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 베를린 연대기

발터 벤야민
2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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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미학, 문학, 신학 등 거의 모든 인문학적 사유의 전방위적 사상가였던 발터 벤야민 선집 3번째 책. 마르셀 프루스트의 자전적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와 같은 개인적ㆍ사적 차원을 넘어 유럽 문화와 사회의 기초가 해체되고 파괴되어 가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쓴 자전적 에세이다. 1930년대 독일, 벤야민이 살았던 시대는 안정과 불안의 전조가 뒤엉킨 동요의 시대였다. 시민계급에게는 상대적으로 안정기라고 볼 수 있었지만, 그 안에서는 몰락의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었다. 더욱이 벤야민이 나치 집권 시기에 이 글을 썼다는 점은 '불안'의 이미지가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가 유추되는 대목이다. 유복한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물질적 풍요를 경험하면서도 시민가정의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반항이나 재난과 불행에 대해 어렴풋한 예감이 뒤엉켜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야만으로의 회귀라는 1930년대 독일의 절박한 위기상황 속에서 세태를 초월하는 유유자적함이 아니라, 동시대 사회와 역사를 자신의 유년시절에 비추어 성찰함으로써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역사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단순한 시간적 흐름에 따른 삶의 파편적 나열이 아닌, 자신이 유년시절 겪었던 이미지들의 길어올림을 통해 재구성된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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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해제: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을 '역사적 경험'의 차원으로 = 5 옮긴이의 말 = 25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 31 서문 = 33 티어가르텐 = 35 카이저 파노라마 = 40 전승기념탑 = 43 전화기 = 50 나비채집 = 52 여행과 귀환 = 55 너무 늦게 도착함 = 57 겨울날 아침 = 58 슈테글리츠에서 겐티너로 가는 길모퉁이 = 60 찬장 = 63 성에 눈뜨다 = 64 부고 = 65 마그데부르크 광장의 시장 = 67 숨을 곳들 = 68 두 개의 수수께끼 이미지들 = 69 수달 = 72 블루메스호프 12번지 = 75 무메레렌 = 80 색채들 = 85 사교모임 = 86 글자상자 = 90 회전목마 = 92 원숭이 연극 = 93 신열 = 94 두 개의 취주악단 = 100 오락서적 = 103 학급문고 = 105 독일 청소년의 새 친구 = 109 유령 = 110 책상 = 113 크리스마스 천사 = 116 장롱들 = 118 거지와 창녀 = 123 겨울철 어느 저녁 = 126 반짇고리 = 127 사고와 범죄 = 130 로지아 = 134 크루메 가(街) = 138 공작새 섬과 글리에니케 = 140 달 = 144 꼽추 난쟁이 = 148 베를린 연대기 = 153

Description

위대한 사상가의 자전적 글로 이 두 글을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단순한 자전적 성격의 글이라면 이 텍스트들이 그의 전체 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졌을 것이다. 벤야민이 두 편의 글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바는 철저히 개인적 경험의 차원을 넘어서 '역사적 경험'의 차원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 책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자전적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와 같은 개인적ㆍ사적 차원을 넘어서 유럽 문화와 사회의 기초가 충격적으로 해체되고 파괴되어 가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쓴 것이다. 1938년판 서문에 다음과 같이 쓴 것이 이러한 사실을 입증한다. 즉??지나간 과거를 개인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우연의 소산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필연적으로 통찰??하고자 했고, 유년시절의 이미지들 안에 ??미래의 역사적 경험??이??미리 형상화??되어 있음을 확인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자전적 글쓰기 스타일을 벗어난 텍스트 ― '단편적 이미지'들의 재구성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은 지난 삶을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서사적 총체성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 글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여기서는 벤야민 자신의 과거의 삶이 '단편적 이미지'들로 재구성되고 있다. 벤야민이 변증법적 이미지에 관해 말하고 있듯이, 유년시절 회상이 성공하는가의 여부는 지난 과거를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어떤 법칙이 아니라 위험의 순간에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들을 포착하는가에 달려 있다. 또한 유년시절의 회상은 마치 잠에서 막 깨어난 자가 방금 꾸었던 꿈을 기억하며 동시에 그 꿈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과 같은 구조를 갖는다. 이런 맥락을 이해한 다음, 두 텍스트를 읽어야 벤야민이 의도한 '베를린' 연작을 독해할 수 있을 것이다. 벤야민이 살았던 시대는 안정과 불안의 전조가 뒤엉킨 동요의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시민계급에게는 상대적으로 안정기라고 볼 수 있었지만, 그 안에서는 몰락의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었다. 더욱이 벤야민이 나치 집권 시기에 이 글을 썼다는 점은 '불안'의 이미지가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가 유추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유복한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물질적 풍요를 경험하면서도 시민가정의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반항이나 재난과 불행에 대해 어렴풋한 예감이 뒤엉켜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무메레렌」「색채들」, 「오락서적」, 「독일 청소년의 새 친구」 등에서 나타나는 행복한 시절과 「카이저 파노라마」나 「나비채집」 등에서 나타나는 불안의 기운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행복과 불안이 겹쳐진 유년시절 ― 1930년대 독일 시민사회의 세태를 이미지로 은유 야만으로의 회귀라는 1930년대 절박한 위기상황 속에서 세태를 초월하는 유유자적함이 아니라, 동시대 사회와 역사를 자신의 유년시절에 비추어 성찰함으로써 벤야민은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역사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그것은 단순한 시간적 흐름에 따른 삶의 파편적 나열이 아닌, 자신이 유년시절 겪었던 이미지들의 길어올림을 통해 재구성된 '역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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