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들

베르나르 앙리 레비 and other · Humanities
3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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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신철학의 기수로 떠올랐던 베르나르 앙리 레비와 <소립자>의 작가 미셸 우엘벡이 만났다. 프랑스의 문제적 지성으로 꼽히는 두 인물이 작가로서의 삶과 고민을 6개월 간 주고받은 28통의 편지 속에 담아냈다. 문단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두 사람의 편지교환은 ‘세상과 불화하는 작가’라는 공통점에서 출발해 프랑스 최고의 지성답게 문학과 현실, 역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주제로 뻗어나간다. 28통의 편지는 그들이 자신들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시대와 사상 그리고 역사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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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도전장 -우엘벡의 편지 수락, 토론의 시작 -레비의 편지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 -우엘벡의 편지 악플의 수용 -레비의 편지 고백문학이란 -우엘벡의 편지 작가들의 존재 이유 -레비의 편지 경멸에의 유혹 -우엘벡의 편지 아버지의 흔적 -레비의 편지 자유주의자 아버지 -우엘벡의 편지 작가들의 사회 참여 -레비의 편지 이데올로기의 절제 -우엘벡의 편지 무질서보다는 불의가 낫다? -레비의 편지 타락의 불가역성 -우엘벡의 편지 우리는 공중에 던져진 돌멩이가 아니다 -레비의 편지 무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 -우엘벡의 편지 종교적 성향에 대해 -레비의 편지 철학적 불확실성 -우엘벡의 편지 원거리 체스를 두듯 -레비의 편지 작가의 사생활 -우엘벡의 편지 중상모략에 대처하는 자세 -레비의 편지 증오의 힘과 부끄러움 -우엘벡의 편지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레비의 편지 글을 써야만 하는 운명 -우엘벡의 편지 우월한 장르란 없다 -레비의 편지 문학은 증언이 아니다 -우엘벡의 편지 작가의 가면 -레비의 편지 마지막 인사 -우엘벡의 편지 영원한 현재 -레비의 편지 옮긴이의 말

Description

두 거장들의 지적 대결로 프랑스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책! 68세대의 산 증인이자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으로 프랑스 신철학의 기수로 떠올랐던 베르나르 앙리 레비. 부모 세대인 68세대를 겨냥한 비판으로 프랑스 문학계에 파장을 몰고 온 『소립자』의 작가 미셸 우엘벡. 프랑스의 문제적 지성으로 꼽히는 두 인물이 작가로서의 삶과 고민을 6개월 간 주고받은 28통의 편지 속에 담아냈다. 문단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두 사람의 편지교환은 ‘세상과 불화하는 작가’라는 공통점에서 출발해 프랑스 최고의 지성답게 문학과 현실, 역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주제로 뻗어나간다. 왜 그들은 현재 그런 사람들이 되었을까. 다시 말해 부유한 부르주아인 레비는 왜 좌파의 모든 문제에 대해 그처럼 연연해하는지, 왜 그렇게 남들의 ‘마음에 들려고 하는지’, 왜 남들을 ‘정복하려고’ 하는지 그래서 ‘적을 만들려고 하는지’, 우엘벡은 왜 그렇게 ‘우울’하고 ‘허무주의적인지’, 해서 남들을 ‘불쾌하게 만들려고’ 하는지…… 이 같은 의문에 대해 그들은 개인적이고 내밀(內密)한 장르인 '서간문'이라는 형식을 통해 자신들의 비밀과 속내를 드러내고자 한다. 게다가 이 같은 형태의 글쓰기는 그들 각자가 자신에게 적용하고 있는 이른바 '실존적 정신분석'에 의지하고 있다. 대중의 비난에 몸살하고 미디어가 날조한 이미지와 경쟁해야 하는 고통을 겪었던 두 사람은 이 책에서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자기 고백과 자존심을 건 세대 간 논쟁을 펼친다. 이들의 ‘고품격’ 대화는 유럽 최고 지성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는 지적 스릴을 만끽하게 할 것이다. 왜 우리는 위대한 위고처럼 사랑받을 수 없는가! 완강한 자유주의자인 우엘벡과 엄격한 이성주의자인 레비 사이에는 도무지 접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6개월 간 편지를 주고받을 만큼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들 모두가 안티팬을 몰고 다니는 비호감 작가라는 점이다.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스스로를 ‘공공의 적들’이라고 부르는 이 두 작가는 그들이 펴내는 작품과 언행으로 끊임없이 스캔들을 일으키며 한 편으로는 ‘대중’의 사랑을, 다른 한 편으로는 원색적인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08년 우엘벡이 또 한 명의 유명인과 주고받은 편지가 곧 출판될 거란 소문이 돌았다. 게다가 또 다른 스캔들 메이커이자 퍼스트레이디인 브루니가 그의 편지 파트너라는 소문이 돌면서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공동저자가 브루니가 아닌 베르나르 앙리 레비라는 것이 밝혀지자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출간 전 선주문이 쇄도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스캔들적인 요소들을 모두 거두어내더라도 “공공의 적들”이란 출발점에서부터 반드시 주목해볼 만한 책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작가로서 그들은 과연 무엇을 고민했던 것일까? 이 땅의 우리는 과연 그런 작가들을 만나고 있을까? 누가 진정한 자유주의자인가? 좌파와 우파라는 낡은 틀을 걷어내고 인간의 길을 묻다! 수직선의 다른 두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보이는 캐비어 좌파와 우파 아나키스트는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는 편지글을 통해 역설적으로 좌우의 구분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토로한다. 일견 부르주아적 생활과 몸짓에 익숙한 레비는 좌파적 계몽주의자이고, 막상 프롤레타리아의 후예인 우엘벡은 그런 좌파적 계몽주의를 조롱한다. 역설적인 포지션의 두 작가를 이어주는 것은 윌러스틴이 세계 혁명이라고 부른 68혁명이다. 그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린 까닭은 인간에 대한 그들의 경험이다. 그 역사적 경험이 두 명의 작가에게 드리워진 시대의 무게이다. 그들의 역사적 경험은 이 땅의 우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또 오롯이 과거의 일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과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마치 데자뷰처럼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왜 스스로를 ‘공공의 적들’이라고 불렀을까? 그들의 편지는 한 명의 유명 작가로서 시대의 현실을 고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되새기게 한다. 정치적 성향 이전에 그들의 삶에 배어 있는 온갖 종류의 흔적과 자취들, 그리고 진솔한 자기 고백으로 스스로를 폭로함으로써 왜 그들이 그렇게 뾰족한 말들을 내뱉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누구나 현실의 문제들을 겪고, 고민한다. 문제는 치열함이다. 작가의 길을 묻는 28통의 편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도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말로 시대를 고민하는 말 싸움꾼은 넘쳐난다. 그들은 적들을 굴복시키기 위해 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비속해 보이기까지 하는 말잔치들을 벌인다. 그러나 그들 중 누가 우엘벡이나 레비처럼 솔직하게 자기 속내를 폭로할 수 있을까? 정치적 성향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 앞에서도 예의를 갖춰 당당하고 솔직할 수 있는 지식인이 얼마나 있을까? 또 우리 시대의 이른바 ‘작가들’은 왜 이런 멋진 적수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일까? 이역만리 먼 나라에서 출간된 이 책은 멋진 적수와 대결하는 작가들과 그런 작가들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독자들이 없는 이 땅의 빈곤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28통의 편지는 그들이 자신들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시대와 사상 그리고 역사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이다. 서로를 칭찬하고 위로해주는 말보다 진지하게 성찰하는 비난이 얼마나 값진 지를 보여주는 책, 바로 『공공의 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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