 무력한 자가 무력함을 활용하기 위하여 - 윤여일

Description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를 강타한 사유의 충격 인간과 기억, 국가와 사회를 다시 생각하다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다. 세월호가 침몰했고 304명의 목숨이 수장되었다. 미디어를 통해 이 장면을 목격한 우리 모두는 목격자이자 살아남은 자가 되었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이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은 기억의 의미를 묻고 사회와 국가에 대한 회심 섞인 질문을 쏟아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기억이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사회란 무엇인가와 같이 커다란 질문에 대면해야 하는 시간은 그렇게 갑자기 도래했다.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더 근본적인 질문을 향해갔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는 인간과 사회에 대해 커다란 질문을 안겨준 충격적 사건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외면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은 이 커다란 질문에 직면해야 했고, 이에 대한 응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철학자에게 주어진 임무가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듯, 이 비극적 참사 앞에서 쏟아진 인간과 국가에 관한 질문들을 해명하는 것은 우리 인문학의 임무이다. 그리고 이 임무를 외면하지 않고 직시한 열세 명의 인문사회학자가 사유와 성찰의 글을 모았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출간한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 세월호 이후 인문학의 기록』은 한국의 실천적 학계를 대표하는 김동춘, 천정환, 진태원, 노명우, 권명아를 비롯한 열세 명의 인문사회학자가 세월호 참사가 불러온 인문사회학적 충격과 한국사회를 성찰한 책이다. 지은이 모두는 홍세화가 「여는 글」에서 쓴 바대로, 416 이후는 이전과 달라야 한다는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인간에 대해 묻고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제에 관해 답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출간된 민변의 기록, 유가족의 기록, 법정 기록에 학자들의 글을 더하는 것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실현이자, 커다란 질문 앞에서 고뇌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유의 장을 열어가고자 하는 학자들의 숙연한 의지이다. 지은이들은 학자이자 지식인으로서, 목격자이자 살아남은 자들로서 이 책에 참여했다. 따라서 이 책은 학자적 양심과 지식인의 날카로운 분석을 담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다 쓰지 못한 목격의 기록과 살아남은 자의 말을 담고 있기도 하며, 그러하기에 서로의 글은 중복되고 교차하면서도 상보적이며 논쟁적이다. 이 책은 세 부로 나뉜다. 1부 ‘인간과 기억에 관한 물음들’, 2부 ‘국가와 사회의 진동’, 3부 ‘새로운 정치적 주체의 가능성’이라는 각 부의 표제가 기리키듯, 416 이후 시민들이 가졌던 보통의 질문들, 그러나 가장 거대하고 근본적인 질문들을 다룬다. 각각의 글들은 분과학문의 체계로 보자면 서로 앞뒤로 묶이거나 한 주제로 엮일 수 없었던 글이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라는 우리가 당면한 시대와 요구가 앞서자 글의 결이나 성격과 분야는 뒤섞일 수 있었고 상호 소통이 가능했다. ‘인문학협동조합’은 세월호 참사 이후 네 차례의 토론회 및 관련 인문학 강좌를 열어온 결실로서 이 책을 기획했으며, 강부원, 권창규, 오영진 등 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이자 신진 연구자들이 글을 실어 의미를 보탰다. 이하에서 각각의 글에 대한 짧은 소개를 잇는다. *“우리는 왜 눈물을 흘렸습니까” 1부 인간과 기억에 관한 물음들 1부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인간과 비인간을 목격해야 했던 쓰라림과 기억이라는 과제, 이 비극적인 사건 이후 기록과 글쓰기가 가지는 함의를 논한 노명우, 권명아, 이광호, 이현정의 글을 차례로 묶었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1장 역사가 될 수 없는 이야기의 묵시」에서 특유의 힘 있는 글쓰기로 인간과 비인간/좀비/말종/인간맹(盲)을 구분하면서 인간됨의 과제를 제시한다. 세월호 참사를 재빨리 교통사고 전광판 숫자로 만들려는 ‘사건화’, ‘역사화’에 대항하여 “희생자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희생자의 이야기에서 유일무이하고 대체 불가능한 얼굴을 발견하고, 희생자의 그 얼굴과 대면하는 것”(30쪽)이야말로 눈물을 흘리며 반복했던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선언이 가져야 할 구체적인 얼굴이라는 것이다. 권명아 동아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역시 「2장 사건 이후의 인간학」에서 ‘오천만 마리의 개’가 아닌 인간이 되기 위한 우리의 과제를 묻는다. 그는 416 이후 죄의식, 부채감, 수치심과 환멸이라는 공통의 정동으로 휩싸인 주체가 ‘어떻게 나아갈 것이냐’는 질문을 탐구하기 위해 아우슈비츠와 광주항쟁, 그리고 밀양, 쌍용자동차를 비롯한 동시간대의 장기투쟁을 다룬 기록물을 살피며, 수치에 대한 저항의 한 형식으로 ‘혼의 투쟁’이라는 개념을 제안하고, 기억을 기록하는 글쓰기의 함의에 대해 생각한다. 이광호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3장 남은 자의 침묵」에서 문학이라는 장르의 글쓰기로 넘어가 ‘아우슈비츠 이후에 서정시를 쓸 수 없다’라는 명제에 대한 오해를 풀어간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주체성이 궁극적으로 부끄러움이며, 주체화와 탈주체화의 공존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 부끄러움의 주체는 문학적인 경험의 잠재성”(87쪽)이라며 세월호 이후 한국문학의 새로운 향방을 타진하며, 문학이란 본디 어떤 글쓰기인지를 되새긴다.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4장 인간성, 가족, 그리고 기억하는 행위에 관하여」에서 단장지애의 고통 속에 있는 유가족에 대해 부모의 자격을 묻는 사회적 현상에 대면하여, 일인가족, 다문화가정, 재혼가정, 한부모가정 등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한국의 실상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정상 가족’이라는 지배적인 편견과 폭력적인 태도를 발견한다. 또 “우리가 굳이 그날의 참사에 대해 기억을 연장시키면서 전달하거나 공유하거나 되새김질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128쪽)라고 물으며 우리의 기억과 기록에 아직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어떻게 두 개의 심장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2부 국가와 사회의 진동 2부에서는 진태원, 김동춘, 천정환, 강부원, 권창규가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에 드러난 국가와 사회의 무수한 현상에 대해 인문사회학적 분석이라는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댄다. 진태원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는 「5장 세월호라는 이름이 뜻하는 것」에서 “무엇이 단순한 불운으로 그쳤어야 마땅할 이 사건을 불의의 참사로 만든 것일까”(138쪽)를 물으며 세월호 사건을 일으킨 주체적인 요인으로 국가를 지목하고, 대한민국이 능력도 의지도 없는 과소주체적인 국가였음을 밝힌다. 진태원은 세월호 사건이 드러낸 것은 ‘검은 구멍으로서의 국가’이자 ‘치안 기계의 성격’을 띤 ‘주체성이 상실된 국가’였으며, “치안 기계로서의 국가는 포섭과 배제라는 이중적인 작용을 수행”(152쪽)하는데 이때 배제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몫 없는 이들’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다시 “세월호가 국가의 중심에 존재하는 상징적 공백을 드러냄으로써 우리들 각자에게 호명하는 것은 주체적인 것으로서의 국가 또는 정치공동체를 어떻게 (다시) 구성할 것인가라는 질문”(153쪽)임을 추출해낸다. 진태원이 ‘주체성 부재’의 국가를 정치철학적으로 드러냈다면,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6장 국가 부재와 감정정치」에서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국가 부재의 원인을 안보/전쟁 국가와 신자유주의 국가가 결합된 국가 형성 및 전개의 역사적 조건에서 찾는다. “세월호 참사는 ‘반의반의 주권’, 국가의 무책임, 사회적 연대가 결여된 한국 시스템의 결과다.”(167쪽) 이어 김동춘은 ‘공감’의 분위기가 정치화되면서 60대 이상의 고령층과 20대 청년층이 ‘공감’을 ‘혐오감’으로 전환한 이유 또한 한국의 역사적 경험과 현재 진행형의 경제상황에 기인한다고 본다. 60대 이상의 고령층에게는 전쟁과 개발독재 시대에 “끔찍한 고통을 당하고도 억울함을 호소하지 못하고 살아온 데 대한 억울함과 분노”가 있고, “오늘날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 역시 조건은 다르지만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186쪽)는 것이다. 어떻게 한국사회가 세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