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용 책

신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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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욱 산문집. 시인 신해욱에게 '산문'이란 무엇일까? 시인은 '지금 여기'에서, 육안으로 보며, 마음이든 몸이든 나를 흔든 것들에 대해, 맨얼굴이라는 가면을 쓰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를 쓸 때는 좀 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육안보다는 현미경과 망원경에 의지해서 쓰는 편이라고. 시인은 일상을 '어떻게' 담아낼까. 시인은 자신에게 감지된 그 파동이, 가능하면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산문을 쓴다. 가령 똑같은 피사체를 찍은 사진도 프레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효과가 아주 다르다. 자신이 접한 것의 감흥이 글이라는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서도 그 생동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시인은 문장의 순서와 호흡을 많이 손본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편편의 용적이 적으니 아무래도 미미한 파동 쪽에 집중한 편이다. 무심하게 스쳐 지나갈 뻔한 것들을 붙잡아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형식, 그것이 700자라는 정해진 형식이었다. 700자가 아니었다면 다른 이야기가 씌어졌을 것이다. 형식이 내용을 창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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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드림캐처 소울푸드 다이달로스의 골목 머리칼의 시간 남도의 맛 새벽의 흐느낌 고향의 말 사이에서 지우개 도장 광주극장의 겨울 12월 32일 자라는 팔을 위한 선물 제논의 역설 가면과 얼굴 immediately 4주기 고객님의 실수 길을 잃을 자유 잃어버림에 대하여 맥심 오리지널 라구아르디나 엘샤를 위하여 형제의 생선가게, 모녀의 반찬가게 먹는 곳, 싸는 곳 지구가 작아진다 ‘ㅢ자’에 앉다 season 2 유관순 괴담 봄의 정령 감나무집 세상의 모든 아이들 점프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가위소리 귀신을 업고 있는 자화상 탈옥 피아노의 외로움 어쩌지? 독서의 푸가 속초의 돌 동백 하트 도둑들 배탈 젖니의 세계 환생 바이크라이더 소풍 가던 마음 season 3 첫사랑 시골뜨기 맛의 기록에 대한 상상 지름길 복기하는 시간 귀를 기울이면 헨젤과 그레텔 열대야 블랙박스 아름다운 공 시간화폐 머저리와 예술가 꽃 장식 인어 이야기 여름의 끝 끝물 가지 season 4 영혼의 어떤 흔적 어제 또 어제 비밀 이름의 규격 일 년간의 햇빛 ‘명왕성스러움’을 위하여 등의 표정 흰 봉투 한줄 김밥 태풍 전날 스케일링 몰카 천사가 지나갔다 어쩌면 풍요일風曜日 토끼인형 물고기 꼬마귀신들의 세계 시간의 흔적 훔쳐보기 심드렁 식당 점자에 담고픈 마음 season 5 손에서 피는 꽃 그 사람의 안부 나무의 시간, 사람의 시간 황금기 그 겨울의 아기 뱀 빈집 9시와 10시 사이 윷놀이 핸드메이드 저기요! 양말공장의 불길 그 이름, 그 언덕 메리제인 펌프스 이것이 인간인가 각자의 레시피 심청가 중2 방위대 칼갈이 언니의 말씨 곰발 실내화 season 6 기억 편집 음력의 겨울 뿌리의 힘 마흔하나 거꾸로 천사의 손톱 구멍 속으로 집의 유령들 왁자지껄 외국어 건망증 다른 살구의 세계 손맛, 종이맛 나의 좌판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잔머리 인상 홀씨 공포 마림바 카드 한 장 동전 한 닢 벌레들 그녀 매직박스 밤의 고양이 2014. 4. 16. 생명의 전화 토성과 멜랑콜리 부러움의 저울 기울기 블루칼라 판타지 단원 김홍도 히드라 零 양 한 마리 season 7 우산을 위한 비 고야 그 집 이토록 사소한 흔적 잃어버린 꿈 조삼모사 버스 정류장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의 가벼움 고뫄스 카드 키 우표의 맛 파마하는 남자 속사정 운동화 끈 단수 단 한 권의 책 닭발 먹기 감쪽같이 와글와글 사운드 내가 쓰레기통으로 보이냐 힘 빼기 간판들 그래도요 그대로 가만히

Description

신해욱의 산문이 시적인 것은 시적 효과를 의도해서 쓴 글이기 때문이 아니라 시와 지혜가 구별되지 않는 자리에 글의 터전이 있기 때문이다. ― 황현산(문학평론가) 1 시인 신해욱에게 '산문'이란. '지금 여기'에서, 육안으로 보며, 마음이든 몸이든 나를 흔든 것들에 대해, 맨얼굴이라는 가면을 쓰고 이야기하는 것. 한편, 시를 쓸 때는 좀 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육안보다는 현미경과 망원경에 의지해서 쓰는 편이다. 2-1 시인 신해욱에게 '일상'이란. 시인은 일상을 '어떻게' 담아낼까.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떨리게 만드는 것을 읽고 쓴다. 그것은 미미한 파동이라도 상관없고, 파동의 원천이 사람이든 사건이든 책이든 상관없다. 자신에게 감지된 그 파동이, 가능하면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쓴다. 가령 똑같은 피사체를 찍은 사진도 프레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효과가 아주 다르다. 자신이 접한 것의 감흥이 글이라는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서도 그 생동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문장의 순서와 호흡을 많이 손보는 편이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편편의 용적이 적으니 아무래도 미미한 파동 쪽에 집중한 편이다. 무심하게 스쳐 지나갈 뻔한 것들을 붙잡아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형식, 그것이 700자라는 정해진 형식이었다. 700자가 아니었다면 다른 이야기가 씌어졌을 것이다. 형식이 내용을 창조한 셈이다. 어쩌면 삶도 그러하지 않을까. 주어진 형식에 우리는 그저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얽매임을 통해 자기만의 고유한 빛과 결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2-2 시인 신해욱에게 '장소'란. 시인은 광주에서 자신이 살던 동네를 무척 좋아했다. 그 때문에 자신이 살아온 동네들을 다시 돌아보기도 했고, 사라져가는 장소들에 대한 마음이 더욱 애틋해지기도 했다. 스물네 살에 서울 올라온 이후로 이사를 많이 다녔는데, 한 장소에 오래 머물며 그 장소의 시간과 함께 깊어지고 싶은 마음과, 여러 장소를 옮겨가며 그 장소들의 각기 다른 색채에 젖어보고 싶은 마음이 늘 왔다 갔다 했다. 장소라기보다는 공간, 공간이라기보다는 집, 집이라기보다는 방, 이렇게 좁혀 말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방이 있어서 자신의 세계가 있을 수 있고, 방이 있어서 자신의 동네를 가질 수 있으니까. 방에 대한 집착이 큰 편이다. 편편이 그런 흔적을 담고 있는데, 특히 〈광주극장의 겨울〉 〈다이달로스의 골목〉 〈그 집〉 〈집의 유령들〉 〈사이에서〉 등에서 훨씬 두드러진다. 2-3 난처함 또는 머뭇거림. 맨눈으로 본 것을, 맨얼굴로 쓰려니, 대상(사물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겠다)과의 거리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이 보고 느끼는 거리에서 독자 역시 보고 느끼기를 바라는 듯하다. 그럴 때 공감대가 훨 커지고 넓어지는 듯하다. 특히, 작가가 어찌할 줄 몰라서 발 동동 구르며 쓴 글들이 실감이 크다. 독자 역시 어느덧 작가와 같은 마음이 되어, 함께 발 동동 구르며 난처해하고 곤혹스러워하고 안타까워한다. 가령, 〈양말공장의 불길〉 〈어쩌지?〉 〈블랙박스〉 〈그 사람의 안부〉 〈운동화 끈〉 같은 글들. 2-4 눈에 잡힐 듯 생생한, 단아한 소품 몇. 참, 심심하고 극적 긴장도 없고, 어쩌면 누구나 문득, 불현 듯, 겪을 법한 일들, 사건들을 다룬 글 중, 아주 미세한, 섬세한 파문을 던지는 글이 여럿 있다. 박장대소를 부르는 글이 아니라, 풋, 하는 웃음을 부르는 그런 글들. 하지만, 따뜻하고 촘촘한 눈길이 아니었다면 포착하기 어려웠을 상황들, 사건들, 사람들. 〈영혼의 어떤 흔적〉 〈귀를 기울이면〉 〈독서의 푸가〉 〈봄의 정령〉 〈손에서 피는 꽃〉. 2-5 일상을 낯설고, 새롭게. 너무 평범하고 뻔해 보여서, 삶의 실감을 자아내기 쉽지 않은 것들에서, 작가는 달리, 섬세하게 봄으로써 삶의 생생한 실감을 발견해내고 재현해낸다. 〈비밀〉 〈아름다운 공〉 〈라구아르디나 엘샤를 위하여〉 〈점자에 담고픈 마음〉 〈어제 또 어제〉 같은 글들. 딱, 통속에 빠지기 쉬운 상황을 특유의 예리하고 날쌘 시선과 감각을 동원해, 한 편의 다른 결의 글을 뚝딱 지어낸다. 3-1 신해욱의 시, 신해욱의 산문. 이번 산문집에 〈속초의 돌〉이라는 글이 있다. 속초의 돌을 선물 받고 여수 앞바다에 던진 이야기. 시집에는 〈비둘기와 숨은 것들〉이라는 시에서 그 경험을 변형해서 "속초의 돌을 주워 여수 앞바다에 던지려다/ 팔이 빠졌는데"라는 두 행을 끌어낸다. 시에서는 작가에게 주어진 재료를, 그 맥락에 묶어두지 않는 편인데, 그것들을 통해 다른 세계로 향하고 싶어 한다. 산문에서는, 포커스를 두려는 모티프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맥락을 충분히 살리려는 편이다. 치과에 갔으면 산문에서는 치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쓴다(〈스케일링〉). 시에서는 "입안이 이빨로 가득해서/ 나는 지금/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없구나."(〈뮤트〉) 이렇게 쓰고 이 구절에서 치과에 묶이지 않는 다른 세계로 길을 만든다. 3-2 시인 신해욱에게 '언어'란. "신해욱의 언어는 '곡진한 속삭임'에 가깝다. 곡직한 말은 간절함보다 더 고요하고, 정성보다 더 아련하며, 사려보다 더 신중한 말이다. 말을 아끼려고 아끼는 게 아니라, 말로 할 수 없는 말. 말의 타임캡슐." ― 김소연, 《생물성》 '해설' 중에서 미세하게나마 작가에게 떨림을 준 것들을 포착하려고 한 그 부분을, 황현산 선생은 "시와 지혜가 구별되지 않는 자리에 글의 터전이 있"다고 말씀한 듯하고, 망원경이나 현미경으로 보고 싶은 더 먼 것, 더 깊은 것, 더 작은 것들을 시로 쓰려 하다 보니 행간이 넓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런 지점을 김소연 시인은 '말의 타임캡슐'이라 해준 듯하다. 4 독자들이 이렇게 읽어주었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거나 느껴보았을 일들이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텐데, 특별할 것 없는 그런 순간이나 장면에서 무심한 윤기랄까 은은한 반짝임 같은 것을 읽어주면 좋겠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뭔가를 뽑는다면…… 무심한 윤기? 반짝이는 심심함? 싱거운 맛깔스러움? 물맛? 수록된 글 중에서 뽑는다면, 〈그대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이토록 사소한 흔적〉. 5 제목 '일인용 책'은. 원고를 추리는 동안, 글의 분량이나 추려진 글의 톤이나, 미니멀한 세계로 수렴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만 읽는 책이 아니라, 이 책과 당신, 둘이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다소 과한 의미를 부여해보았다. ― 신해욱 6 season 6과 season 7 사이의 작은 장 〈2014. 4. 16.〉. 일종의 문신과 비슷하다고 하면 어떨까. 저는 세월호 사고로 가까운 사람을 잃지 않았어요. 괴로웠다고 해봤자 얼마나 괴로울 수 있었겠어요. 머리와 마음은 반응했지만, 폐부가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고는 솔직히 못하겠어요. 마음만으로는 절대 잊지 않겠다는 약속도 믿지 못하겠고요. 마음이란 게 워낙 허약하잖아요. 그래서 그 일이 있었던 시간을 관통하며 쓰게 된 이 책에 그 날을 새겨두어야겠다고 생각한 거 같습니다. 펴보면 늘 마주칠 수밖에 없도록. 제가 저 자신에게 하는 약속일지도 모르겠어요. 작가들이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304낭독회'에 꾸준히 나가는 것도 그 때문일 거예요. ― 신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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