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철학하다

이진경 · History/Humanities
3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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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이 그간 공부했던 과학, 철학, 예술 등이 불교적 사유의 흐름 속에서 섞이고 변성된 것들로, 자신도 모르게 밀려들어갔던 심연 속에서 보고 생각한 것들을 촘촘하게 담아낸 책이다. 현대철학으로서의 불교, 즉 불교의 개념을 현대로 가져와 우리 삶 속에 투영해보고 융합해봄으로써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불교로의 재탄생을 이야기했다.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25가지 개념을 다루는 방식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무언가에 섞여 들어가며 스스로 바뀌어간 ‘불교의 초상’에 더 가까울 것이다. 연기, 무상, 인과, 무아, 보시, 중생, 분별, 중도, 공, 윤회, 자비, 마음, 식, 십이연기(무명/행/식/명색/육처/촉/수/애/취/유/생/노사)에 대한 이치와 지혜를 설명하면서 ‘21세기’라고 명명되는 이 시대의 연기적 조건에 부합하는 또 하나의 불교로, ‘지금 여기’의 무상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의 방향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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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제1장 나의 본성은 내 이웃이 결정한다 연기: 외부에 의한 사유 1. 형이상학이여, 안녕 2. 당신의 본성은 당신의 이웃이 결정한다 3. ‘자업자득’의 업력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제2장 세상에 똑같은 두 장의 나뭇잎은 없다. 하지만… 무상: 차이의 철학과 필연적 무지 1. 잎이 질 때 드러나는 본체 2. 환(幻), 필연적 무지 3. 집단적 환상과 무상의 정치학 제3장 나비의 날개를 타고 끼어드는 것 인과: 분석적 인과성과 연기적 인과성 1. 인과를 모르면 여우가 된다 2. 나비효과, 혹은 차이의 반복 3. 연기적 인과성, 연기적 합리성 제4장 내가 죽는 곳에서 만인이 태어나느니… 무아: 비인칭적 죽음과 부모 이전의 ‘나’ 1. 카게무샤의 눈물 2. 자아가 강하면 빨리 늙는다 3. 수정란도 되기 전의 나 제5장 존재 자체가 선물이 될 수 있다면 보시: 불가능한 선물과 절대적 선물 1. 소모적 장식과 선물 2. 무주상보시, 혹은 절대적 선물 3. 부처의 선물, 보살의 선물 제6장 모든 개체는 공동체다 중생: 공동체의 존재론과 중생 1. 모든 개체는 중생이다 2. 모든 중생은 공동체다 3. 중생은 부처인데, 왜 부처가 되어야 하는가 제7장 부처는 똥이고, 소음은 음악이다 분별: 척도의 권력과 타자성 1. 분별, 선택 이전의 선택 2. ‘옳은 것’의 힘 3. ‘초험적 경험’, 혹은 분별을 넘어선 분별 제8장 극단보다 더 먼 ‘한가운데’ 중도: 중도의 존재론, 파격의 논리학 1. 있으면서 없는 것 2. 중도와 중용의 차이 3. 파격의 논리학 제9장 사물의 구원, 혹은 쓸모없는 것들의 존재론 공: 존재의 사유와 순수 잠재성 1. 연기적 조건 ‘이전’의 존재 2. 불생불멸의 잠재성 3. 존재는 왜 보이지 않는가 제10장 죽음의 불가능성이 왜 고통이 되는가 윤회: 영원회귀와 니힐리즘 1. 영생의 고통이라니 2. 고통의 피안에서 차안의 해탈로 3. 노바디(nobody)의 윤회 제11장 연민의 윤리에서 우주적 우정으로 자비: 타자의 윤리학과 존재론적 우정 1. 가까운 자가 아니라 멀리 있는 자를 사랑하라 2. 연민 없이 사랑하라 3. 미움 없이 미워하라 제12장 자유의지 없는 세상에서의 자유 마음: 마음의 물리학과 능력의 윤리학 1. 내 마음도 내 마음이 아니다 2. 어떤 마음이 내 마음을 만드는가 3. 행을 닦을 때, 우리는 무엇을 닦는 것일까 제13장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영혼을 갖고 있다 식: 분자적 인식론과 식의 존재론 1. 눈 없이 보고, 코 없이 냄새 맡는 것들 2. 분자들의 지각, 세포들의 인식 3. 신체는 식을 만들고, 식은 신체를 만든다 제14장 무지 이전의 무명에서 생멸 이전의 ‘존재’로 십이연기: 무명의 카오스와 무지의 코스모스 1. 십이연기를 지금 다시 묻다 2. 무명(無明): 무한속도로 변하는 세계를 어찌할 것인가 3. 행(行): 태초에 행동이 있었으니라 4. 식(識): 동물 이전의 인식능력 5. 명색(名色): 안팎의 식별이 ‘나’를 만들고 6. 육처(六處): 이

Description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 불교를 말하다! 현대의 과학, 철학, 예술은 물론 우리 사회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에 의해 침윤되고 혼합된 불교의 모습을 찾아서 21세기 불교를 위한 하나의 초상 불교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방법은 많다. 그중에서 무엇보다 명확하고 뚜렷한 방법은 ‘연기’라는 말로 요약하는 것이다. 즉 연기가 불교의 요체고, 석가모니가 자신의 깨달음을 펼치기 위해 선택한 첫 번째 개념이다. 연기(緣起)란 무엇인가? 연(緣)하여 일어남(起)이다. 연한다는 것은, 어떤 조건에 기대어 있음이다. 따라서 연기란 어떤 조건에 연하여 일어남이고, 어떤 조건에 기대어 존재함이다. 반대로 그 조건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음, 혹은 사라짐이다. 《중아함경》에 있는 유명한 문구가 그것을 요약해준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겨나면 저것이 생겨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으며, 이것이 소멸하면 저것이 소멸한다.” 이처럼 불교의 오랜 역사가 언제나 자신이 처한 연기적 조건 속에서 과거의 자신과 대결하며 스스로를 갱신해온 것임을 안다면, 현대의 과학, 철학, 예술은 물론 우리 사회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에 의해 침윤되고 혼합된 불교의 모습을 ‘순수한 불교’를 준거로 비난하는 것처럼 거리가 먼 것은 없을 것이다. 신간 《불교를 철학하다》는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이 그간 공부했던 과학, 철학, 예술 등이 불교적 사유의 흐름 속에서 섞이고 변성된 것들로, 자신도 모르게 밀려들어갔던 심연 속에서 보고 생각한 것들을 촘촘하게 담아낸 책이다. 현대철학으로서의 불교, 즉 불교의 개념을 현대로 가져와 우리 삶 속에 투영해보고 융합해봄으로써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불교로의 재탄생을 이야기했다.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25가지 개념을 다루는 방식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무언가에 섞여 들어가며 스스로 바뀌어간 ‘불교의 초상’에 더 가까울 것이다. 연기, 무상, 인과, 무아, 보시, 중생, 분별, 중도, 공, 윤회, 자비, 마음, 식, 십이연기(무명/행/식/명색/육처/촉/수/애/취/유/생/노사)에 대한 이치와 지혜를 설명하면서 ‘21세기’라고 명명되는 이 시대의 연기적 조건에 부합하는 또 하나의 불교로, ‘지금 여기’의 무상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의 방향을 조명한다. 인터넷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곳이 연결되고, 기계와 인간이 섞이고 합체되며, 생명체가 복제되고 매매되는 시대에 어떤 현대철학보다 더 현대적인 철학으로, 어떤 윤리보다 더 현대적인 삶의 방법으로서 불교가 재탄생되어야 한다는 한 현대철학자의 경계를 허무는 관점과 폭넓은 사유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세속을 벗어난 수행과 고된 깨달음의 여정을 뛰어넘어 좀 더 행복하고 충만하게 우리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깨달음의 실천적 요체로서 다가온다. ‘무아’의 철학,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다 그런데 왜 현대철학자가 ‘불교’를 이야기할까? 또 그에게 불교란 어떤 의미일까? 철학자 이진경에게 ‘불교’는 아주 가까이 있어도 멀리 떨어진 종교였고, 아득한 먼 곳에서 가끔씩 보내는 철학적 눈짓에 불과했다. 한 번도 절에 가본 적이 없었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철학적 향기가 느껴지긴 했지만 찾아서 읽어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으니까. 그러다 우연히 성철 스님의 법어집 《자기를 바로 봅시다》를 접한 후 《벽암록》의 심오함과 유머러스함, 고준함에 ‘매혹’되었고, 가까운 이들과의 갈등에서 시작된 당혹스런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아상’에 대해, 그 아상이 만드는 세계의 일방성에 대해 눈을 돌리게 되었다. 내 기준에 따라 세상사를 분별하며 내 맘에 들지 않는 얘기는 싫다고 쳐내고 맘에 드는 얘기만 기대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를 계기로 점차 ‘무아’를 설하는 철학(4장 참고)에 빨려 들어갔고, 세상을 향해 분별하고 재단하던 시선을 비로소 내 자신을 보는 데 내 자신이 만든 세상의 협소함을 보는 데 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전에 읽고 생각하고 행하던 모든 것, 가령 ‘차이의 철학’이니 ‘공동체’니 하는 것들이 ‘무아’의 철학 없이는 공허한 것이 될 것임을 직감했고, 그 직관 속에서 그것들 또한 변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운명의 지침들이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불교, 또 하나의 현대철학, 25가지 불교 개념으로 삶을 사유하다 이 책은 뛰어난 균형감각으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이 ‘불교’에 매혹되고 예고 없이 맞닥뜨린 삶의 심연 속에서 보고 생각하게 된 것들, 불교가 신체와 영혼에 스며들어 만들어낸 사유의 단면을 섬세하면서도 통찰력 넘치는 문장으로 보여준다. ■ 연기: 외부에 의한 사유 ‘연기적 사유’는 무상함을 보는 것이 지혜임을 설하고, 어떤 조건에도 변하지 않는 본성이나 실체 같은 건 없음을 가르친다. 저자는 이러한 ‘연기’를 이야기하며 세르반테스와 메나르의 《돈키호테》가 똑같은 글이지만 시대와 조건에 따라 다른 문체와 의미를 갖는다는 것, 바이올린 역시 특정한 조건 속에서만 악기가 된다는 것, 흑인이 노예가 되었던 것은 백인과의 끔직한 만남에 기인한다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좋은 본성을 가지려면 좋은 이웃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웃이란 밖에서 오는 것, 즉 바이올린이나 흑인의 본성은 그것의 내부에 있는 게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연기적 사유는 어떤 것의 본성을 그 외부에 의해 포착하는 ‘외부성의 사유’다. ■ 무상: 차이의 철학과 필연적 무지 무상을 본다 함은 동일해 보이는 것조차 끊임없이 ‘차이화’하고 있음을 봄이다. 우리는 동일한 신체를 갖고 있다고 믿지만, 우리의 세포들은 생명하며 바뀌어가고 있다. 나뭇잎 또한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스스로와도 끊임없이 달라지는 무상한 ‘차이화’ 과정 속에 있다. 가령 ‘남성’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남성’이라고 동일하게 말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차이가 숨어 있다. 힘 좋은 남성, 눈물이 많은 남성, 남성을 좋아하는 남성 등. 남성적 정체성을 가르치고 강요하는 동일성의 사유는 이 모든 차이가 최소화되고 사라지도록 억누르는 반면, 무상과 차이를 본다는 것은 ‘남성’이란 동일성 안에서 수많은 차이가 숨어 있음을 보고, 그것들에 따라 동일한 것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는 것이다. 차이의 철학은 그런 차이화에 대해 억지로 막지 않고 열어둘 것을 요구한다. ■ 인과: 분석적 인과성과 연기적 인과성 분석적 인과성은 수학적 공식으로 정확하게 표시되는 보편적 인과법칙을 찾는 것이라면, 연기적 인과성은 초기 조건의 차이에 따라 인과의 작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북경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한다고 언제나 캘리포니아에 폭풍이 부는 건 아니고, 사회주의 사회라고 반드시 셀프서비스가 없어야 하는 건 아닌 것처럼. ■ 무아: 비인칭적 죽음과 부모 이전의 ‘나’ 무아란 ‘본래의 자아’나 ‘불변의 자아’ 혹은 ‘참된 나’나 ‘진정한 나’ 같은 건 없음을 뜻한다. 자아란 언제 어떻게 형성된 것이든 단단해지는 순간 나를 가두는 벽이 된다. 무아란 그런 벽을 반복하여 깨고 지금의 ‘나’를 반복하여 넘어설 것을 말하는 것이다. 무아란 지금의 내가 죽고 다른 ‘나’가 태어나는 사건이며, 그런 사건을 영원히 반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죽음을 불랑쇼는 ‘비인칭적 죽음(비인격적 죽음)’이라고 명명했고, 누군가 죽으며 비워진 자리에서 ‘누군가’ 다른 이가 탄생하는데 이를 ‘비인칭적 탄생’이라고 했다. 우리의 삶은 그런 비인칭적 죽음과 탄생을 반복하는 것이다. 삶이란 그런 사건의 영원한 반복임을, 기쁜 긍정의 정신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무아란 능력의 최대치를 뜻하는 잠재성을 향해 우리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고, 자아 형성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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